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과동 데스크의 썰에서 여러번 언급한 적이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과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내용을 읽는 사람에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기사의 시작이자 끝일 정도로 중요하다.
이번호에 선정된 과동 choice와 과동 pickup은 모두 지난 8월 초 열린 청소년기자 임명식과 농촌진흥청 GMO 관련 체험 및 취재활동 후 작성한 기사다. 책이나 인터넷보다는 실제로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선정했다.
우선 두 기사를 함께 지적하자면 시작이 잘못됐다. 모두 정기자 임명식과 농촌진흥청 행사를 나란히 앞부분에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읽는 이들이 먼저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아니다. 자세히 살펴보자. choice와 pickup에 선정된 기사의 제목부터가 다르다. choice 기사는 ‘GMO, 무조건 나쁜 것이다?’라는 제목을 썼고, pickup 기사는 ‘과학동아 청소년기자단 농촌진흥청을 가다’라는 제목을 썼다. 엄밀히 평가하자면 choice 기사의 제목이 훨씬 낫다. 무언가 주의를 끌고 있으며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과학동아 청소년기자단의 활동에 대해 읽는 이가 가장 궁금해 한다면 pickup 기사의 제목도 무난하다.
그러나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과학동아 청소년기자’ 코너는 ‘과.학.기.사.’를 쓰는 공간이다. 과학 기사는 행사보다는 행사 중에 열린 과학적인 사실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pickup 기사 제목은 사실 적절치 않다.
하나씩 따져보자. choice 기사로 선정된 ‘GMO, 무조건 나쁜 것이다?’는 제목에 걸맞게 GMO가 무조건 나쁘다고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쓰고 있다. 그 근거로 식량의 무기화 추세가 심해지고 있으며 식량 자급률이 낮고 미래 식량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래서 부정적 시각만 들이대서는 안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아쉬운 점은 GMO에 대해 어떤 부정적 시각이 있는지, 실제로 그 시각이 근거가 있는 것인지, 검증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를 풀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GMO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도 그 과학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물론 글의 제목과 주제에 일관성 있게 접근하려는 노력은 돋보인다.
오히려 pickup 기사에서 이런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GMO를 연구하다 보면 좋은 기능을 하는 유전자가 사라질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가뭄저항성 벼와 같은 사례를 들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GMO가 기여하고 있다는 내용도 pickup 기사에서 거론된다. 어떤 유전공학적 메커니즘으로 GMO가 만들어지는지 간략히 살펴보는 것도 좋았을 뻔 했다.
pickup 기사에서 아쉬운 점은 문장이 너무 길다는 것과 어떤 내용을 주제로 삼았는지 명확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으나 하나의 주제로 유기적으로 엮어지지 않고 분산돼 있다. 제목과 시작에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 채웠기 때문이다. 추가 자료 조사나 취재를 한 노력은 드러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과학기사는 주장보다는 설명을, 설명보다는 그 설명의 과학적 근거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고 유익한 정보, 가치있는 정보가 담긴 과학기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