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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떠 있는 저것은 달일까, 금성일까? 달과 금성의 운동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쪽 하늘에서 언제 어떤 모습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달과 금성을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종종 달과 금성을 혼동하곤 한다. 금성과 달의 모양 변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웹 카메라(이하 웹캠)와 탁구공을 이용해 금성과 달의 모양 변화를 시뮬레이션해보고 금성과 달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지구중심설 vs. 태양중심설



고대 원시인들은 농경과 치수를 위해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고 하늘을 봤다. 그들은 지구가 평평하며 움직이지 않고 하늘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우주에 대한 이런 생각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면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지구중심설은 신이 인간과 지구를 만들었다는 종교사상과 맞물려 더욱 힘을 얻었다. 그런데 지구에서 매일 같은 시각에 행성을 관찰하다 보면 행성이 늘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지 않고, 어떤 때는 거꾸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자 그리스의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구중심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순행과 역행을 반복하는 특정한 행성들은 지구를 중심에 둔 완벽한 원운동을 하는 동시에 궤도상의 한 점을 중심으로 작은 원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작은 원을 주전원이라고 했다. 그의 가설은 실제로 관측되는 행성의 운동을 상당히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고, 행성들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등장하며 지구중심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자신의 관측 결과와 맞지 않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중심설에 의구심을 갖다가, 태양을 중심에 놓고 행성을 재배치함으로써 비로소 관측 결과와 맞는 모델을 만났다. 또 공전 주기가 가장 짧은 수성과 가장 긴 토성의 공전 주기 차이를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머지않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태양중심설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제시했다. 갈릴레이는 배율 30배의 망원경을 만들어 수많은 별과 달의 분화구를 관찰했다. 나아가 목성 주위를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4개의 작은 위성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태양이 중심에 있다면 반달보다 큰 금성의 위상 변화가 관찰돼야 한다는 코페르니쿠스의 가설을 망원경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아름다운 서쪽 별, 금성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의 가설로 제시하고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이용해 관찰한 금성(Venus)의 위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금성은 밤하늘에서 태양, 달에 이어 3번째로 밝은 천체이며 은은한 푸른색을 띤다. 금성은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으로, 태양과의 평균거리는 0.72AU이다.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크기가 가장 비슷하며 공전 궤도는 원에 가깝다. 금성은 수성과 함께 내행성이기 때문에 최대 이각을 가지며, 그 값은 48°다(수성의 최대 이각은 42°다). 지구는 1시간에 15°씩 자전하므로, 일출 전 혹은 일몰 후 3시간까지 금성을 관측할 수 있다. 금성의 공전 주기는 225일이고, 공전 속도는 약 35km/s이다(지구의 공전 속도는 30km/s이다). 금성은 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보다 길다. 공전 주기는 225일인데 비해, 자전 주기는 243일이다. 즉 금성이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채 한 번도 자전하지 못하는 셈이다. 또 금성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자전한다. 금성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얘기다. 이것은 태양계의 행성 중에 금성만의 특징이다.


 



금성은 내행성에서만 볼 수 있는 위상 변화를 갖는다. 금성이 태양, 지구와 일직선상에 위치할 때는 금성을 관찰할 수 없다. 금성이 지구와 태양이 이루는 직선상에서 가장 큰 각으로 벌어져 있을 때 가장 밝게 가장 긴 시간동안 관측할 수 있다. 이 각을 금성의 최대 이각이라고 하며 약 48°이다. 금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할 때는 지구로부터의 거리도 함께 변하는데, 지구에서 가장 멀리 있을 때인 외합(금성-태양-지구)에 가까워질수록 위상은 작아지고, 가장 가까이 있을 때인 내합(태양-금성-지구)에 가까워질수록 위상은 커진다. 또 지구에서 봤을 때 금성이 태양에서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 즉 동방최대 이각에 위치할 때 상현달과 같이 오른쪽이 볼록하게 보인다. 태양보다 늦게 떠서 늦게 지기 때문에 일몰 후 약 3시간 동안 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반대로 서방최대 이각에 위치할 때는 하현달과 같이 왼쪽이 볼록하게 보이며 태양보다 일찍 뜨고 일찍 지기 때문에 일출 전 3시간 동안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성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초저녁에 서쪽 하늘에서 반짝일 때는 개밥바라기, 태백성이라 부르고,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반짝일 때는 샛별, 계명성이라 부른다. 선조들이 새벽 금성과 저녁 금성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 것은 둘을 다른 행성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삶과 밀접한 달



뉴문, 이클립스.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제목이자, ‘달(Moon)’과 관련된 단어라는 점이다. 전자는 바로 초승달을 의미하며 후자는 일식/월식에서의 ‘식’을 의미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 전 부터 달은 호기심과 탐구의 대상이었다.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로 쉽게 관측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도 지구에 큰 영향을 주므로 예로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왔다. 한달이라는 시간도 달의 모양 변화를 기준으로 정한 것이며, 동양에서는 ‘음력’을 쓴다.



그렇다면 지구 주위에서 달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에서 관측되는 달의 위상은 그림과 같이 지구, 달, 태양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보이는 모습에 따라 삭,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망), 하현달, 그믐달이라고 한다. 달의 위상이 삭에서 삭 또는 망에서 망까지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9.5일로, 이를 삭망월이라고 한다. 달이 지구의 주위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도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따라서 처음에 관측된 달의 위상을 다시 보기 위해서는 지구가 이동한 거리만큼 달도 더 이동해야 하므로 삭망월은 달의 실제 공전 주기가 아니다. 별은 태양보다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위치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수 있으므로, 별을 이용하면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돈 실제 공전 주기를 알 수 있다. 별을 기준으로 정한 달의 공전 주기를 항성월이라고 하며, 주기는 약 27.3일이다.

































 

201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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