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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석연료 대체할 최적 후보 수소에너지

전 세계 공감대와 인프라 구축 시급

지금까지 화석연료는 모든 경제 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왔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1970-80년대의 석유 파동은 물론 최근 발발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을 계기로 화석연료에 대한 ‘불안’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 수급이 가능한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대안으로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 위기 구할 미래의 석탄

많은 전문가들은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의 급격한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수소에너지 시대로 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의 화석연료는 재생이 불가능하며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황·질소 산화물 등의 각종 오염물질을 대기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로부터 대략 2천7백70억t의 탄소가 지구 대기로 배출됐고, 이로 인해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2백80ppm에서 3백69ppm으로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 지표 온도의 상승을 초래했다. 지난 세기 동안 지표 온도는 0.6℃ 상승했다. 또한 해수면의 수위는 0.1-0.2m 상승했고 북반구에서는 대략 10년마다 강수량이 0.5-1%씩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구 기후의 이상 현상은 자연적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다. 드디어 지난 200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난 50년 동안 관찰된 지구 온난화 현상은 인간 활동 때문에 발생한다는 새롭고도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수소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1993년 일본은 수소에너지에 대한 연구 투자에 향후 30년 간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벨기에는 지난 1994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를 최초로 운행했다. 다국적 석유화학회사인 로열더취/쉘(Royal Dutch/Shell)은 1998년 수소에너지 사업을 전담할 ‘하이드로젠 팀’(Hydrogen Team)을 발족했다. 그 이듬해 아이슬랜드는 세계 최초의 ‘수소에너지 국가’를 향후 20년 이내에 건설한다는 장기적이며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해저 2만리’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쥘 베른은 1874년 그의 소설 ‘신비의 섬’에서 물로부터 얻어낸 산소와 수소가 ‘미래의 석탄’이 될 것으로 예견했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던 꿈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지금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수소는 그 자체보다는 주로 물이나 기타 유기물 분자의 구성 성분으로 지구에 존재한다. 대략 지표면의 70% 이상이 수소를 포함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이런 수소를 마음대로 추출해 사용할 수 있다면 무궁무진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한계 다다른 천연가스 추출법

수소는 1920년대부터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상업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대략 4천억m3 정도의 수소가 매년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원유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10%에 상당하는 양이다. 이들 수소의 대부분은 정유 및 화학산업에 사용된다.

현재 공업적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인 탄화수소 메탄을 니켈 촉매와 함께 고온·고압상태에서 반응시키는 방법(SMR, Steam Methane Reforming)이다. 이 공정으로 전세계 수소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또다른 상업적 방법은 석탄을 부분 산화시키는 방법이다. 이 공정은 촉매를 사용하는 SMR과 달리 거의 모든 종류의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응 생성물을 분리하는 후처리 공정이 SMR보다 복잡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천연가스나 석탄은 탄화수소가 주성분이기 때문에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많은 전문가들은 천연가스를 비롯한 기타 화석연료들이 2020년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양의 천연가스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면 과연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고,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진정한 에너지 혁명의 조건


수소는 산소와 결합하면서 물을 만들며, 이때 전기에너지 를 발생시킨다. 이를 이용한 전기자동차는 현재 세계 곳곳 에서 이미 개발돼 운행중에 있다. 특히 수소자동차는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앞다 퉈 수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수소를 만들어내는 가장 유망한 기술은 전기분해법이다. 전기를 이용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이 방법은 1백여년 전에 고안된 기술로 현재 여러나라에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을 분해할 전기를 어떻게 만드냐에 있다. 기존의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면 또다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이렇게 되면 오염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혁명’은 물 전기분해에 사용되는 전기를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 가능한 대체에너지원으로 생산할 때 가능하다.

