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의 응용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자기부상열차에 이어 차세대 해양교통의 엔진 역할을 할 MHD가 개발중이다.
일본과 미국, 소련은 선박과 잠수함에 사용될 혁신적 추진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엔진을 사용치 않고 소음이 없으며 안전하고도 상대적으로 값싼 이 추진시스템은 자기유체동력학(MHD, Magnetohydrodynamics)을 이용한 것.
여기에는 모터도 프로펠러도 기어도 없는 대신 종래의 자석보다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초전도자석이 사용된다. 이 자석은 그 내부를 지나는 바닷물에 자장을 가해 뒤쪽으로 밀어내면서 추진력을 얻는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MHD추진 시스템은 군사용과 민간용 모두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경제성을 살리면 상업용선박과 화물잠수함에 활용될 수 있고, 군사용 잠수함에 사용되면 적군에게 들키지 않고 조용히 움직일 수 있어 미래형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자기유체동력학추진방식의 기술적 효용성이 부각되면서 선진각국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중 선두주자는 일본이다. '일본 조선진흥기구'는 내년초에 약 3백 m 길이에 10명을 승선시킬 수 있는 MHD동력선을 고베항에 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1980년대말부터 세계 최초로 MHD계획에 공개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일본조선진흥기구는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 조선과 미쓰이 조선공업 등의 회사가 관련된 사적영리기구. 이들은 1987년 이래 연구개발비로 약3천1백만 달러를 투자해왔다.
미국에서는 일리노이주에 있는 아르곤 실험실에서 국방비의 지원으로 약 6.3m 길이에 무게 1백 80t이나 되는 거대한 초전도자석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 초전도자석은 직경 약 50㎝의 관(管)에 매분9만5천ℓ의 물을 통과시킨다. 내년초부터 이 초전도자석에 대한 실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미해군에서도 MHD추진해양실험을 고려하고 있다.
소련 또한 이미 몇년전부터 이 방식에 대해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과연 자체잠수함에 이 양식을 도입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초전도 자석이 핵심
자기유체동력학의 기본원리는 무엇일까. 이는 자장(자기)과 전기를 통하는 유동체(유체), 그리고 이의 상호작용(동력학)으로 이루어진다. 이 현상은 지구의 핵에서 땅쪽으로 자장을 일으키며 항시 일어나는 현상과 같다.
MHD에서는 추진기 양쪽에 놓인 두 개의 전극이 전류를 바닷물 속으로 통과시킨다. 민물로는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민물은 전류가 덜 통하기 때문이다. 전류 오른쪽이 초전도 자석이 만들어낸 자장이 된다. 자장의 상호작용과 전류가 물에 강력한 힘을 가해 자석의 중앙부를 통해 밀어낸다. 전류의 전극이 반대로 바뀌면 추진 방향도 반대가 된다.
사실 이 과정은 전기모터가 움질일 때의 원리와 비슷하다. 의외로 간단한 이 방법이 실용화되지 못한 것은 종래의 자석은 힘이 강하지 못했기 때문. 이 방법은 20여 년전에 미국에서 실험되기도 했으나 초전도자석이 개발되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
MHD는 기술적 타당성과 효용성이란 면에서 아직은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군사용 목적으로 이용되려면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다. 바닷물의 전극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거품이 그 첫째 문제이고 자기장이 적군에 포착되기 쉽다는 것이 두번째 문제이다. 그러나 아르곤 연구실의 페트릭 박사는 "이러한 문제들은 향후 연구개발에 의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으며 MHD는 차세대 해저교통의 새 추진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