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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소라도 웃는 게 보약



잘 웃는 사람이 오래 산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의 경우 정말 그렇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야구 선수들의 사진 속 미소와 수명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결혼 유무, 선수 생활 기간, 비만도 등과 상관없이 사진 속에서 웃는 선수들이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미소가 장수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소가 긍정적인 정서를 증폭하는 효과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긍정적인 정서가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등 건강에 다방면으로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평소에 스트레스가 밀려오면 어떻게 대처하는가? 마구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잠을 자거나, 운동을 하는 등 각자의 요령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위 ‘썩소’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웃음은 스트레스를 낮춘다

연구에 의하면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웃기는 TV프로그램을 보며 크게 웃는 등 긍정적 정서를 흠뻑 느끼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긍정적 정서는 바닥난 정신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지친 사람들은 논리적 사고능력이나 자기통제력 같은 고급 인지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재미있는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런 고급 능력을 계속 잘 발휘한다는 연구들이 있다. 긍정적 정서가 지친 머리를 재충전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공부하다가 지쳤을 때 TV를 찾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감정은 몸과 마음의 합작이다. 따라서 어떤 표정이나 몸짓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최근의 한 연구는 긍정적 정서를 실제로 느끼지 않아도, 단지 얼굴 근육을 움직여 가짜 미소를 만드는 것만으로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캔자스대 심리학과 크래프트 교수팀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먼저 사람들에게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하거나 찬 물에 손을 담그고 있게 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이런 짜증나는 과제들을 하는 동안 참가자들에게 특정 표정을 요구했다. 첫 번째 그룹은 눈과 입 근육을 모두 움직여서 우리가 기쁠 때 짓는 진짜 미소를 짓게 했다. 두 번째 그룹은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조금 웃는 의례적인 미소를 짓게 했다. 나머지는 무표정하게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억지로 지은 미소를 유지하기 위해서 젓가락을 물고 있었다.

참가자들이 각자의 표정을 유지하며 과제를 하는 동안 연구팀은 스트레스 정도를 알려주는 심장 박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진짜든 의례적이든 일단 미소를 지은 참가자들은 무표정한 참가자들에 비해 심장 박동이 비교적 낮게 유지됐다. 그리고 진짜 미소를 지었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썩은 미소에 가까운 의례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던 사람들조차 무표정이었던 사람들보다 심장 박동이 낮았다.


TV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한 장면.

입꼬리에게 뇌가 속는 것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즐거워서 웃게 되기도 하지만 ‘웃으면 즐거워지는 효과’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감정은 마음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즐거움에는 마음뿐 아니라 반달 모양이 되는 눈, 올라가는 입꼬리 등 몸의 변화가 함께 포함되며 이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총체적인 경험을 구성한다. 즉, 우리가 최종적으로 경험하는 ‘즐거운 감정’은 몸과 마음의 합작이다. 따라서 즐거운 감정과 관련된 표정이나 몸짓을 취하는 것만으로 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입꼬리를 올리기만 해도 즐거움을 느끼는 듯한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똑같은 만화책을 봐도 입이 웃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큰 재미를 느꼈다는 연구가 있다. 스트레스가 심한 일을 하는 도중에 혼자 씨익 웃는 표정을 짓곤 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더 잘 견뎌냈다는 연구도 있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즐겁게 지내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공부나 일 하는 도중에 웃긴 동영상을 틀어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힘든 일상에서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우리에게 입꼬리만 올려도 어느 정도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하다는 것은 희소식이다. 혹시 학교나 직장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다면 미소의 힘을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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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에디터 김선희 | 글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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