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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충제 성분은 피레스로이드와 유기인, 카바메이트, 유기염소 계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피레스로이드계와 유기인계 살충제가 가정용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농업분야에 주로 쓰이는 카바메이트계와 DDT로 대표되는 유기염소계 살충제는 가정용으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01.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벌레를 없앤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제충국(除蟲菊). 이 꽃에서는 곤충을 마비시키는 피레트린(pyrethrin) 성분이 나온다. 이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다. 가정용 살충제 대부분이 해당한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성분을 분해 할 수 있는 효소가 있다. 따라서 사람에게 독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많은 양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인체로 들어온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말초신경 세포막의 나트륨 통로에 잘 결합한다. 나트륨 통로는 신경세포 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전기신호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퍼메트린 같은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신경 세포막의 나트륨 투과성을 높여 신경을 과도하게 흥분시킨다. 중추신경계가 자극되면 전신을 떨고 근육이 꼬이는 증세를 나타낸다. 심하면 열이 나고, 에너지 고갈로 사망할 수 있다.

송재석 관동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럽에서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중 퍼메트린을 내분비장애물질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환경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서 내분비장애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 2월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는 퍼메트린과 알레트린의 살충제 내 함량을 각각 0.25% 이하, 0.5% 이하로 제한했다.



02. 유기인계 살충제

1차 세계 대전 중 독가스의 한 종류로 개발된 유기인계 살충제는 살충효과가 좋아서 쓰기 시작했다. 독성이 강하지만 반감기가 매우 짧아 사용 후 남아있지 않으며, 가격이 저렴해 과거에 많이 쓰였다.

유기인계 살충제는 체내에 들어오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는다. 아세틸콜린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경정보를 전달한 뒤, 효소에 의해 분해돼야 한다. 이때, 유기인계 살충제가 아세틸콜린 분해를 방해하면 분해되지 않은 아세틸콜린이 부교감신경을 계속 흥분시켜 피부 자극, 두통,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2011년 조사했더니, 태아 때 유기인계 살충제 노출량이 많았던 아이들이 그렇
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지능지수(IQ)가 평균 7% 낮았다.

올해 2월 우리나라도 유기인계 살충제인 클로르피리포스(유제)에 대해 허가취소 및 회수폐기를 결정했다. 클로르피리포스가 인지능력 손상과 자발적 운동능력 변화, 생식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EU에서는 이미 2008년에 시장철수를 결정한 물질이다.

송 교수는 “가정용 살충제는 쉽게 구입해, 일정한 기준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농약이나 방역용 살충제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는 독성을 해독하는 간이나 신장이 성숙하지 않아 살충제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제품인지 반드시 성분 확인을 하고, 승인을 받은 제품이더라도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환경보건기준에 따르면 가정용 살충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레스로이드계열 살충제는 피부접촉보다는 먹거나 흡입했을 때 더 문제가 된다. 따라서 모기향, 전자모기향, 스프레이식 제품은 밀폐된 방에서 사용하지 말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 스프레이식 제품은 사람에게 직접 분사하지 말아야 한다.



벌레 기피제는?

모기나 진드기 기피제에는 주로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성분이 들어 있다. DEET는 동물의 땀이나 숨 속 냄새 성분을 인식하는 모기(또는 진드기)의 Or83b 수용체를 차단한다. 때문에 모기나 진드기가 냄새를 맡지 못해 사람에게 달려들 수 없다. 피부를 통해 흡수돼 혈액을 통해 몸속을 돌아다니는 DEET가 근육세포와 신경세포에 칼륨을 축적시키는 것 같다는 실험 결과는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그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국제 화학물질안정성계획(IPCS)의 자료에 따르면 고농도(40~95%) DEET를 많이 마시면 혼수상태, 저혈압, 발작,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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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글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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