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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착륙 4반세기 새로운 도전 NASA 우주센터를 가다

미국전역 11개 거대조직-기술·교육프로그램 완벽

NASA는 미국우주개발의 요람이다. 그들은 기술력만으로 우주개발의 선두를 달렸던 것이 아니라 NASA 인구조직마다 청소년들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두고 우주과학자와 우주비행사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요즘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울상이다. 미국경제의 어려움 때문에 우주개발계획이 축소지향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달착륙 4반세기를 맞아 미국 전역에서는 25주년의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특히 우주비행사 훈련장소이면서 유인우주선의 지상사령탑인 존슨우주센터와 발사기지인 케네디우주센터, 그리고 로켓개발을 담당하면서 우주정거장 추진본부격인 마샬우주센터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달착륙의 영광을 되새기고 미래우주개발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우주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면 NASA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NASA(National Aeronautic & Space Administration)는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조직이다. 반면에 NASA가 단일 조직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 11개 연구기관이 합쳐서 이루어진 복합조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표). 워싱턴에 있는 NASA본부는 이 연구기관을 행정적으로 총괄하는 곳일 따름이다.

미국은 1959년 독일에서 데려온 폰 브라운 박사의 도움을 받아 국가항공자문위원회(NACA)를 해체시켜 새로운 조직인 NASA를 만들었다. 이 당시는 옛소련이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리는 등 우주개발에 있어서 미국을 단연 앞서가고 있는 상황.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옛소련과 대등한 경쟁을 벌여야만 했고 그 첫번째 시도가 바로 NASA의 설립이었다.

그러나 NASA 조직 모두가 1959년 이후에 탄생한 것은 아니다. 랭글리나 에임스, 루이스연구센터 등은 이미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었던 곳이며 정식으로 NASA가 만들어진 후 탄생한 것은 고다드우주비행센터를 비롯 마샬우주센터 존슨우주센터 케네디우주센터 등이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부설연구소였던 제트추진연구소는 NASA가 만들어진 후 산하조직으로 흡수됐다.
 

(표1) NASA 연구조직


콜럼비아호와의 통신

94년 월드컵 축구 스페인전과 독일전이 치러졌던 달라스에서 한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멕시코만을 접한 아담한 도시 휴스턴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존슨우주센터가 자리잡은 곳. 1961년 당시 존슨대통령이 자신의 출신지역인 휴스턴에 훈련센터를 수립했다.

이곳은 NASA 11개 연구기관 중 최근들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1년에 7,8회씩 발사되는 우주왕복선을 컨트롤하고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비행사의 훈련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몰려오는 청소년들을 위한 전시교육기관인 휴스턴우주센터가 1992년에 문을 연후 이곳의 인기는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휴스턴우주센터에는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우주선의 실제 모습과 이 우주선을 타고 활약했던 우주비행사들의 모형이 전시돼 있는 우주갤러리,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왕복선과의 통신이 가능한 상황실, 간단한 우주체험을 할 수 있는 라이브실험실 등이 마련돼 있다.

상황실에서는 우주왕복선이 출발에서 귀환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가 영상과 함께 자세히 설명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일본인 여자 의학자가 탑승한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7월8일-7월22일 )가 지구궤도를 돌고 있었기 때문에 콜럼비아호와의 직접 통신을 기대했으나 실시간 통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출발 당시의 교신상황과 비행중의 통신내용만을 녹화로 방영해주었다.

우주갤러리에는 이제까지 인류가 이룩한 우주개발 성과가 주제별로 영상과 사진으로 편집돼 있다. 라이브 실험실에서는 우주비행사의 일상생활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식사, 샤워, 화장실에서의 행동, 작업할 때 물을 움직이는 요령 등이 소개된다.

