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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지구를 지켜라

③ 파주 문산여고 해바라기반



환경 보전 관련 활동을 하는 문산여고 해바라기반은 2011년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최우수 동아리(여성가족부 장관상)로 선정됐다. 게다가 지난 2월 15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주는 ‘2012 대한민국 녹색기후상(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도 받았다. 이 밖에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SESE(Save Energy Save Earth)나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해바라기반에서 만든 SESE나라 이름이 바로 ‘에코그린 녹색나라’다). 우수한 활동으로 2010년에는 SESE에너지사랑실천대회 교과부 장관상을 받는 등 동아리가 단체로 받은 상과 학생 개인이 받은 상까지 수상 실적이 화려하다. 잇따른 외부 수상으로 짐작해 보면 동아리 활동이 꾸준히 활발하게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마다 구성원이 바뀌는 고등학교라는 특성상, 동아리에서 이렇게 꾸준히 좋은 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받은 상의 내용도 특이하다. 환경 보전 활동을 하는 동아리인데 환경·에너지에 관련된 상 말고도 봉사상이 꽤 있다. 이 동아리, 알면 알수록 매력 있다.

지역 봉사활동, 지구에 봉사하는 환경활동으로 확대

사실 해바라기반은 2000년 봉사동아리로 출발했다. 수학을 가르치는 김홍수 선생님은 당시 학생들과 함께 지역 자원 봉사센터의 행사에 거의 모두 참여할 정도로 봉사활동에 열정적이었다. 학생 한 명 당 봉사활동 시간이 거의 400~500시간에 이르렀다. 장애인 시설 등 흔히 혐오시설이라고 말하는 곳에 가서 열심히 봉사했다. 그러다가 학생들과 함께 봉사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환경 지킴이 활동을 하는 동아리로 바뀌었는지 김홍수 선생님에게 물었다.

“지금도 봉사활동은 합니다. 바뀌기보다는 영역이 넓어졌죠. 봉사활동을 하면서 갯벌탐사도 했어요. 그러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죠. 학교가 파주에 있어서 비무장지대(DMZ)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있었어요. DMZ를 보면서 환경 보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요. 자연스레 환경보호 활동도 시작하게 됐죠.”

물론 지금도 봉사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 매년 어버이날이면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어 노인 시설에 보내는 활동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인 어유지동산과 자매결연해 전교생이 봉사활동을 한다.

모두와 함께 하는 환경 지키기

해바라기반 학생들은 직접 환경 지킴이 활동 아이디어를 내고 활동한다. 처음에는 학교 안에서 휴지 줍기 캠페인 등을 시작했다. 각 반마다 에너지 도우미를 뽑아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을 생각하도록 이끌었다. 그러다가 인근 지역까지 환경 보전 캠페인을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런 활동이 우리학교 학생들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학생들이 이렇게 좋은 활동을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도 싶었고요.”

해바라기반 학생들은 직접 우드락에 사진도 붙이고 글도 써서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해바라기반의 활동이 외부에 점점 알려졌다.

2학년이 된 인연수 학생은 중학교 시절 해바라기 선배들의 길거리 캠페인을 보고 “모르던 정보도 알게 되고 느낀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民)·관(官)·학(學)’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파주시민회와 파주시 종합자원봉사센터가 함께 하는 DMZ생태학교 프로그램이다. 함께 환경 탐사도 하고 캠페인도 한다. 이런 활동을 모아 책도 낸다.

김홍수 선생님은 환경 탐사와 캠페인 그리고 실천이 조화를 이뤄야 환경 보전 활동이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멀티 플레이어

해바라기반은 다 함께 환경 보전 활동과 봉사활동을 한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조금씩 다른 활동을 더 하는 몇 개의 부서가 있다. ‘문산천 지킴이’, 문산 지역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민족얼 지킴이’, 환경 지킴이 서약서를 받는 ‘CO2 OUT!’, 환경에 대한 기사를 쓰는 ‘숲 기자단’이 있다.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 학생들이다.

외부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EM용액과 퇴비로 EM볼을 만들어 문산천에 넣는 정화 활동을 할 때는 퇴비 냄새 때문에 고생도 했다. 시내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 약속 서명을 받을 때는 사람들의 무시도 받아봤다. 작년 10월에는 임진각에서 열린 개성인삼축제에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했다. ‘저탄소를 노려라’라는 게임도 하고 사람들을 상대로 누에 실뽑기 활동도 했다. 게임 상품을 막무가내로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 가족이 와서 모두 당황한 일도 있었다. 힘들지만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늦게까지 동아리실에 남아 아이디어를 내고 준비한다.

지원금이 많지 않아 행사 물품은 거의 김홍수 선생님의 사비를 털어 준비한다. 김홍수 선생님은 “힘들지만 옳은 일이고, 학생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즐겁게 동아리를 운영한다”며 웃었다.

별보는 게 마냥 좋은 김사라 학생은 해바라기 활동을 통해 광공해에 대해서 알게 됐다.

“도시에서 별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광공해 때문이에요. 광공해를 줄이면 별도 더 잘 보이고 에너지도 절약되니 일석이조에요.”

인연수 학생은 원래 꿈이 의사였지만 해바라기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 있어 지금은 에너지 관리 공단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박수진 학생은 예전에는 단순히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기업의 그린(Green) 경영과 친환경 상품 기획이라는 구체적인 꿈이 생겼다.

학생들의 꿈을 들어 보니 선생님의 말이 너스레가 아니었다. 학생들의 가슴에 해바라기 꽃이 하나씩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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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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