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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바실리스크 도마뱀처럼 물 위를 달릴 수 있을까. 바실리스크가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체중이 가볍고, 발의 면적이 넓으며, 한 발이 빠지기 전에 다른 한 발로 물을 디딜 만큼 빠르게 다리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인간생리의학과 알베르토 미네티 교수팀은 지구의 중력이 현재의 22%로 줄어든다면 인간도 물 위를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험결과는 7월 18일 과학저널 ‘플로스원’에 실렸다.
연구팀은 6명의 실험대상자에게 작은 물갈퀴가 달린 신발을 신기고 물을 담은 소형 풀에서 제자리 뛰기를 하게 하도록 했다. 대상자가 받는 중력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몸을 케이블로 매달아 들어 올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단순히 매달아 고정한 것이 아니라 대상자의 허리 높이 변화를 감지해 대상자를 더 들어 올리거나 반대로 더 내려놓을 수 있도록 했다. 지구의 중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실험대상자를 위로 들어 올리는 케이블의 힘을 물 위를 달리는 동안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중력이 지구의 10%일 땐 실험대상자 전원이 물 위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점차 중력을 올려 22%에 이르자 실험대상자 중 1명만 성공했다. 중력이 10%일 때는 1초에 1.59회 발을 디디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중력이 22%일 때는 1초에 1.92회로 더 빨리 다리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달의 중력인 16%일 때는 6명 중 4명이 성공했다. 실험을 주도한 미네티 교수는 “중력이 줄어든다면 사람도 물 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네티 교수는 실험대상자가 앞으로 달리는 대신 제자리 뛰기를 한 점, 중력이 변하면 물의 성질도 변하는 것을 반영하지 못한 점을 이번 실험의 한계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