휴스턴우주센터의 특징은 곧바로 존슨우주센터를 탐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달에 아폴로를 진입시킨 길이 1백10m짜리 거대한 새턴로켓이 누워 있는 정원을 지나면 평범한 2-3층짜리 건물들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다. 여기서는 주로 우주비행사들이 어떤 훈련을 하는지가 자세히 소개된다. 무중력실험실에서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는 수조가 있고, 이 속에서 두꺼운 우주복을 입고 둔중한 기구를 들고 작업하는 우주비행사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같이 동행한 아폴로 10호 우주비행사 토마스 스태포드에 따르면 이 작업은 "권투글러브를 끼고 텔레비전을 수리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후에 마샬우주센터의 우주아카데미에서 직접 훈련을 받을 때 (물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우주유영장치를 조종하면서 볼트와 너트를 조립하는 훈련) 이 말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림)NASA 의 조직



도전의 상징, 우주선착장

디즈니월드로 세계의 어린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플로리다반도 올랜도에서 자동차를 타고 동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매스컴에 가장 많이 소개되는 케네디우주센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발사대 수십개가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이곳은 이제까지 미국이 쏘아올린 모든 인공위성이 거쳐간 곳이다.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바이킹 파이오니어 보이저 등 태양계 탐사위성은 물론 65회에 걸친 우주왕복선 발사, 방송통신위성 등 상업용위성, 과학위성 등이 이곳을 거쳐 우주공간에 안착했다. 케네디우주센터는 좌절의 역사도 가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86년 챌린저 사고. 발사후 7초만에 공중에서 잿더미가 되는 것을 지켜보았던 쓰라린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의 명물은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발사대와 우주왕복선의 마지막 조립을 책임지고 있는 VBA(Vehicle Assembly Building). VBA에서는 귀환한 궤도선(우주왕복선)에다 외부연료탱크와 고체로켓추진제를 다시 부착시키고, 우주왕복선이 지구궤도를 무사히 순회할 수 있는지를 최종점검한다. 최대로 4대까지 재조립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우주왕복선은 한번 쓰면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할 수 있는 우주비행체이기 때문에 건강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삐끗하면 하루 아침에 공든 탑이 무너질뿐더러 엄청난 희생이 뒤따른다. 여성 안내원은 '우리의 손놀림 하나가 세계를 경악케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있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여기서 재조립된 우주왕복선은 앉은뱅이 운반차를 타고 발사대로 옮겨진다. 앉은뱅이차는 운전자만 6명인 초대형 탱크다. 이 탱크 운전자 중에는 여성도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발사한 콜럼비아호를 쓴 발사대를 둘러보면서 동행한 채연석박사는 "2,3일만 늦게 왔어도 우주왕복선이 귀환하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며 한 발사대를 가리키면서 "저기가 내년에 발사될 무궁화 위성 발사대"라고 지목해 주었다. 발사대는 가까이 접근하면 할수록 규모의 장대함이 돋보였다.

일행을 태운 버스는 60년대 말과 70년대 초 달에 아폴로를 쏘아올렸던 새턴로켓 발사장소에 잠시 멈춰섰다. 이미 녹이 슬어 과거 영광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드나 규모면에서는 여전히 다른 발사대를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원래 케네디우주센터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안내자는 입구에서 발사대로 이르는 숲에 악어 독수리 등이 많이 살고 있다며 사진까지 보여주며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조그만 엽총소리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야생동물들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1년에 10여 차례씩 거대한 굉음을 내며 솟아오르는 로켓소음에 어떻게 견딜까를 생각해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원래 이곳은 케네디 대통령의 출신지. 그가 인간의 달착륙을 비롯 우주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곳의 명칭을 케네디우주센터라 붙였다. 케이프캐너베럴에는 우주센터를 중심으로 두곳의 우주관광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모두 케네디우주센터가 운영하는 곳으로 하나는 우주비행사기념관이며 다른 하나는 스페이스포트다.

마지막 달 인간

우주비행사기념관은 말 그대로 이제까지 우주공간에 올랐던 수십명에 달하는 우주비행사들을 소개해놓은 곳. 여기에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비롯 전세계의 우주비행사들의 집합소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익은 얼굴 하나가 눈에 띈다. 다름아닌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다. 그의 국적은 러시아지만 인류 최초라는 기록으로 항상 우주비행사들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1인승 우주선 머큐리에서부터 2인승 제미니, 3인승 아폴로에 이르기까지 우주 등정에 올랐던 우주비행사들은 당대의 '최고'였음이 분명하다. 두번에 걸쳐 공개 선발된 이들은 신체적으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이며 교육 또한 최고의 학부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은 엘리트들.

일행을 따라 다니면서 3일 동안 교육관 노릇을 한 아폴로 17호 선장 유진 서넌(60)은 퍼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해군사관학교에서 우주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후 69년부터 78년까지 여러 대학에서 법학 경제학 경영학분야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승마를 비롯 모든 스포츠에 재능을 가진 만능 스포츠맨.

