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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행성은 생명의 꿈을 꾸는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새하얀 설원을 꿈꾼다. 드넓은 바다, 두터운 동토. 시시각각 다가오는 살을 에는 눈폭풍과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빙하. 극한의 추위 그리고 오로라. 낯선 광경에 의심이 인다. 이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같은 행성일까. 하지만 하얀 눈발이 걷히고 청명한 하늘이 드러나면 깨닫는다. 한 켠에 남은 작은 발자국과 따스한 온기. 질기게 이어가는 생명의 흔적. 바로 지구의 모습이다.



날아라, 펭귄! 깜짝 놀랄 만큼 이상한 이 모습은 놀랍게도 우리와도 익숙한 펭귄, 그것도 가장 유명한 황제펭귄의 모습이다. 황제펭귄은 바다에서 얼음 위로 쏜살 같이 튀어나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나오는 속도가 시속 400km에 이른다. 암컷이 뛰어나오는 장면을 앞에서 찍었는데, 뱃속에 먹이가 될 물고기가 가득 차 있어서 뚱뚱해 보인다. 새끼를 돌보고 있는 수컷과 교대해 주러 걸음을 재촉하는 길이다.


작은 거인 키가 50~75cm에 불과한데다 마치 안경을 쓴 듯 하얀 눈 테를 두른 아델리펭귄. 표정이 재미있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무시하면 안 된다. 추위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펭귄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아델리펭귄은 남극 본토에서 알을 낳는 유일한 펭귄. 혹독한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돌로 둥지를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수컷이 담당하는데, 잘 만드는 수컷이 암컷에게 인기가 많다.


남극의 몽마르트 화가 남극에서 털로 지은 모자가 유행하는 걸까, 혹은 꿈이 화가인 걸까. 새끼 아델리펭귄은 반지르르한 검은 깃털이 나오기 전까지 보송보송한 솜털로 덮여 있다. 겨울이 되면 털갈이를 하며 솜털을 벗는데, 아직 완전히 벗지 않아 마치 화가 모자를 쓴 예술가처럼 보인다.



애틋한 눈맞춤 눈으로 무슨 대화를 나누는 걸까. 남극 로스해의 빙하 위에서 웨들물범의 새끼(왼쪽)와 어미가 애틋한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고 있다. 서로 닮은 순한 얼굴과 귀여운 표정 속에 생명의 신비가 담겨 있다. 웨들물범은 포유류 가운데 가장 남쪽 지방에서 새끼를 낳는다.



범고래의 기도 기도라도 하는 걸까. 혹은 군무를 추는 걸까. 범고래 무리가 남극 로스해의 빙하 사이 구멍으로 동시에 머리를 내밀고 있다.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는 모습과, 마침 그 방향에서 비치는 황금빛 햇살이 어울려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이 동작은 공기를 폐에 채우기 위해, 또는 다음 숨 쉴 곳을 살펴보기 위해 취하는 동작이다.


포악한 들소사냥꾼
캐나다 우드버팔로국립공원의 늑대 무리는 설원의 무법자다. 이들은 들소를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고 체력도 좋다. 하지만 이들이 대규모 사냥을 나서는 것은 겨울. 추위에 들소들이 약해지고, 흰 눈을 배경으로 추격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영하 40℃의 추위에 이런 늑대 행렬이 생긴 이유다.


순록의 슬픈 눈 기온이 영하 60℃ 이하로 수시로 내려가는 시베리아 북쪽 극지방에서, 인류는 가축이 된 순록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물건을 나르고 먼 지역으로 이동을 할 때 순록은 필수다.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수명을 다 해 죽기 전까지 가족처럼 애지중지한다. 하지만 뿔에 있는 문명의 흔적이 못내 슬퍼보인다.

201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사진 및 자료 BBC EARTH, ‘프로즌 플래닛’(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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