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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유출사고 4년, 주민 건강 ‘빨간불’


2007년 12월 일어난 우리나라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 ‘허베이 스피리트 호 사고’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건강 역학조사 결과 일부가 처음 공개됐다. 주민들은 환경 오염에 따른 건강 피해를 나타내는 지표가 다른 지역보다 높았으며, 일부는 공단이나 폐금속광산 지역 주민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들의 호흡기 질환 발병률도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태안군보건의료원 환경보건센터와 환경NGO 생태지평은 지난 12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방제작업자와 피해지역 주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연구와 대책을 촉구했다.

태안환경보건센터는 당시 방제작업에 참여한 태안, 보령 등 인근 지역 주민들 중 1만 2582명을 대상으로 2009년 2월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몸 속 세포의 지질과 유전자가 얼마나 손상됐는지를 측정했다. 환경오염 물질에 노출됐을 때 우리 몸 안에서는 생체를 파괴하는 능력이 강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이 활성산소는 세포의 구성물질인 지질을 산화시키거나 유전자를 파괴시켜 암 발생률을 높인다. 때문에 이 둘의 파괴 정도를 측정하면 환경오염에 따른 건강 영향을 알 수 있다. 측정 결과 방제작업 종료 직후, 방제작업에 참여한 인근 주민들의 지질 산화 지표(MDA)가 참여하지 않은 주민보다 약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손상 지표(8-OHdG)는 방제작업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인근지역에 살기만 해도 다른 지역보다 최고 2.8배 높았다. 거리가 가깝고 방제 작업 참여일수가 많을수록 손상 정도도 심했다. 방제 1년 6개월이 지난 2010년에도 수치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결과를 발표한 노수련 태안환경보건센터 팀장은 “연령 등 조건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유전자 손상은 폐금속광산 지역 주민들의 2배, 지질 산화는 1.5~2배 가량 높았다”며 “특히 시간이 경과해도 피해 주민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지역은 취약 집단인 어린이의 호흡기 발병률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어린이 436명을 대상으로 천식 발병률을 조사한 지영구 단국대 의대 교수는 “기관지 유발 검사 결과 천식 발병률이 18.2%에 달했다”며 “일반적인 유병률인 12~13%에 비해 크게 높았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해안은 기후변화에도 취약해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문적인 위해성 평가기관을 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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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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