달 표면을 산책한 '마지막 달 인간'(the last man on the moon)으로 불리는 서넌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세대는 임무를 다했다"며 "화성이나 기타 천체는 다음 세대의 몫이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기념 부스 앞에서 같이 사진을 찍자는 기자의 제의에 흔쾌히 응하면서도 "자신이 마지막 달 인간이 된데 대해 매우 불만스럽다"며 '대가 끊긴 것'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하소연하듯 말했다. "왜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달에 갔다 왔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달이나 화성으로의 우주탐험이 계속 되지 않는 한 우리의 달착륙은 단순한 모험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매우 슬픈 일이다."

우주비행사기념관에는 어린 학생들의 환성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1/6중력기와 회전의의 박진감 넘치는 우주체험을 만끽하면서 미래에 우주비행사가 되는 꿈을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스페이스포트는 일반인 관람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달 착륙의 영광을 되새기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몰려온 이들은 "글로리! 글로리!"를 외치며 언제라도 다시 시작만 하면 발은 물론이고 화성이라도 갈 수 있을 것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로켓파크에는 V-2로켓 등 다양한 로켓이 전시돼 있었다. 채연석 박사는 이 로켓파크에 우리나라 고대로켓인 신기전 하나쯤 가져다 놓고 싶은 심정인듯 했다. 채박사는 신기전을 설계도대로 복원해 작년 대전엑스포 때 발사실험을 완료했다. 아이맥스영화관에서는 우주선이 찍은 지구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푸른 행성 지구'와 우주개발의 영광을 되새겨주는 '꿈은 살아 있다'가 상영되고 있었다.

살아있는 교육, 우주아카데미

7월20일 워싱턴 NASA 본부에서 예정됐던 달착륙 25주년 기념행사는 무산됐다. 대신 클린턴 대통령이 달에 착륙했던 12명의 우주비행사를 백악관에 초청, 간단한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거의 매스컴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닐 암스트롱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으나 그는 입을 굳게 다문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오하이오에 있는 조그만 농장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삼간 채 조용히 지내고 있다. 그는 영웅이 되기를 포기한 조용한 성격의 우주비행사였다.

우주정거장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굉장했던 20주년 기념행사와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우주개발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NASA의 골딘 국장은 서슴지 않고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가는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비전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폰 브라운 박사의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알라바마 주 헌츠빌은 마샬우주센터로 유명하다. 폰 브라운 박사는 마샬우주센터의 초대소장으로 부임해 10년을 재직하면서 V-2로켓을 기본으로 새턴로켓을 개발해냈으며 우주과학에 대한 청소년의 꿈을 키우는데 보냈다. 이곳에 도착한 일행은 이제까지의 관람자적 자세를 벗어나 직접 체험하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샬우주센터의 특징은 우주캠프(어린 학생들 대상)와 우주아카데미(고등학생 대학생 성인들 대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짧게는 3박4일에서 길게는 8박9일까지 우주비행사들이 훈련받는 과정을 압축해놓은 우주캠프 및 우주아카데미 프로그램은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학학습프로그램이다. 우주캠프는 82년부터 시작됐으며 우주아카데미는 84년부터 실시됐다. 특히 우주아카데미는 강의와 실습, 그리고 평가를 반복하면서 체력훈련까지 가미, 참가자들을 엄격하게 다룬다.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강행군.

우주과학에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훈련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기초부터 강의가 이루어진다. 우주왕복선의 기본구조부터 강의가 시작되며 강의가 끝나면 시험을 봐 어느 정도 교육이 이루어졌는지 곧바로 평가한다. 프로그램의 골격은 우주왕복선의 발사에서 귀환까지의 과정을 각자 임무를 나누어서 교육, 실습, 시뮬레이션을 통한 실제상황 경험을 반복한다. 이를 통해 우주비행사들이 맡은 임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우주왕복선에 탑승하는 우주비행사들은 사령관(commander), 파일럿, 페이로드사령관, 미션 (mission) 전문가, 페이로드(payload) 전문가 등으로 나뉜다. 미션전문가와 페이로드전문가란 모두 이공학박사학위 소지자로 어디에서 임무를 하느냐에 따라 명칭이 나뉘는 것. 이들은 발사순간 초읽기에서부터 외부연료탱크 분리, 고체로켓 분리, 궤도진입, 궤도비행, 임무수행, 대기권 재돌입, 귀환까지 10여일 이상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훈련생들은 반드시 이 임무만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지상관제소요원으로도 임무가 주어진다. 지상관제소에서도 우주왕복선과의 끊임있는 교신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중 어느 하나가 자신에 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는 비록 시뮬레이션이라 할지라도 작동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실습이 이루어지고 훈련생들도 신경이 곤두선다. 특히 우주왕복선 운행 도중 미션전문가와 페이로드전문가 사이에 교신되는 내용, 또 사령관에게 보고되는 내용을 모두 기록해야 한다.

