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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탐구방법을 개발하라

③ 과학 - 물리 분야

중등 영재들의 연구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과학 - 물리 분야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접근 방법이 눈에 띤다. 교과서 내용의 확인 및 심화, 공학과 관련된 주제 탐구, 첨단 물리학 연구가 그것이다. 지금부터 각각의 주제에 대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작성할지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 이 코너에서는 실제 영재고, 과학고 합격생들의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서 수학, 과학 탐구활동을 돕고 포트폴리오를 더욱 충실하게 만들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교과서 속에서 주제 찾기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물리학 분야에서 주제를 잡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찾는 것이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을 갖고 탐구활동할 때에는 이론탐구보다는 실험탐구가 적절하다. 또 교과서에 나오는 방법 이외에 자신만의 방법이 포함돼야 한다. 실제 영재고 합격생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자유낙하를 이용해 중력가속도를 측정한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❶). 사실 이 실험 방법은 중력가속도 측정 실험 중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그런데 이 학생의 경우 실험을 단순히 한두 번 해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조건을 바꿔 실험을 여러 번 진행한 뒤, 측정된 데이터를 엑셀 프로그램으로 처리해 추세선을 그리고 자신의 실험에 대한 오차까지 분석했다. 같은 실험을 수행하더라도 이와 같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담는다면 과제집착력을 보여주는 우수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몇몇 학생들의 경우 영재교육원 수업 시간에 했던 실험을 변화, 발전시킨 탐구활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한 경우도 있다. 탐구대회나 영재교육원 수업에서 접한 실험을 응용하고 발전시켜 나만의 자유 탐구과제로 완성하는 방법도 좋은 사례다.

예를 들어 영재교육원에서 스피커를 이용해 판을 진동시켜 파동을 만들고 이 판 위에 모래를 뿌려 간섭무늬를 만드는 실험을 좀 더 발전시킨 경우가 있다(❷). 이 학생은 집에서 직접 스피커를 뜯어 진동판을 만들고, 여러 조건을 바꿔 가면서 간섭무늬가 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렇듯 한번 ‘해봤던’ 것에서 출발하더라도, 탐구방법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그 과정을 담아내는 것은 좋은 탐구활동을 하는 비결이다.

❶ ‘중력가속도 측정’ 중 일부
Ⅰ. 실험 설계
① 시간기록계의 종이가 나오는 부분이 책상으로부터 어느 정도 높이에 있는지 잰다.
② 지면과 수평인 탁자 위에 시간기록계를 놔둔다. 이때 탁자의 모서리와 시간기록계에서 종이테이프가 나오는 면이 수평이 되도록 놓는다(책상 모서리에 바로 붙이지 말고 조금 띄어서 놓는다).
③ 앞에서 잰 길이만큼 납작한 나무도막의 밑면에 표시한다.
④ 책상 모서리에 수직으로 표시한 길이만큼 위로 나오도록 나무도막을 붙인다(테이프로 붙인다).
⑤ 추와 종이테이프를 스카치테이프로 잇는다.
⑥ 종이테이프를 시간기록계에 건다.
⑦ 시간기록계를 작동시키고 난 뒤, 추를 떨어뜨린다.
⑧ 나온 결과를 정리한다.
…중략…

Ⅱ. 결론 도출
실험 결과 구한 (시간, 속도) 좌표들을 표시하면 다음과 같이 점이 찍힌다. 시간에 따른 속도 증가의 비, 즉 중력가속도를 구하고자 했던 것이므로, 다음 점들과 가장 경향성이 비슷한 절편이 0의 값을 갖는 직선을 찾아야 한다. 그 직선이 만약 y=ax의 직선이 된다면 a가 내가 실험을 통해 구한 중력가속도가 되는 것이다.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구한 점들의 경향과 가장 비슷한 추세선을 찾았고, y=6.5391x의 형태인 직선이 나왔다.



❷ ‘진동판을 이용한 소멸간의 시각화’ 중 일부
Ⅰ. 서론
영재원에서 스피커를 이용해 판에 진동파를 발생시킨 뒤, 판의 끝에서 일어나는 반사파와 판의 중심에서 전파되는 파와의 간섭현상을 이용해 그 위에 모래를 뿌려 소멸 간섭이 일어나는 부분(진동이 없어 모래가 모이는 부분)을 눈으로 관측하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자세한 원리를 알아보지 않고 단지 결과만을 확인하고 끝내 아쉬움이 남았다. 직접 실험을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중략…

