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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지…’.

지금은 이룰 수 없는 어린이의 꿈(?)이지만 1억 년 뒤에는 가능할 것 같다. 현존하는 모든 대륙이 합쳐져 초대륙, 즉 거대한 하나의 대륙이 되기 때문이다.

초대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2억 년 전 누나, 8억 년 전 로디니아, 3억 년 전 판게아가 지구에 나타났다. 하지만 대륙이 모두 합쳐질 때마다 지각 아래서 마그마가 상승해 초대륙을 깨뜨린다. 깨진 조각들은 맨틀대류에 따라 이동하고 다양한 모양의 대륙을 만들다가 다시 한 지점에서 만나 초대륙이 된다.

‘윌슨 사이클’ 이라는 이론에 따르면 이 주기는 약 4억 년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판게아가 마지막 초대륙으로 약 3억 년 전에 생겼다. 따라서 1억 년 뒤에는 새로운 초대륙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를 ‘아마시아’라고 한다. 과연 어느 곳을 중심으로 초대륙이 나타날까. 그리고 한반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적도와 극이 뒤바뀐다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땅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수십억 년 전 땅덩이의 움직임은 물론 GPS와 VLBI 를 이용해 현재 움직임도 측정할 수 있다.

1997년 미국 칼텍의 커쉬 빙크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고생대 캄브리아기 초기 주요 대륙들의 고지자기극들이 불과 1500만 년 사이에 90°나 바뀌었다고 보고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대륙이 이동한 것이 아니라 지구회전축 자체가 돌아가 적도와 극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를 ‘관성교환진극이동설’이라고 한다. 학계의 논란이 많았지만 이 설은 5억 2000만 년 전에서 5억 3500만 년 전에 발견되는 동물문(門, Phyla)의 급작스런 출현과 확산(흔히 ‘캄브리아기 생물 대폭발’이라고 한다), 황과 탄소, 산소의 동위원소 및 칼슘농도 변화 등 해양지구화학의 수수께끼를 잘 설명해 준다.

그 후 미국과 노르웨이의 연구팀을 중심으로 고지자기와 하와이섬 열점의 이동 등 추가 조사가 이어졌다. 그 결과 지구(맨틀)의 회전축이 실제로 조금씩 돌아간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힘으로 지구의 맨틀 운동이 지목됐다. 맨틀에서 상승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하강하는 곳은 무겁다. 이 때 대륙에 불균형이 생기면서 지구 회전축은 회전관성이 작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과거 초대륙(누나, 로디니아, 판게아)의 복원모델을 이용해 미래의 초대륙을 제시했다. 이들은 이전 초대륙의 중심부에 올라온 맨틀상승지점(최소관성축)을 중심으로 90° 만큼 떨어진 곳으로 판들이 이동하면서 새로운 초대륙을 만들 것이라 한다. 또 대서양 중앙해령과 남태평양 해령의 확장 활동은 점차 약해지는 반면, 호주와 남극대륙 사이의 남동인도양 해령과 태평양 남극 해령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결국 호주, 북미와 중남미가 북상해 북극해가 닫히면서 이를 중심으로 ‘아마시아 초대륙’이 형성될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남동인도양 해령과 대서양중앙 해령이 크게 활성화 되는 모델이다. 이에 따르면 5000만 년 뒤 호주는 일본열도 부근에 충돌하고, 북중미는 차례로 태평양을 건너와 아시아와 충돌할 수도 있다.



미래의 한반도는 어떻게 될까?

약 8000만 년 전, 남반구의 곤드와나 대륙에서 뒤늦게 떨어져 나온 인도대륙은 5000만 년 전 유라시아대륙과 충돌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이 있는 히말라야 산맥을 만들었다. 지금도 인도대륙은 유라시아 대륙을 북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인도대륙이 동북동 방향으로 미는 힘을, 동쪽에서는 태평양판이 일본열도 아래로 가라앉으면서(섭입) 서남서 방향으로 미는 힘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힘을 가장 많이 받는 중국의 탄루단층대와 남북중력구조선이 있는 지역에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1976년 당산대지진, 2008년 스촨대지진, 그리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이 때문이다. 앞으로 일어날 토오카이 대지진과 후지산 연쇄분화 역시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중국과 일본열도가 우리나라의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지만, 1300만 년 후부터 샷스키해산이 일본열도 아래로 들어가면서 한반도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샷스키 해산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곳에서 동남 방향으로 약 1300km 떨어진 곳에 있다. 총 면적이 48만km2로 일본열도(37만km2)보다 넓다. 이 거대한 해산이 태평양판에 실려 묵묵히 우리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태평양판이 한반도의 동남쪽으로 매년 약 10cm씩 이동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1300만 년 후 샷스키 해산과 일본열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 해산은 1억 3000만년 이전에 탄생한 초대형 맨틀플룸에 의해 만들어져 밀도도 크다. 샷스키 해산과 일본열도가 충돌하면 해산은 일본 열도를 우리나라쪽으로 밀어올리면서 구조적으로 안정했던 한반도를 흔들 것이다.







