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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스웨덴 포스마크 원전

체르노빌 사고 후 처음 방사능을 검출했던 포스마크원전은 '생물시험인공호'를 갖추는 등 독특한 안전설비로 유명하다. 원자력 발전의 비율이 40%가 넘으면서도 국민투표를 통해 모든 원전을 2010년까지 폐기하기로 한 스웨덴의 원전 안전대책을 포스마크를 통해 알아본다.​

지난 4월 28일 오전 9시 스톡홀롬 북쪽 1백 20km 되는 해안가에 위치한 '포스마크' 원자력 발전소의 경보가 요란하게 울렸다. 평소보다 4~5배나 높은 방사능이 검출됐던 것이다. 체르노빌 사고가 최초로 바깥 세계에 알려지던 순간이다
.

포스마크 발전소는 안정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위해 세계적으로 매우 독특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것은 스웨덴의 원자력 산업이 처한 특이한 환경의 산물이다.
 

스웨덴 국민 만큼 원자력 발전소의 얼개나 장단점에 대해서 폭넓은 지식과 개인적인 주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1975년 핵 폐기물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시작된 국민적인 논쟁이 근 5년 동안 계속되었고 마침내는 1980년 원자력 발전소의 존폐를 가름하는 국민투표가 거의 모든 사람들의 참여 아래 벌어졌기 때문이다.
 

계기는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 아일랜드 사고. 원자력 논쟁은 거세게 전개돼 사고 후 불과 1주일 만에 각 정당은 국민투표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생태당 농민당 공산당은 원자력 발전소의 즉각 폐쇄를 요구했고 자유당 보수당은 계속적 추진을 그리고 집권 사회민주당은 절충적 입장이었다. 결과는 반대파가 근소한 차이로 패배. 따라서 당시에 운행중이거나 건설중이던 12기의 가동을 인정하되 기술적인 수명이 다하는 2010년에는 모두 폐쇄하여 원자력 발전소 없는 나라가 되자는 것이 결정되었다.

 

완벽한 생태계 감시 체계
 

'포스마크' 원자력 발전소를 다른 발전소와 구별짓는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물시험 인공호'(Biotest basin)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5개의 섬을 대규모 제방으로 연결한 넓은 1㎢의 호수로서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열폐수와 방사능이 인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자 설치했다.
 

이 인공호는 좁은 실험실 연구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한다. 원래의 생태계를 손상시킴 없이 거의 그대로 막아 만들었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가동 이후의 생태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포스마크 1, 2호기에서 나오는 열폐수는 초당 86㎦나 되는데 해저터널을 통해 이 호수로 유입된 후 외해로 방출된다. 방출된 냉각수로 호수가 더워져 주변 해역보다 온도가 8~10℃ 높아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인공호 옆에는 국립환경보전국이 감독하는 현지연구소가 설치돼 있으며 주로 어류생태학, 방사생태학, 해양학의 연구를 한다. 호수에는 여러 가지 측정장치가 항상 가동되며 얻어진 자료를 컴퓨터로 처리하고 자동적으로 감시한다. 주요한 측정항목은 온도, 산소농도, 방사성 물질, 독성물질, 중금속 등이다.

 

포스마크원전과 생물시험인조호 배치도


주민과 함께 이루는 안전
 

이 연구를 통해 수생 생태계의 일반적 지식과, 급격한 온도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뿐만 아니라 방사성 물질이 생태계에서 어떻게 인간에 도달하며 유기체내에서 얼마나 흡수되고 농축되는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얻어진다. 현재까지 적은양의 방사성 물질이 포스마크 원전에서 호수로 유입되었지만 생태계의 조성이나 순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소는 외국의 과학자에게 개방되어 있어 연구계획서를 제출하고 현지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스웨덴의 사민당 정부는 국민의 민감한 여론을 의식해 원자력 발전에 매우 조심스럽다. 원자력 발전소가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즉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는 핵연료를 장전하기 전에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최종적인 처분 방도를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1977년 법제화됐다. 현재 대부분의 사용후 핵연료는 지하의 수냉식 저장고에 보관되며 고준위 폐기물은 지하 5백m의 암반 속에 최종적으로 저장된다.
 

포스마크 발전소에 가려면 인적 없는 침엽수림을 뚫고 한시간 이상 승용차로 달려야 한다. 드리마일 아일랜드 사고 이후 국립방사선방호연구소의 권고에 따라 비상대책이 한층 엄격해졌다.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반경 12~15㎞ 이내 지역은 비상 '내부지역'으로 설정돼 있다.
 

이 지역에는 핵사고에 대비한 자세한 대비책이 입안되어 있고 특별한 경보체계가 마련되어 있으며 주민들에게는 요오드화 칼륨 정제가 미리 배포된다. 또 인근 지역에는 필요한 정보를 주민에게 제공해 주기 위한 지역안전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이 위원회는 원자력 발전소 관계자 뿐만 아니라 각 정당 대표와 지역주민 대표로 구성된다.
 

포스마크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은 기술적인 안전대책 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학자나 주민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참여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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