Ⅱ. 최종 설계

Ⅲ. 결론 및 논의
사진과 같이 진동판 위의 모래알이 일정한 무늬를 만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나타난 무늬를 이용해 진동파의 간섭을 확인하고 간섭조건을 이용해 발생한 진동파의 파장과 속력을 구했다. 비록 완벽하지 못한 실험이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온 이유를 생각해봤다. 반사파의 진폭이 그렇게 크지 못하더라도 판 위의 다른 위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동의 진폭이 줄어들고, 진동축 역할을 하는 필름지가 전체적인 판의 진동을 흡수해 진폭이 0에 가까운 지점에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진폭이 다른 두 파동이 간섭을 일으킨 후 만들어진 파동은 진폭이 작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진폭이 상쇄될 경우 진폭이 0에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순수과학보다 다양한 공학 탐구
물리학은 많은 공학 분야의 학문적인 기초를 이룬다. 예를 들어 전기·전자공학은 전자기학과 광학 등을 기초로 이뤄졌으며, 토목 및 건축공학은 역학을 기초로 한다. 기계·항공공학은 역학과 열역학, 유체역학 등을 기초로 한다. 재료공학 분야도 고체물리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외에 교통공학과 같은 도시공학 분야도 물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학의 학과 규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순수과학에 비해 응용과학인 공학은 규모도 크고 범위나 주제도 훨씬 다양하다. 또 전문적인 공학 분야는 아니지만 발명 등 생활과 관련된 응용 주제까지 생각의 폭을 넓히면 탐구할 수 있는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므로 공학 분야를 희망하고 있고, 자신의 적성이 그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영재고 지망생이라면 지금까지 자신이 배운 물리 지식을 바탕으로 공학 분야에 대한 지식을 조사해볼 수 있다. 공학 분야는 실험탐구형이나 이론탐구형 모두 접근할 수 있다. 실험탐구형의 경우 여러 소자를 갖고 직접 회로를 구성해서 자신만의 전자기기를 만들어본 사례가 있다(❸).

또 돔형이나 아치형과 같은 건축 구조에 대해서 조사한 뒤,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러한 구조들이 얼마나 안정성을 갖는지 확인하고 계산해 이론값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한 사례도 있었다. 도시공학 관련해서는 집 주위의 신호등 체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실제 시간을 측정하면서 재미있게 탐구해본 학생이 있었다(❹).

❸ ‘나만의 전자기기 제작’ 중 일부
Ⅰ. 1차 제작
태양전지와 풍력를 이용해 발전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장치를 만들려고 한다. 먼저 재료를 구했다.
- 30W 태양전지판, 200W 인버터, 태양전지 컨트롤러, 12V 18Ah 납 2차전지, 40W 백열전구, 전구 소켓, 전선 등

1차 제작의 목표는 태양전지를 이용한 발전부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고른 백열전구는 40W급으로 하루에 5시간 사용, 8시간 충전을 기준으로 했다. 그 계산 방식은 다음과 같다.

사용 전력 = 40W * 5h = 200Wh
필요 충전 전력
= 사용전력 / 충전시간 = 200Wh/8h = 25W
12V 배터리 용량 = 200Wh/12V = 약 1.4Ah

계산상 25W급이면 충분하나 해가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 빛을 받는 정도에 따라 25W의 출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조금 여유를 둬 30W급의 태양전지를 선택했다. 또한 태양전지에 역전압이 걸리거나 배터리가 과방전 될 경우를 컨트롤러(solar controller)를 추가로 구했다.



배터리는 1.4Ah면 충분한 용량이지만 집에 있는 18Ah 배터리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인버터는 직류를 교류로 바꿔줘 배터리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이다. 우리가 사용할 전구가 40W이므로 40W이상이면 충분하다. 가장 싼 200W급의 유사정현파 인버터를 구매했다.
 

❹ ‘교통 신호에 관한 머피의 법칙 연구’ 중 일부
Ⅰ. 연구내용 이론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에 영향을 주는 신호등은 총 3개다. 그 중 1개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이 크다.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에 자꾸만 빨간 신호등에 걸리는 이유를 집 주위 지도를 이용해 과학적으로 분석해보겠다.

간략하게 그린 지도를 살펴보면 위쪽부터 차례대로 양운초사거리, 대림삼거리, 양운사거리가 있다. 나는 항상 집에서 나와서 대림3차를 거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도보로 양운초사거리까지 일정하게 걸어간다. 양운초사거리에서 대림삼거리까지의 거리는 187m이며, 대림삼거리에서 양운사거리까지의 거리는 273m이다.
…중략…
그 다음 대림사거리에서는 1, 2, 3이 차량 신호등 a, b가 횡단보도다.
 

Ⅱ. 실습
나의 걸음 속도는 약 4km/h이다(대림 삼거리에서 부터 양운초사거리까지 걸리는 시간의 평균으로 측정). 운이 좋게도 양운사거리에서 걸어가면 대림3차까지 약 4분이 소요된다. 그리고 대림삼거리에서는 다음 신호가 약 4분 5초 후에 진행되므로 도착할 즈음 파란불을 만나 건널 수 있다. 그리고 뛰어가면 약 2분 30초가 소요된다. 그러나 파란불은 이미 2분 13초 경에 꺼졌고, b횡단보도도 2분 40초에 꺼지니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첨단 주제에도 관심을 갖자
지금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첨단 물리 분야도 좋은 탐구주제가 될 수 있다. 천체물리학자나 응용수학자, 첨단 소재를 이용한 공학자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미래의 꿈과 연계해 주제를 선정하면 좋다.

그러나 첨단 물리학 주제를 직접 실험해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연구는 대부분 아주 비싸고 복잡한 장치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첨단 물리 주제를 탐구할 때는 자료를 조사하고 에세이를 작성하는 형식이 적합하다. 이때 첨단 연구현장에서 어떻게 연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자기부상열차를 만드는 과정을 설계해보고 이 과정에서 고려해야 될 사항을 정리해 포트폴리오를 만든 학생이 있었다. 또 미래에 발생할 문제를 예상하고 해결 방법 위주로 내용을 작성하거나, 첨단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영재성 포트폴리오에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자료를 단순히 모아놓기만 해서는 안 된다. 또 인터넷이나 책에서 자료를 가져올 때는 출처를 꼭 밝히도록 한다.

201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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