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청소년, PC통신 본래기능보다 오락에 더 매료

나우콤서 이용자 1천4백여명 설문 분석결과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PC통신에 대한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우리나라에 PC통신이 선보인 지 10년 째 매년 40-50%씩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PC통신은 이제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유력한 미디어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올해로 가입자 1백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PC통신의 외형적 성장에 비해 내용과 질은 여전히 빈약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10일 나우콤이 대한상공회의소 2층 회의실에서 연 '컴퓨터통신 문화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가'란 주제의 심포지엄은 모처럼 우리 PC통신의 현주소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 청소년개발원과 얼마 전 발족한 정보통신 윤리위원회가 후원한 이 행사에서는 PC통신이용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기초해 PC통신 이용실태에 대한 분석, PC통신에 의한 생활의 변화와 문제행동, 그리고 PC통신 문화의 나아갈 방향 등 PC통신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들을 점검했다.

이중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한국 청소년 개발원 구정화-전명기 박사 팀이 5월부터 6월 사이에 무작위로 선정한 나우누리 이용자 1천4백43명을 대상으로 올 설문 조사한 결과. 10-24세까지의 청소년 1천8명(69.8%), 25세 이상 4백35명(30.2%)으로 구성된 전체 응답자 중에는 남성이 1천2백98명, 여성이 1백45명이었다. 이같은 응답 대상자 집단의 분포도는 현재 우리나라 PC통신 인구의 그것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PC통신 이용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청소년층이 '정보 공유'란 PC통신 본래의 기능보다는 채팅 등 새로운 형태의 오락에 더 크게 매료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PC통신 사용목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3.3%가 '유익한 정보를 얻기 위해'라고 응답했고, '친한 사람과의 의견교환' 11.8%, 생활상의 편의를 위해' 8.2% 순이었다. 그러나 초중고생, 연령별로는 10-19세 사이의 청소년들은 '친한 사람과의 의견교환'이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 PC통신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다른 학력대나 연령대에 비해 15% 이상 많았던 것이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일반적인 정보서비스와 함께 대화방, 온라인 게임 등에 집중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물론 청소년들 역시 PC통신의 다양한 기능이 가진 중요도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그 이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PC통신 역사가 그리 길지 않고 아직 PC통신의 역할과 기능이 다양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분석한 연구팀은 다양한 서비스 기능의 강화를 통해 사용자들의 이용도 변화를 유도해야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컴퓨터통신에 의한 생활의 변화와 문제 행동'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한국 청소년개발원 이광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앞서의 것과 별도로 8백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통신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고립감을 느끼거나 온라인에 접근하고 싶은 요구를 느낀다'는 응답자가 절반인 50.2%나 됐으며, 이 경우에도 특히 10-14세의 청소년층이 '매우 그렇다'는 강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 보고에 이어 진행된 패널 토의에서 참석자들은 청소년들의 채팅 문화가 전체 PC통신 문화를 규정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PC통신이 외형에 걸맞는 위상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PC통신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관한 교육이 사회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1995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문화콘텐츠학
  • 심리학
  • 언론·방송·매체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