[초대륙의 미래 운동을 예측하는 기존의 두 가지 가설과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가설. 대서양이 닫히면서 현재 대륙들이 애초에 갈라져 나온 판게아의 옛 자리(적도)로 되돌아 간다고 보는 모델(➊).

태평양이 닫히면서 판게아가 있던 자리 반대편 적도 쪽에서 아메리카와 아시아가 모여들며 초대륙을 형성할 것이라는 모델(➋).
 
마지막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은 환태평양 화산대에 남고 북극해와 카리브 해가 닫히면서 북극을 중심으로 초대륙이 형성된다는 모델(➌).]



일본 아래 히말라야보다 높은 산맥 솟는다

앞서 설명한 두 모델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호주대륙이 북상하면서 약 5000만 년 뒤 한반도가 일본 열도와 충돌할 것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호주대륙은 동남아시아 군도를 휩쓸고 올라갈 것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북상으로 필리핀과 마리아나, 이오지마가 차례로 합쳐지고 서태평양이 점점 사라질 것이다. 호주 뒤쪽으로는 인도양이 자리잡는다.

호주대륙의 서북부가 일본 열도와 부딪히면 이때부터 영원히 남겨질 커다란 지질사건이 벌어진다. 호주대륙 서북부 대륙붕이 일본열도와 힘겨루기를 하다가 해양판을 따라 일본열도 아래로 들어간다. 호주대륙이 일본열도를 높이 들어 올려 히말라야산맥보다 훨씬 더 높은 산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나라를 살펴보자. 동해는 주변이 막히면서 내륙 안에 있는 커다란 호수가 된다. 또 한국의 서해와 서해 위쪽에 있는 중국대륙 일부는 동남아군도가 만든 거대한 산맥에 막혀 비가 적게 오는 건조기후 혹은 사막이 될 것이다. 인도양에서 만들어진 습하고 무거운 바람이 높이가 10km도 훌쩍 넘을 이 산맥을 넘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온대와 아열대성 생태계는 급격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1억 4000만 년 전(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 경계) 원테티스해가 사라지면서 겪었던 몽골과 중국 일대의 생태계 격변사건을 재현할 수 있다. 그때 이 지역은 기존 생물상의 90% 이상이 절멸하고 새로운 생물상으로 대체됐다.

초대륙 아마시아가 점점 완성되면서 바다 속 거대산맥인 해령의 길이가 줄어들어 전지구적으로 해수면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마치 지구의 물을 그릇에 담아놓고, 돌을 넣으면 물이 위로 넘치고, 돌을 빼면 수위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과 같다.

한편 호주가 계속 북으로 올라오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만주와 러시아 일대까지 이어지는 초대형 단층대를 따라 땅이 갈라지고 함몰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호주와 일본열도의 충돌대로부터 압축을 받아 폭넓은 산악지대가 될 것이다. 한강, 압록강을 비롯해 현재 존재하는 강의 발원지와 지류, 강의 본류 등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남쪽의 높은 산맥(서태평양산맥)으로부터 형성된 지류가 새롭게 나타날 것이다.


[1억 년 뒤 한반도는?
초대륙 ‘아마시아’가 형성되면 한반도는 어떻게 될까. 호주와 뉴질랜드, 동남아 군도가 모두 한반도 쪽으로 이동한다. 특히 호주 대륙은 일본열도 쪽으로 이동해 충돌하고 그 충격으로 일본 열도는 한반도를 밀어낸다. 그 결과 동해는 내륙 사이에 갇혀 거대한 호수로 변한다. 그러면서 호주 위쪽에 있는 뉴기니 섬과 일본열도 사이에 히말라야보다 높은 거대한 산맥이 형성되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물길이 만들어진다. 산맥이 습한 공기의 흐름을 막아 한반도의 서해 쪽 내륙은 사막이 된다. 또 한국의 추가령 단층대, 중국의 탄루단층대를 따라 땅이 갈라지고 함몰된다.]





유라시아는 복합대륙

마지막으로 한반도가 속해 있는 거대한 대륙, 아시아와 유럽을 함께 일컫는 유라시아대륙에 대해 알아보자. 유라시아는 작은 땅덩어리 퍼즐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복합대륙이다.

중앙아시아와 몽골습곡대를 중심으로 유라시아대륙을 남북으로 나누면, 북쪽은 고생대에 주로 북반구에 있었던 ‘로라시아대륙’에 속했던 반면, 남쪽은 고생대에 남반구의 적도에 위치한 ‘곤드와나대륙’에 속해 있었고 그 사이에는 원테티스해라는 넓은 바다가 있었다. 고생대 말 로라시아대륙과 함께 판게아 초대륙을 이루고 있던, 곤드와나대륙이 작은 조각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차례로 적도를 지나 북쪽으로 이동해 왔으며, 오늘날의 유라시아대륙의 모습과 비슷하게 된 때는 원테티스해가 소멸된 1억 3000만 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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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에디터 이화영 | 글 이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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