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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가 정말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그런면에서 저는 참 운이 좋았어요.”

준영 군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해마다 교과성적 최우수상을 받고, 3학년 때는 수학, 과학, 영어 경시대회에서 1, 2위를 다툰 전교회장 출신 학생이 하는 이야기치고 너무 겸손하다. 의례 하는 말이려니 하고 들어보니 아니다. 진심이다.

혼자만 사는 인생이 아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리더십

학교장추천 전형은 학업역량 뿐만 아니라 품성과 지·덕·체를 고루 갖춘 전인적 인재로서 자연계 전공 관련 학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리더십, 남을 배려하는 성품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그런 면에서 준영 군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준영 군은 1학년 때 체육부장이었다. 흔히 ‘리더’라고 하면 반장이나 회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반장이 되고 권위가 있어야 리더를 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리더죠. 저는 1학년 때 ‘일개’ 체육부장이었어요. 그런데도 친구 사이에서 리더십 있다는 말을 들었죠. 친구들을 모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서인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반장도 일을 하기 좋거든요.”

준영 군의 리더십은 체육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1학년 5월 체육대회 때 그의 반은 한 종목을 빼고 모두 예선 탈락했다. 너무 아쉬웠다. 친구들을 모았다. 그리고 반 학생들끼리 미니 체육대회를 했다. 모여서 닭싸움도 하고 팔씨름, 씨름을 하니 더 신났다. 그 때 친구들은 더 친해졌고 끈끈한 무언가가 생겼다. 이런 반분위기는 영어팝송대회까지 이어져 준영 군의 반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아 2학년 때는 전교 회장이 됐다. 늘 그렇듯 열심히 활동했다.

“선생님께서 최고로 열심히 한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해줘서 제가 그런 소리를 들은 거라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요. 리더십이 있으려면 일단 리더가 속한 집단이 있어야 해요. 그 집단이 잘 따라줘야 리더십이 만들어지는 거죠.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그 집단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안 되는 거예요. 친구들이 제가 열심히 하는 걸 보고 잘 따라줬어요. 그런 점에서 친구들에게 고맙죠.”

준영 군은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친구들에게 소속감을 주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어느 집단에나 있기 마련인 ‘아웃사이더’ 학생들은 당연히 소속감이 약하다. 때문에 진정한 리더십은 그런 아이들에게도 역할 분담을 잘 하는 데서 나온다.

“솔직히 부모님께도 많이 감사해요. 평소에는 무뚝뚝하시지만 꼭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의 말씀은 항상 도움이 돼요. 어머니도 기숙사로 매일 음식을 싸오실 만큼 저에게 많이 신경을 쓰셨어요. 다른 친구들은 ‘간섭’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저를 많이 사랑하셔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제 고민을 들어주는 형도 있죠. 동기 부여가 많이 됐습니다.”

[고려대 생명과학부 12학번 최준영 군 (순천제일고 졸업)]


사람의 생명에 도움을 주는 학문을 하자

어릴 적부터 과학을 좋아하던 그는 교육청 영재반에 합격해 수업을 들었다. 과학책을 읽고 친구들과 과학 토론도 하는 것이 정말 재밌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에 모두 흥미있었다. 성적도 고르게 잘 나오는 편이었다. 그런데 왜 생명과학을 택했을까.

“인간 생명에 도움이 되는 걸 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과학자는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 연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매력이 없었어요. 그런데 생명과학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이 물어보는 문제를 더 잘 가르쳐 주려고 열심히 공부했다는 준영 군, 그런 그에게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중학교 때부터 방학 때마다 장애인복지회관에 갔다. 고등학교 때는 노인회관에서 열심히 봉사했다. 할아버지의 목욕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말벗도 돼 드렸다. 친할아버지·할머니 대하듯 친철히 활동하면서 차츰 정이 쌓였다.

“가끔 살아오신 이야기 들려주시는 분도 계세요. 정이 쌓여서 더 열심히 했죠. 할머니들이 제일 좋아하시는 게 두유에요. 그런데 그걸 저한테 하나씩 챙겨 주시는 거예요. 정말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 안 갈 수가 없어요.”




열심히,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라

스스로를 ‘의욕과잉’이라고 하는 준영 군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한 열심이다. 예비 고1 때는 영어를 대비 하면서 하루에 한 회씩 시간을 지켜가며 고1 모의고사를 풀었다. 덕분에 고등학교 내내 외국어영역 1등급을 놓친 적이 없다.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다. 학생회장으로서 행사 준비를 할 때는 학생회 친구들과 함께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매일 점심시간마다 모여서 준비했다. 학생이니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율학습시간은 거의 빼지 않았다.

준영 군은 교내대회 상이 많다. 수학, 과학 경시대회 우수상을 비롯해 논술경시, 영어경시 대회 상 등 다양하다. 이렇게 학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성실함을 보일 수 있는 좋은 자료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회죠. 그저 학교생활 하나하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교내 대회도 많이 나갔습니다. 나가보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현명하게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자

성적이 좋은 학생도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에 얽매이지 않았던 준영 군이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 시험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고 1 때부터 ‘이번 시험을 망치면 회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많이 느꼈다. 그럴 때마다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이 준영 군을 다잡아줬다. 담임선생님이었던 이윤정 선생님뿐만 아니라 각 과목, 학년마다 멘토가 되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질문도 많이 하고 상담도 했다.

“제가 참 운이 좋아요. 정말 좋은 선생님이 많았거든요. 선생님들한테 입시정보도 얻고 좀 더 길게 보는 여유도 갖게 됐어요.”

준영 군이 말하는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우선 공부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 왜 책상 앞에 앉아 있는지도 모르면서 공부를 장시간 할 수는 없다. 물론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해도 스트레스가 생긴다. 하기 싫을때도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학생들 컴퓨터 게임을 아예 못하게 하는데 저는 반대해요.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적당히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죠.”

준영 군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었을까. 그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고등학생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시간을 만들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체육시간을 이용했다. 체육시간에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운동을 한 것이다. 그렇게 1주일을 버틸 힘을 만들었다.

주말이면 놀러가고 싶고, 노는 친구 보면 함께하고 싶은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준영 군은 “수능 끝나면 정말 시간이 많다. 얼마든지 놀 수 있다”며 “지금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민족 고대로 가는 길

학교장추천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학교장추천서를 통한 서류평가와 면접을 받았다. 준영 군은 “항상 최선을 다해 생활을 관리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줄이면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의 특징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뭘 써야할지 막막할 때는 주변 사람에게 물어 보면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다 쓴 다음에는 학교 선생님께 검토를 받는 것이 좋다.

어느 학교나 입학사정관은 공통적으로 ‘교사추천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평소에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희망하는 학교가 있다면 그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 희망하는 학과에서 하는 공부, 원하는 학생 등은 미리 조사하는 것은 기본이다. 예상질문을 뽑아서 미리 충분히 생각해야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는다.

“꿈을 물어보는 간단한 질문에도 당황하기 쉬워요. 미리 충분히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한 ‘멘트’ 하나쯤 준비해 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심층면접에서 뜻밖에 수학 질문을 받아 당황하기도 했다. 창의 면접에서는 조선시대에서 가장 창의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을 말하라는 질문도 받았다.

“금방 생각이 나지 않아도 당황하지 말고 아는 만큼 답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의 복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생명과학을 택한 준영 군.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과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준영 군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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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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