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1011/1(7).jpg)
생물이 살아남는 것은 강해서가 아니다. 그저 그 지질 환경에서 살기에 다른 종보다 조금 더 적합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하다. 다른 종의 멸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환경에 맞지 않는 생물은 적합한른 종에게 밀려 살 곳을 잃어 버린다. 그리고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다행히 새로운 종은 끊임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빈 곳은 다른 종으로 채워진다. 다윈은 이미 1859년에 ‘종의 기원’에서 “새로운 종류는 끊임없이 생겨나지만 종의 수는 무한히 증가할 수 없다. 결국 대부분은 멸종하게 되어 있다(제4장)”고 밝혔다. 생물통계학자들이 화석을 통해 추정한 계산 결과도 일치한다. 생물이 처음 탄생했던 37억 년 전 이후, 지구 상에 등장한 생물 종의 99.9%가 멸종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의 ‘강한 자’는 인간이다. 1937년 인도네시아 숨바르 키마 지방에서 암컷 호랑이 한 마리가 죽었다. 마지막 발리 호랑이였다. 9개의 호랑이 아종 중 하나가 공식적으로 멸종하는 순간이었다. 발리 호랑이 말고도 카스피 해 호랑이와 자바 호랑이가 20세기 중후반 차례로 지구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일종인 한국호랑이도 한반도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원인은 사냥과 벌채. 인간의 사냥으로 개체수가 줄고 숲을 벌채해 살 곳이 사라지자 천하의 호랑이도 멸종을 피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조사와 연구 결과도 인간이 20세기 생물 멸종의 주 원인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매년 전 세계의 멸종 위기 생물을 조사해 발간하는 ‘적색목록집(Red List)’을 통해 “현대의 생물 멸종 속도는 자연스러운 멸종 속도보다 1000배나 빠르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37억 년 동안 일어났던 자연적인 멸종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10월 런던동물학회가 척추동물 6만 2839종을 집중 조사해 펴낸 ‘잃어버린 진화(Evolution Lost)’는 좀 더 직접적이다. 멸종을 불러온 원인으로 다섯 가지 인간의 활동을 꼽았기 때문이다. 농업, 벌채, 토지개발, 개간, 외래종 침입이 그것이다. 이 중 외래종 침입을 제외한 네 가지는 모두 서식지를 파괴하는 활동이다. IUCN이 지난 9월 발표한 성명서 역시 멸종위기 조류와 포유류의 86%, 양서류의 88%가 순전히 서식지 문제로 위험에 빠졌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한 멸종은 각종 통계와 연구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잃어버린 진화’는 지구의 척추동물 중 19%가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생물의 수 역시 지난 1970년에 비해 30%가 줄었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2002년 펴낸 ‘생명의 미래’에서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100년에는지구의 생물 가운데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보통 50만~100만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50% 이상의 종이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대멸종’보다 더 큰 재앙이다. 대멸종은 생물 역사에서 공룡의 멸종을 포함해 다섯 번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인류학자 리처드 리키는 인간 때문에 생명이 사라진 미래를 ‘6번째 대멸종’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6번째 대멸종을 피할 수 있을까.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SOS! 우리도 지구에서 살고 싶다
Part 1. 살아남은 50%의 슬픔
Part 2. 멸종의 시계를 멈춰라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1011/1(7).jpg)
생물이 살아남는 것은 강해서가 아니다. 그저 그 지질 환경에서 살기에 다른 종보다 조금 더 적합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하다. 다른 종의 멸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환경에 맞지 않는 생물은 적합한른 종에게 밀려 살 곳을 잃어 버린다. 그리고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다행히 새로운 종은 끊임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빈 곳은 다른 종으로 채워진다. 다윈은 이미 1859년에 ‘종의 기원’에서 “새로운 종류는 끊임없이 생겨나지만 종의 수는 무한히 증가할 수 없다. 결국 대부분은 멸종하게 되어 있다(제4장)”고 밝혔다. 생물통계학자들이 화석을 통해 추정한 계산 결과도 일치한다. 생물이 처음 탄생했던 37억 년 전 이후, 지구 상에 등장한 생물 종의 99.9%가 멸종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의 ‘강한 자’는 인간이다. 1937년 인도네시아 숨바르 키마 지방에서 암컷 호랑이 한 마리가 죽었다. 마지막 발리 호랑이였다. 9개의 호랑이 아종 중 하나가 공식적으로 멸종하는 순간이었다. 발리 호랑이 말고도 카스피 해 호랑이와 자바 호랑이가 20세기 중후반 차례로 지구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일종인 한국호랑이도 한반도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원인은 사냥과 벌채. 인간의 사냥으로 개체수가 줄고 숲을 벌채해 살 곳이 사라지자 천하의 호랑이도 멸종을 피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조사와 연구 결과도 인간이 20세기 생물 멸종의 주 원인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매년 전 세계의 멸종 위기 생물을 조사해 발간하는 ‘적색목록집(Red List)’을 통해 “현대의 생물 멸종 속도는 자연스러운 멸종 속도보다 1000배나 빠르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37억 년 동안 일어났던 자연적인 멸종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10월 런던동물학회가 척추동물 6만 2839종을 집중 조사해 펴낸 ‘잃어버린 진화(Evolution Lost)’는 좀 더 직접적이다. 멸종을 불러온 원인으로 다섯 가지 인간의 활동을 꼽았기 때문이다. 농업, 벌채, 토지개발, 개간, 외래종 침입이 그것이다. 이 중 외래종 침입을 제외한 네 가지는 모두 서식지를 파괴하는 활동이다. IUCN이 지난 9월 발표한 성명서 역시 멸종위기 조류와 포유류의 86%, 양서류의 88%가 순전히 서식지 문제로 위험에 빠졌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한 멸종은 각종 통계와 연구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잃어버린 진화’는 지구의 척추동물 중 19%가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생물의 수 역시 지난 1970년에 비해 30%가 줄었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2002년 펴낸 ‘생명의 미래’에서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100년에는지구의 생물 가운데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보통 50만~100만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50% 이상의 종이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대멸종’보다 더 큰 재앙이다. 대멸종은 생물 역사에서 공룡의 멸종을 포함해 다섯 번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인류학자 리처드 리키는 인간 때문에 생명이 사라진 미래를 ‘6번째 대멸종’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6번째 대멸종을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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