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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에 음식을 담던 여인은 해가 기우는 것을 보고 약속 시간이 다 됐음을 알았다. 땅에 묻어뒀던 전복화장품을 꺼내 약간의 물을 넣고 가루를 개어 볼에 붉게 칠했다.

고대인들은 어떻게 화장을 했을까. 최근 과학자들이 10만 년 된 ‘고대화장품’을 발견해 ‘사이언스’ 10월 14일자에 발표했다.

노르웨이 베르겐대 고고학과 크리스토퍼 헨쉴우드 박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동쪽으로 300km 떨어진 블롬보스 동굴 바닥에 묻혀 있던 중석기시대 유물 두 점을 발견했다.

유물은 발견 당시 전복껍데기로 덮여 있었고, 안에는 오커(산화철을 함유해 황적색을 띠는 흙)와 뼛조각, 숯이 들어 있었다. 주변에는 뼈와 숫돌, 돌망치, 납작한 규암판이 있었다. 연구팀은 몸에 색을 내는 화장품이나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는 물감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광여기발광(OSL) 기술로 이 유물이 언제 묻혔는지 측정했다. 석영이나 장석에 에너지를 가하면 빛이 나는데, 땅에 묻힌 광물은 외부 빛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유물이 언제 퇴적됐는지 추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두 점 모두 10만 년 전에 묻힌 것으로 나왔다.

시대에 이미 높은 신분이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외모를 가꿀 정도로 인지능력이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복껍데기 옆에 있던 숫돌과 규암판 등으로 재료를 갈았으며, 온전한 뼈는 재료를 섞거나 꺼내 쓸 때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견된 고대화장품은 지난 10월 14일부터 케이프타운에 있는 이지코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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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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