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화탄소를 먹는 미생물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애리조나대와 플로리다대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의 숲, 초원, 습지, 농장 등 다양한 환경을 연구한 49개 논문을 통계적 기법으로 비교 분석했다. 공기 속 이산화탄소가 토양으로 들어가 메탄이나 아산화질소로 얼마나 바뀌는지 측정한 논문들이다.
분석 결과 다른 지형보다 논과 습지에서 이산화탄소가 메탄과 아산화질소로 바뀌는 양이 많았다. 이 원인에 대해 플로리다대의 크렉 오센버그 교수는 논과 습지의 토양 속에 더 많은 미생물이 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양 속 미생물 중 일부는 이산화탄소와 질소를 흡수하고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방출한다. 그런데 이들이 내뿜는 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높다는 게 문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의 25배,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의 300배나 된다. 오센버그 교수는 “미생물의 활동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 생태계가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기 속 이산화탄소가 많을수록 미생물은 호흡하기 쉬워 활동이 활발해진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식물의 광합성도 활발해져 더 많은 영양분을 토양에 공급하기 때문에 미생물의 활동을 돕는다. 노스애리조나대의 브루스 휴가트 교수는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끌어올수록 미생물은 더 많은 온실가스를 만들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휴가트 교수는 “하지만 이 기후모델은 생태학적으로 더 연구해야 한다”며 “미생물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과대평과한 것은 아닌지 알아볼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7월 13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