우주왕복선 체험 훈련 중간에는 우주비행사가 반드시 받아야할 몇가지 필수교육이 이루어진다. 첫째는 1/6 중력기. 달에 가기까지는 특별히 필요는 없으나 실제로 지구중력보다 1/6만큼 작은 상황에서 어떻게 걸을 수 있는가를 체험할 수 있다. 암스트롱은 달에 첫발을 디디면서 "다르다!"고 외쳤다. 이는 미리 준비해간 공식적인 코멘트가 아니었다. 공식적인 코멘트는 저 유명한 "한 인간의 이 작은 발걸음은 온 인류의 거대한 도약이다"였다. 왜 암스트롱은 수백번(?) 마음속으로 반복 연습한 공식적인 코멘트를 제쳐두고 '다르다!"고 외쳤을까. 지구와 다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1/6중력기를 타고 발을 굴러보면 텔레비전으로 익히 보아온 두번째 달인간 올드린이 달표면에서 겅중겅중 뛰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훈련생들의 공포의 대상은 다축회전의. 이 훈련 기기는 축이 여러개 달린 회전자로 전후좌우 3백60도로 마음껏 돌아간다. 회전 속도도 다양해 여기 한번 타고 나면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해진다. 실제로 우주선에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에 우주비행사 훈련으로는 필수적인 코스다.

우주유영장치에 올라 몸을 움직이면서 작업하는 일은 땀이 나긴 하지만 아주 흥미있는 일이다. 공중에서 버튼 두개로 자신의 움직이는 방향을 결정하면서 삼각폴대를 조립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협동작업이기 때문에 호흡을 일치시키기도 힘들고 우주복이 거추장스러워 볼트를 박고 나사를 조이기가 만만치 않다. 우주유영장치를 이용해 무중력상황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몇 초 동안의 무중력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제로G트레이너'도 있다. 이는 거대한 시소인데 좌석이 밑으로 떨어질 때 순간적으로 무중력상태가 된다. 또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때 느끼는 3G 체험(자기 체중의 3 배까지 느끼는 체험)을 실현하는 기기도 갖추고 있다.

항공파트도 흥미와 공포가 뒤범벅이 된 훈련. 항공기의 기본원리와 구조를 설명하는 강의와 직접 조종대에 앉아서 시뮬레이션 조종간을 잡고 신나게 이륙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지만, 물 속에 세워진 탑에서 밧줄만을 의지한채 물속으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는 위기탈출훈련은 물먹기 십상인 공포의 코스. 구명대를 매고는 있지만 맥주병인 사람은 구명선이 도착할 때까지 괴롭기 한량없다.

밤에는 주로 영상교육이 이루어진다. 움직이는 극장(좌석이 움직임으로써 가상체험을 하는 영상기법)에서는 목성으로 여행이 이루어지고, 옴니맥스(아이맥스를 돔스크린으로 변형시킨 것)영화관에서는 지금까지의 우주개발의 성과와 미래에의 도전을 스릴 넘치는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곳 훈련장 외부에는 여느 곳 못지 않게 로켓공원이 마련돼 있고 보너스로 우주왕복선공원이 조성돼 있다. 여기에는 외부연료탱크와 고체연료부스터까지 장착돼 있는 우주왕복선이 자리잡고 있어 궤도선만이 있는 전시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외부연료탱크는 궤도선보다 부피나 길이에서 훨씬 크다.

졸업식에서 윙이 하나 달린 우주복과 졸업장을 받으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현재 우주개발이 지지부진할지라도 청소년들이 이런 훈련을 받으면서 커가고 있는 한 언제라도 다시 달로, 화성으로, 또다른 천체로 비상하겠구나." 미국우주개발의 저력은 바로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는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유영장치를 조종하면서 구조물을 조립하는 모습
 

1994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도움

    오메가-한서시계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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