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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는 태양에서 지구까지 열이 전달되는 방식인 열복사처럼 자연에서 나오는 빛과 형광등이나 LED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빛이 있다. 모든 물체는 온도에 따라 독특한 파장 범위의 전자기파를 물체 표면에서 방출한다. 이를 온도복사 또는 열복사라고 한다. 온도가 높은 물질일수록 파장이 짧은 강한 복사선을 내놓는다. 온도가 대략 1000K 보다 낮으면, 물체는 파장이 긴 적외선을 내놓는다. 온도가 그 이상 높아지면 복사선의 파장은 더 짧아져 가시광선을 방출한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물체에서 나오는 ‘빛’을 볼 수 있다. 나오는 빛의 색이나 파장을 측정해 물체의 온도를 알아 낼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해 몇 광년이나 떨어진 별의 표면 온도를 알 수 있다.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메시어9(M9) 구상성단의 사진. 성단을 이루는 별의 색이 다양한 것으로 보아 다양한 온도의 별로 구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발광-낮은 온도에서 빛 방출하기

백열전구는 열복사를 이용한 조명기구다. 주로 텅스텐으로 만들어진 백열전구의 필라멘트는 전원을 올리면 온도가 2700~3000K에 가깝게 올라가 노란색에 가까운 빛을 낸다. 그렇다면 형광등도 열복사를 이용한 조명기구일까? 쉽게 느낄 수 있는 백열전구와 형광등의 차이는 만졌을 때의 온도와 밝기일 것이다. 백열전구는 손이 델 정도로 매우 뜨겁지만 더 밝은 빛을 내는 형광등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열복사로 가시광선을 낼 수 없는 온도가 낮은 물체에서 빛이 나오는 현상을 발광(luminescence)이라고 한다. 발광이란 물질이 다양한 자극에 의해 에너지를 받아 들뜨고, 받은 에너지로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물질을 들뜨게 하는 자극에는 빛, 화학 반응, 전기, 열, 또는 음극에서 나오는 전자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쓰인다. 그 방법에 따라 광(photo-), 화학(chemi-), 열(thermo-), 전기(electro-), 음극(cathodo-) 등을 붙여 발광을 구분한다. 우리는 이 중에서 광 발광과 화학 발광, 전기 발광에 대해 살펴보자.

광 발광(Photoluminescence)-형광과 인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광 발광에는 형광과 인광이 있다. 형광과 인광의 차이는 전자가 바닥상태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전자가 들뜬 상태에서 바로 바닥상태로 돌아가면서 빛을 내는 것은 형광이고, 다른 단계의 들뜬 상태로 전환되었다가 바닥상태로 돌아가면서 빛을 내는 것은 인광이다.

형광은 들뜬 전자가 바로 바닥상태로 내려오기 때문에 광원이 제거되는 순간 빛이 나지 않는다. 이러한 원리로 만든 염료를 형광염료라고 한다. 어두운 도로에서 자동차의 전조등이 비치면 환하게 빛나는 차선이나 도로 표지판을 그리는데 사용된다. 생명공학에서도 다양하게 응용된다. 추적하고 싶은 단백질에 형광 분자를 꼬리표처럼 붙인 후 경로나 변화를 알아내기도 하며 DNA의 염기서열 분석, 항원-항체 분석에도 이용한다. 뿐만 아니라 위조지폐 감식에도 쓴다. 지폐나 여권 등에는 위조 여부를 감식하기 위해 글이나 그림이 형광물질로 그려져 있다. 여기에 사용한 형광 잉크는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않아서 형광등이나 햇빛 아래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에너지가 큰 자외선을 쪼이면 이를 흡수하고 파장이 긴 가시광선을 방출해 글이나 그림이 보인다.

인광은 형광과 다르게 빛을 축적한 후 방출한다. 야광 물건들은 빛을 축적했다가 어두운 곳에서 긴 시간동안 빛을 방출하는 인광의 한 예다.


 


화학 발광(Chemiluminescence)

화학 발광은 형광이나 인광과는 확연히 다르다. 화학 발광이 일어나려면 첫 화학 반응이 전자를 들뜬 상태로 만들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생성물이 전자적으로 들뜬 상태여야 하고 들뜬 상태 생성물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억제되는 속도보다 빨라야 한다. 이외에도 다양하고 복잡한 조건을 만족해야 화학 발광이 일어난다. 화학 발광을 자연에서도 볼 수 있다. 바로 심해 생물과 반딧불이다. 반딧불은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생체 내에서 화학 반응해 화학 발광이 일어난다. 미국 드라마 CSI에는 인공화학 발광이 자주 등장한다. 혈흔을 찾을 때 요원들이 루미놀 용액을 뿌린다. 혈흔을 검사할 때 사용하는 루미놀은 알칼리성 수용액 상태에서 과산화수소에 의해 산화돼 청백색의 빛을 낸다. 과산화수소는 촉매에 의해 산소와 물로 분해된다. 이때 발생하는 산소가 루미놀과 반응한다. 혈액속의 헴(헤민-철 성분)이 촉매로 작용해 과산화수소를 분해한다. 이처럼 과산화수소가 아니더라도 산소를 발생 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과산화물이면 모두 루미놀과 반응해 청백색 빛을 낸다.



전기 발광(Electroluminescence)


어떤 특정한 결정 내에서 전자의 흐름에 따라 빛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기 에너지를 직접 가시광선으로 바꾼다. 양극과 음극에서 각각 인위적으로 정공과 전자를 주입하면, 이들이 재결합하면서 빛을 낸다. 이것은 바로 LED와 OLED의 원리다(2011년 10월 실험 과학여행 LED설명 참고).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는 유기발광 다이오드로 1987년 미국 이스트먼코닥사의 중국인 과학자 칭 W. 탕이 개발했다. 저분자 유기물질 박막에 전류를 흘려주자 LED처럼 밝은 초록빛을 내는 것을 발견했다. 현재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평판 디스플레이는 LCD(Liquid Crystal Display) 방식이다. LCD는 액정 소자가 촘촘히 배열된 패널을 이용해 화면을 구성한다. 그런데 액정 자체가 빛을 내지 못하므로 반드시 후방조명(back light)이 필요하다. 반면 OLED는 소자가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후방조명이 필요 없어서 더욱 얇게 만들 수 있고, 구부리거나 휘는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다. OLED는 화면을 구동하는 방식에 따라 PM형과 AM형으로 나뉜다. PM형 OLED는 화면에 배열된 발광 소자의 가로축과 세로축에 각각 전압을 넣어 그 교차점을 빛나게 하는 방식이다. PMOLED는 정교한 화면 구현이 어렵고 크기에 따른 소비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단점이 있다.

AMOLED(아몰레드)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AM형 OLED는 발광 소자마다 박막 트랜지스터를 내장해 각 소자의 발광을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따라서 정교한 화면 구현이 쉽고 소비전력도 줄일 수 있다. AMOLED의 이러한 장점 때문에 언젠가는 LCD를 대체해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다.

2012년 5월 과학동아 정보

  • 손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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