대체에너지의 대표 주자는 태양에너지다. 40분 동안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 양은 1년 동안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양과 맞먹는다.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태양전지는 이미 시계와 소형 계산기에 사용되고 있고, 1980년대에 미국 모자브 사막에 9기의 태양열 발전소가 설치돼 지역내 가정 및 공장에 3백54MW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로열 더취/쉘에 의하면 2050년에는 태양 및 기타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된 전기가 전체 전기소비량의 1/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풍력에너지도 이미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1시간당 1kW를 생산하는데 3센트까지 생산비용이 떨어졌다. 유럽풍력조합(European Wind Assosication)은 2020년경 전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10%를 풍력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미 발전 시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력이나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열 에너지는 발전에 필요한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제약이 있긴 하지만 관련 기술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전기 생산 단계를 거치지 않고 태양에너지를 직접 수소로 전환시키기 위한 연구도 있다. 광촉매와 광합성 박테리아, 열화학 사이클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 예다.

세계 경제 도약 계기 될 터


캐나다 국방성의 지원으로 발라드 파워시스템 사에서 만 든 연료전지의 모습.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원료로 전 기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소에너지의 연구와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1960년대 미국의 우주계획에서 비롯된 연료전지의 개발과 캐나다 국방성의 재정 지원으로 발라드 파워시스템에서 연료전지의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아주 좋은 예다.

이와 더불어 충분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수소에너지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국제 수소에너지학회 회장인 네이젯 벨지로글루도 지적했듯이 지난 20년 간의 수소에너지 운동이 정치적·경제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일반 대중으로까지 그 저변을 넓히는 것이어야 한다.

수소 경제로의 진입에 대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세계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유화학과 정밀화학, 그리고 수많은 석유 관련 산업이 큰 혼란에 빠져 주가의 폭락이나 불안정한 경제 상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수소 경제의 등장으로 사회 간접산업이 재구성되고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도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이다.

수소 경제 체제로의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서는 좀더 혁신적이며 창의적인 기술 개발도 중요하겠지만, 국가나 이익 집단 간의 양보와 조정, 관련 법규의 제정, 생산·운송 등에 필요한 인프라의 구축에 대한 연구도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자동차 연료에서 핵융합까지 각광받는 미래에너지 수소

주기율표 중 제1주기의 제일 첫번째 원소, 원소기호 H, 원자번호 1번, 원자량 1.0079, 녹는점 -2백59.14℃, 끓는점 -2백52.9℃. 수소의 신상명세다.

수소가 물질로서 인류에 처음 알려진 것은 영국의 캐번디시에 의해서였다. 그는 1766년 묽은 산과 금속을 반응시키면 수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이 기체가 수소인지 몰랐다. 수소를 현대적 개념으로 인식한 이는 프랑스의 라부아지에였다. 1783년 그는 뜨거운 철 속에 수증기를 통과시켜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얻는데 성공했다. 또한 수소를 연소시키면 물이 생긴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로부터 물을 뜻하는 그리스어 ‘히드로’(hydro)와 생성한다는 뜻의 ‘제나오’(gennao)을 합쳐 ‘하이드로진’(hydrogen)이라 명명했다.

수소는 연소하기 쉬운 기체로 공기나 산소와 접촉하면 쉽게 불이 붙는다. 수소-공기 혼합기체에 불꽃을 튀겨주면 조건에 따라 폭발적인 연소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폭발이 일어나는 농도범위가 다른 기체보다 커서(4-75%) 폭넓게 폭발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적절한 조건으로 통제하면서 수소를 연소시키면 일반 도시가스처럼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소와 산소는 2:1의 부피비로 연소하면서 물을 만들며, 이때 1kg당 2만8천6백20kcal의 열량을 발생시킨다. 이 열량은 0℃ 물 0.3t을 1백℃로 높일 수 있는 양이다. 또한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핵융합반응을 통해 수소폭탄과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소의 장점은 연소시 극소량의 질소산화물만을 발생할 뿐 다른 공해물질이 전혀 생기지 않는 청정에너지라는 점이다. 수소를 직접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고, 연료전지 등의 연료로서도 사용이 간편하다. 또한 수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무한한 양의 물을 원료로 이용해 만들어낼 수 있으며, 사용 후에는 다시 물로 재순환되기 때문에 고갈될 걱정이 없는 무한 에너지원이다.

수소는 산업용의 기초 소재로부터 일반 연료,수소자동차, 수소비행기, 연료전지 등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이용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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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원재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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