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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은 절대영도(0K, 영하 272.15℃)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물질이다. 하지만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에서 25기압 이상의 압력을 가하면 헬륨도 고체가 된다. 그런데 지상에서는 고체를 구성하는 결정 하나의 크기가 1mm를 넘을 수 없었다. 중력 때문에 결정이 더 커지면 부서지기 때문이다. 만약 중력을 없앤다면 어떨까.

다쿠야 다카하시 일본 도쿄공업대학 물리학과 교수팀은 극저온과 고압을 유지하는 특수한 실험기구 안에 헬륨을 고체 상태로 얼린 채 제트기에 싣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 후 음파를 이용해 고체상태의 헬륨을 산산조각 냈다. 날아가던 도중 자유낙하비행을 하는 방법으로 20초간 무중력 상태를 만들고, 실험기구 안에서 헬륨 결정이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다쿠야 교수팀은 헬륨 결정이 지상에서 만들 수 있던 최대 크기의 10배인 10mm까지 자라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산조각 난 헬륨 결정 중 작은 결정은 순식간에 녹아 사라지고, 큰 결정은 오히려 점점 더 크게 자랐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까닭은 물질의 표면에너지가 만드는 ‘오스트발트 숙성’ 때문이다. 오스트발트 숙성은 일상생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래된 아이스크림일수록 서걱서걱한 식감이 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헬륨 결정은 무중력상태에서 불과 10초 만에, 지상에서는 1초 만에 최대 결정크기로 자란다. 다카하시 교수는 “헬륨의 ‘초유동성’이 헬륨 원자를 결정이 자라는 데 필요한 곳으로 순식간에 옮겨주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초유동성이란 액체헬륨이 극저온 상태에서 점성을 잃어버리는 성질을 말한다. 다카하시 교수는 “결정 발달과 관련한 물리적 성질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실험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뉴 저널 오브 피직스’ 2012년 12월 13일자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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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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