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장만할 때 정품 소프트웨어를 다 사면 하드웨어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경우도 있다.컴퓨터 예산에서 소프트웨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같이 불법 복제가 판을 치는 현실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지 말자’고 하면 곧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복제하자’는 말로 들릴 수 있다. 필자도 프로그래머의 한 사람으로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정식으로 구매해야 하고, 그래야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개발회사에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2년 전 ‘글’로 유명한 한글과 컴퓨터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중에서 상위에 있던 기업이었다. 그런 기업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불법복제 영향으로 사업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사를 팔겠다고 해서 우리들을 놀라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불법복제가 아닌 방식으로 공짜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현재 각광 받고 있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웨어, 쉐어웨어 등의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에서 사용가능한 ASP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매우 빠르게 개발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리고 기업체에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회사 내의 모든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 못지 않게 업그레이드에 소요되는 많은 비용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ASP이다.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는 인터넷 기술과 점점 더 빨라지는 네트워크 속도의 영향으로 ASP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SP는 인터넷을 통해서 개인이나 회사에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시간 만큼의 비용을 받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인들이 평소에 쉽게 사용하는 워드프로세서, 엑셀, 프리젠테이션, 일정관리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개인용 프로그램에서부터 전문화된 소프트웨어인 전자상거래 관련 프로그램, 경영, 회계 등의 전문가 시스템, 고가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등이 서비스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많이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모두 구매할 필요가 없고,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ASP 업체들이 각광을 받고 있고, 많은 회사들이 ASP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준비중이다. 앞으로 이 서비스는 무선인터넷과 연계해서 집이나 회사가 아닌 어디에서나 전용 단말기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ASP의 대부분은 무료이다. 광고나 다른 수입원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서비스를 준비중이거나 무료로 서비스하는 업체 중에서 일부는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무료로 AS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들은 데스크탑닷컴(www.desktop.com), 심마니 팝데스크(www.popdesk.co.kr), 한글과 컴퓨터의 넷피스(www.netffice.com) 등이 있다.
아마추어가 만든 보석들, 프리웨어
프리웨어는 돈내고 사야 하는 상용프로그램과는 달리 사용자들이 공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프리웨어는 일반적으로 개인이 만들어 성능이 검증되지 않는 소프트웨어인 경우가 많다. PC통신 공개자료실에 제공되는 것 중에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만든 프리웨어가 이에 해당한다. 간혹 프리웨어를 사용하다가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데이터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오류 발생 여부에 대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프리웨어로 GNU 프로젝트(www.gnu.org)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있다. 이 단체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들은 모든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카피레프트(copyleft)에 의해서 개선된 프로그램들도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된다. 이런 활동의 대표적인 결실로 탄생한 것이 리눅스(Linux)인데,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경쟁할 수 있는 운영체제로 각광받고 있다.
일반적인 프리웨어와 성격은 다르지만 널리 사용되고 가장 인기있는 프리웨어로 공개용 소프트웨어가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능이 뛰어난 상용프로그램이지만 프로그램 개발회사에서 프리웨어처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이다. 리얼플레이어, 넷스케이프, 익스플로러 등은 사용자나 단체가 맘대로 유용할 수는 없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무료로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개 소프트웨어이다.
사용이 제한적인 쉐어웨어
프리웨어와는 다르게 상용프로그램을 사용자들이 일정 기간 미리 프로그램을 사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런 소프트웨어를 쉐어웨어라고 한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정식버전에 비해 기능상에 제한이 있거나 사용기간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돈을 들이지 않고 프로그램을 사용해보고 필요에 따라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쉐어웨어 프로그램 중에는 상용프로그램을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능을 가진 것들이 많다. 특히 이런 프로그램은 사용기간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은데, 사용기간이 지난후 프로그램을 지웠다가 다시 설치할 경우 다시 기간이 연장되는 특징이 있어 원한다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도 있다. 쉐어웨어 중에는 프로그램 개발자에게 엽서를 보내면 계속 이용할 수 있거나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카드웨어(Cardware)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한번 이런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재미를 가지기를 바란다.
프리웨어와 쉐어웨어 같은 공개용 소프트웨어들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들은 TUCOWS(www.tucows.com), 다운로드닷컴(www.download.com) 등이 있고, 요즘 들어서는 많은 인터넷 회사들도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리얼플레이어(www.real.com), 아이씨큐(www.icq.com), 인터넷친구(www.uni.com), 소프트메신저(www.softmessenger.com), 인포스틱(www.ekasoft.com) 등이다.
냉장고가 스스로 주문하는 세상
몇년 전에 비하면 컴퓨터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인터넷이란 용어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다. 앞으로는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도 어디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냉장고, TV, 전자레인지도 인터넷에 접속이 돼 냉장고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해서 자동으로 주문을 하고,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고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요리법을 다운받아서 요리할 수 있는 세상이 올 날도 멀지 않았다.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는 정보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독자 여러분들이 이런 특성을 고려해서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맞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구해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