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Part 4. 미래 100억 지구의 적들

100억 시대를 위협하는 적들



국제연합인구기금(UNFPA)은 2011년 인구 70억 시대를 선언하며 80억, 90억, 100억 시대도 함께 예측했다. 80억이 되는 시기는 14년 뒤인 2025년, 90억은 다시 18년 뒤인 2043년이다. 100억은 40년 뒤인 2083년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이 연도 앞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100억 인구 달성이 순탄하지는 않을 거란 예상 때문이다. 100억 시대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인을 꼽아봤다.

1 식량 부족

위협 요인

인구가 90억으로 늘 경우 문제는 식량이다. 2008년 세계은행이 발간한 ‘세계개발보고서’와 2009년 영국왕립학회의 ‘과학과 세계 농업의 지속가능한 집중화’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인류는 지금보다 1.7~2배의 식량을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생산 가능한 땅은 다 농지로 쓰고 있다. 조너선 폴리 미국 미네소타대 환경연구소 교수는 2011년 10월 ‘네이처’ 논문을 통해 “빙하지역을 제외한 지구 전체 면적의 12%가 농지, 26%는 목초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증가 추세도 이어져 1985년부터 2005년까지 20년 동안 3%가 늘어났으며, 매년 500만~1000만ha의 숲이 농지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식량 추가 생산을 위해 농지나 초지를 더 늘리기는 힘든 실정이다.

해결

마이클 박 KAIST 인문사회과학과 교수는 “유전학과 수직농업(빌딩농업) 등 기술의 발전으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며 “2050년 인구 90억 명은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교수는 “출산율이 2(15~49세의 여성이 평생 자녀 2명을 낳는다는 뜻) 정도로 떨어지면 과거 맬더스 등이 주장한 것처럼 인구 증가가 폭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인구 증가율이 식량생산량을 급격히 압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찰스 고드프리 영국 옥스퍼드대 동물학과 교수도 2010년 2월 ‘사이언스’를 통해 “20세기 녹색혁명은 육종과 관개, 비료 덕분에 가능했다”며 “현대적인 유전공학 기술과 작물 생리학 지식은 수확량 증가, 병충해 예방 등 다양한 목적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내다 봤다.

물론 반론도 있다. 기술로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보다는 국가간, 지역간 편중이 심한 식량 자원을 잘 분배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다. 유전자변형작물(GM)을 둘러싸고 아직 갈등이 여전한 점도 장애 요인이다.




2 소행성 충돌

위협 요인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천체로는 지구의 공전 궤도와 겹치는 소행성이 대표적이다. 천문학자들은 지구 궤도와 아주 가까이(0.05천문단위 이하. 태양과 지구 사이 평균 거리의 5%로 약 748만km) 접근해 지나는 소행성의 목록을 따로 만들었다. 이들 중 비교적 큰(지름 150m 이상) 소행성은 충돌 시 지표면에 화산 폭발이나 지진해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들을 ‘잠재적 위험 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 PHA)’ 또는 ‘잠재적 위험 물체(PHO)’라고 부른다.

이런 충돌은 대략 4000년에 1번 꼴로 일어날 수 있다. 2011년 12월 16일 기준으로 1274개의 소행성이 PHA로 등록돼 있으며 계속 늘고 있다.
가장 유명한 PHA는 2004년 발견된 ‘99942 아포피스’다. 지름이 270m인 이 소행성은 지구궤도에 0.00025천문단위까지 접근한다. 2004년 궤도 계산 결과 2029년 4월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토리노 척도’가 ‘주의’ 중 가장 높은 수준인 4까지 올라갔다. 이는 지금까지 PHA가 받은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토리노 척도는 천체의 지구 충돌 가능성을 알리는 기준이다.

해결

99942 아포피스는 궤도를 다시 계산한 결과 ‘위험 없음’인 0으로 낮아졌다. 현재 토리노 척도가 0이 아닌 것은 2007 VK184와 2011 AG5 둘뿐이다(‘보통’인 1등급). 2007 VK184는 2048년 0.057%의 확률로 충돌 가능성이 있고, 2011 AG5는 2040년 2월 0.16%의 충돌 가능성이 있다. 둘 다 지름이 150m에 약간 못 미친다.

