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입술과 입술이 마주친다. 처음엔 가벼운 떨림이 몸을 쓸고 내려간다. 곧 가늘게 입이 열리고, 보다 ‘격렬한’ 키스가 이어진다. 키스는 달콤하고 열정적인 뒷맛과 함께 입 안에 지울 수 없는 기억의 흔적을 남긴다.

소설 속 비유 같은 묘사가 과학적으로 사실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격렬한’ 키스 뒤엔 입 안에 상대의 DNA가 한동안 남아 있으며, 한 시간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나탈리아 카모디오바 슬로바키아 브라티스라바대 연구진은 남녀 12쌍을 실험 대상자로 모집한 뒤, 2분 이상 격렬한 키스를 나누고 타액을 교환하도록 했다. 그 뒤 여성의 입 속에서 타액을 채취해 Y 염색체 조각이 있는지 확인했다. Y 염색체는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염색체로, DNA가 키스를 통해 여성의 몸에 옮겨갔다는 증거다. 조사는 각각 키스 뒤 10분 뒤와 60분 뒤에 이뤄졌으며, DNA 사슬을 무한 복제하는 PCR 기법으로 양을 증폭한 뒤 실시했다.

실험 결과 모든 여성의 입 안에서 남성의 DNA가 발견됐으며, 일부는 한 시간 뒤에도 남성의 DNA가 남아 있었다. 특정 유전자를 찾는 실험에서도 모두 성공했다. 연구팀은 “비록 아주 오랜 시간 남아 있지는 않지만, 입 안에 상대의 DNA가 남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성범죄 등 범죄수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법의학 분야 학술지 ‘국제 법의학:유전학’지 1월호에 발표됐다.

2013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법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