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수리과학연구소 소속 수학자들과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포스텍 등의 물리학자와 천문학자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국중력파연구단’의 일원으로 수학과 이론물리학, 실험물리학, 천문학 등 자신들의 전공을 활용해 ‘중력파’라는 미지의 물리 현상을 함께 연구하고 있었다. 이 자리는 국내연구자들이 중력파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국제 동향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우주에 존재하리라 예측한 물리현상이다. 마치 물에 던진 돌이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듯이, 천체와 같이 거대한 중력원이 우주 공간에서 움직일 때 시공간이 일렁인다. 이 일렁임이 중력파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을 전달하는 것이 시공간의 구조 자체라는 사실을 밝혔다. 무거운 공을 침대매트리스 위에 올리면 움푹 들어가는 것처럼 중력이 시공간을 변화시키고, 이런 변화가 다시 물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중력파는 이 영향의 매개체다.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측한 것은 20세기 초다. 하지만 100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중력파는 발견되지 않았다. 중력파가 지금까지 지구에서 연구하고 측정한 그 어떤 물리량보다 미세한 물리량이기 때문이다. 길이 단위로 측정되는데, 10-23m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최신 기술을 모두 동원해도 아직 10-16m 정도밖에 측정할 수 없다.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독일, 호주, 일본 등이 독자적인 관측장비를 짓고 측정을 시도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2015년까지는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때까지 중력파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아인슈타인의 중요한 이론이 근거를 잃는 셈이므로 물리학자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1/05/9751710234dde033b39e48.jpg)
이렇게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오늘날까지 물리학자와 수학자, 천문학자를 매료시키는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그런 아인슈타인과 대화하거나 강의를 듣는 방법은 없을까. 아인슈타인은 오래 전에 타계했지만 다행히 간접적으로 그의 강의를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강의록을 읽는 것. 아인슈타인은 1921년 5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했던 초청강의를 책으로 남겼다. ‘상대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이 책은 아인슈타인 생전에 5판이나 나올 정도로 인기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됐다. 상대성이론과 우주론 등 아인슈타인의 핵심 이론을 다루고 있는데, 강의를 정리했기 때문에 수학공식이 자주 등장한다. 미분적분학이나 미분방정식 등 기초적인 수학을 알면 더 이해하기 쉽다.
아인슈타인과 에팅거 등 대가의 고전 첫 번역
이 책은 ‘모던 앤드 클래식스 과학’이라는 시리즈물로 기획됐다. 과학 시리즈물, 특히 현대판 고전 시리즈물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을 생각해 보면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문학 출판시장에서는 고전 전집 출간이 인기지만, 과학 고전을 번역한 전집은 거의 없다. 90년대 중반, 한 출판사가 ‘사이언스 마스터스’라는 시리즈를 낸 것이 이례적인 예외였다.
이 시리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국내에 소개했다. 1차분 10권에는 화학의 피터 앳킨스, 진화론의 조지 윌리엄스, 생물학의 리처드 도킨스, 인지과학의 데니얼 대닛 등 모두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과학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판사의 도산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고 2차분 10권의 출간도 무기한 미뤄졌다. 과학책 애호가들은 실망했고, 뒤늦게 이 책의 가치를 알아챈 독자들은 남은 재고도서를 찾아 헌책방을 순례해야 했다. 이 시리즈는 처음 나온 지 정확히 10년이 지난 2005년 출판사를 바꿔 새로 나왔다. 2009년 19권으로 완간됐다.