현재로서는 두 소행성이 100년 안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거의 유일한 천체다. 하지만 그 확률은 매우 낮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소행성을 제외하면, 운석에 의한 파국적인 인구 감소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오히려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다.





3 줄어드는 출산율

위협 요인

10년 전인 2001년 8월, ‘네이처’에는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의 볼프강 루츠 교수팀이 발표한 인구 예측 결과였다.

루츠 교수는 세계를 13개 지역으로 나눈 뒤 유엔과 미국인구통계국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해 미래 인구를 추정했다. 그 결과 2100년이 되도록 지구가 100억 인구에 도달하지 못할 확률이 도달할 확률보다 높으며(60%), 인구가 정체될 확률은 85%였다. 심지어 2100년에 당시 인구(62억)보다 줄어들 확률도 15%나 됐다.

이런 전망은 어떻게 계산했을까. 가장 기초적인 근거 자료는 ‘얼마나 많이 자손을 낳는가’를 나타내는 출산율이다. 인구 통계를 총괄하는 유엔인구기금(UNFPA)은 인구 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종합해 지역별 합계출산율(TFR, 15~49세 여성이 일생 동안 낳는 아이의 수로 출산율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을 계산한다. 그 뒤 출산율의 변동을 고려해 미래 인구를 예측한다. 출산율에 따라서 2100년의 추정 인구는 거의 100억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해결

출산율에 대해(오른쪽 위 그림) UNFPA도 합계출산율이 점점 낮아져 2095~2100년 2.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경우 2100년의 인구는 가까스로 100억을 넘을 예정이다.

10년 사이에 인구에 대한 예측이 조금은 희망적으로 바뀐 셈이다. 인구 증가 추세가 언제 그칠까.

국제인구과학연구연맹 자문위원인 카트린 롤레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세계의 인구 동향을 다룬 저서 ‘세계의 인구’에서 “최근 인구학의 화두는 인구 안정화”라며 “90억에서 100억까지 인구가 증가한 뒤 안정될지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합계출산율을 2.0으로 가정하고 추정한 결과로는 100억대 초반 이후 안정된다.





4 대형 전염병

위협 요인

70억 지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밀집해 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는 20억 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세 배가 넘는다. 단순히 인구가 많다고 위험한 것이 아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일부 지역에 인구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슬럼이 생기는데, 이곳이 문제다. 인구 밀도는 극도로 높은 대신 위생시설 등 질병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 데이비스 UC어바인 역사학과 교수는 ‘슬럼, 지구를 뒤엎다’에서 “미래 세계 인구 증가분의 4분의 3을 짊어질 곳은 작은 규모의 도시”라며 “이런 사람들을 수용하거나 그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은 거의 혹은 전혀 세워지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가축의 밀집 사육도 문제다. 오늘날 식용 가축은 공장처럼 밀집사육을 한다.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데다 단일종을 모아 키우기 때문에 전염병이 창궐하기 쉬운 구조다. 우리나라도 2011년초 구제역으로 40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을 속수무책으로 살처분한 경험이 있다. 문제는 가축 전염병에서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동물이 같이 걸리는 전염병)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우려는 2003년 태국 방콕에서 조류에서 사람에게 전염된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의 첫 사례가 나오며 현실이 됐다.

해결

도시화와 함께 슬럼 거주민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엔인간정주계획 (UN-HABITAT)은 2010년 3월 “2010년 전세계 슬럼 거주민 수는 8억 2760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10년 전인 2000년에 비해 약 550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1억 9950만 명으로 전체 거주 인구의 62%가 슬럼에 산다. 남아시아는 1억 9070만 명으로 35%, 동아시아 1억 8960만 명으로 28.2%가 슬럼 거주민이다. 가축의 밀집 사육 현황 역시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언제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인구 감소 확률이 가장 높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지구, 70억
Part 1. 70억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인구
Part 2. 시간 1000명에서 70억으로
Part 3. 공간 섬, 도시, 극한
Part 4. 미래 100억 지구의 적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2년 1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천문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