‘모던 앤드 클래식스 과학’은 오랜만에 나온 다시 과학 고전 시리즈물이다. 1차분에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와 함께 린 마굴리스의 ‘마이크로코스모스’, 로버트 에틴거의 ‘냉동인간’이 포함돼 있다. 생물의 진화 역사를 생물과 환경, 생물과 생물 사이의 상호관계의 역사 속에서 찾은 공진화 이론의 대가 마굴리스의 저서는 1987년 국내에 번역됐고, 이번에 같은 역자가 25년만에 새롭게 번역했다. 1962년 출간된 에팅거의 ‘냉동인간’은 수많은 과학소설과 영화에 영감을 준 저작이다. 인간의 생명을 냉동보존술로 연장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묻고 있다. 당시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논리를 전개하지만, 읽다 보면 ‘생명’과 ‘죽음’이 무엇인지가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1/05/19252794644dde035fe6422.jpg)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우주에 존재하리라 예측한 물리현상이다. 마치 물에 던진 돌이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듯이, 천체와 같이 거대한 중력원이 우주 공간에서 움직일 때 시공간이 일렁인다. 이 일렁임이 중력파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을 전달하는 것이 시공간의 구조 자체라는 사실을 밝혔다. 무거운 공을 침대매트리스 위에 올리면 움푹 들어가는 것처럼 중력이 시공간을 변화시키고, 이런 변화가 다시 물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중력파는 이 영향의 매개체다.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측한 것은 20세기 초다. 하지만 100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중력파는 발견되지 않았다. 중력파가 지금까지 지구에서 연구하고 측정한 그 어떤 물리량보다 미세한 물리량이기 때문이다. 길이 단위로 측정되는데, 10-23m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최신 기술을 모두 동원해도 아직 10-16m 정도밖에 측정할 수 없다.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독일, 호주, 일본 등이 독자적인 관측장비를 짓고 측정을 시도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2015년까지는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때까지 중력파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아인슈타인의 중요한 이론이 근거를 잃는 셈이므로 물리학자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1/05/9751710234dde033b39e48.jpg)
이렇게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오늘날까지 물리학자와 수학자, 천문학자를 매료시키는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그런 아인슈타인과 대화하거나 강의를 듣는 방법은 없을까. 아인슈타인은 오래 전에 타계했지만 다행히 간접적으로 그의 강의를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강의록을 읽는 것. 아인슈타인은 1921년 5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했던 초청강의를 책으로 남겼다. ‘상대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이 책은 아인슈타인 생전에 5판이나 나올 정도로 인기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됐다. 상대성이론과 우주론 등 아인슈타인의 핵심 이론을 다루고 있는데, 강의를 정리했기 때문에 수학공식이 자주 등장한다. 미분적분학이나 미분방정식 등 기초적인 수학을 알면 더 이해하기 쉽다.
아인슈타인과 에팅거 등 대가의 고전 첫 번역
이 책은 ‘모던 앤드 클래식스 과학’이라는 시리즈물로 기획됐다. 과학 시리즈물, 특히 현대판 고전 시리즈물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을 생각해 보면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문학 출판시장에서는 고전 전집 출간이 인기지만, 과학 고전을 번역한 전집은 거의 없다. 90년대 중반, 한 출판사가 ‘사이언스 마스터스’라는 시리즈를 낸 것이 이례적인 예외였다.
이 시리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국내에 소개했다. 1차분 10권에는 화학의 피터 앳킨스, 진화론의 조지 윌리엄스, 생물학의 리처드 도킨스, 인지과학의 데니얼 대닛 등 모두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과학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판사의 도산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고 2차분 10권의 출간도 무기한 미뤄졌다. 과학책 애호가들은 실망했고, 뒤늦게 이 책의 가치를 알아챈 독자들은 남은 재고도서를 찾아 헌책방을 순례해야 했다. 이 시리즈는 처음 나온 지 정확히 10년이 지난 2005년 출판사를 바꿔 새로 나왔다. 2009년 19권으로 완간됐다.
‘모던 앤드 클래식스 과학’은 오랜만에 나온 다시 과학 고전 시리즈물이다. 1차분에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와 함께 린 마굴리스의 ‘마이크로코스모스’, 로버트 에틴거의 ‘냉동인간’이 포함돼 있다. 생물의 진화 역사를 생물과 환경, 생물과 생물 사이의 상호관계의 역사 속에서 찾은 공진화 이론의 대가 마굴리스의 저서는 1987년 국내에 번역됐고, 이번에 같은 역자가 25년만에 새롭게 번역했다. 1962년 출간된 에팅거의 ‘냉동인간’은 수많은 과학소설과 영화에 영감을 준 저작이다. 인간의 생명을 냉동보존술로 연장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묻고 있다. 당시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논리를 전개하지만, 읽다 보면 ‘생명’과 ‘죽음’이 무엇인지가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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