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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ADD)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8월 2일부터 3일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2대의 로봇을 선보였다. 하나는 지형을 감지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작은 장갑차 모양의 이 주행로봇은 앞으로 정찰, 전투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맡게 된다.



또 다른 로봇은 6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다목적 견마로봇’이다. 지뢰를 탐지하고, 잠망경 같은 감시카메라로 적군의 움직임을 감시할 수도 있다.



두 로봇은 모두 ‘차량형’이다. 넓은 지역에서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현대 전투에서는 발 빠른 기동력이 승부를 결정한다. 차량형 로봇은 바퀴나 캐터필러로 움직이고, 명령에 따라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목적지까지 이동하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스스로 회피한다. 무인차량이지만 센서로 얻은 정보를 활용해 주변의 지형 및 지물을 인식하고 최적의 주행경로를 판단해 주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급하거나 혼잡한 상황에는 사람이 직접 무선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일종의 ‘반자동’ 제어 시스템인 셈이다.











ADD는 여러 대의 차량형 로봇을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전투 지역으로 1대 이상의 지휘통제 차량을 보내 여러 대의 로봇을 모두 조작하는 것이다.  벌써 실용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무인 전투 시스템 완성… 로봇 전차 활약 기대



한국군은 전투로봇, 즉 ‘무인전투체계’ 계획을 이미 2005년 발표했다. 현재는 이 계획을 수정, 보완해 가며 전투로봇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다목적감시정찰로봇, 작은 탱크처럼 생긴 중전투로봇 등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두 로봇은 ‘자율주행 로봇’과 비슷하다. 로켓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해 적군과 총격전을 벌이며 인간 병사를 지원할 수 있는 경전투 로봇 역시 개발할 계획이다. 감시, 정찰기능을 수행하는 근접감시정찰로봇도 마찬가지다. 두 로봇은 ‘다목적 견마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개발될 것이다.



4가지 로봇이 모두 개발되면 한반도의 미래 전장이 SF영화와 비슷한 형태로 바뀐다. 중전투로봇이 먼 곳에 있는 적군의 전차에 포격을 가한다. 근거리 전투가 벌어지면 경전투로봇이 인간 병사를 도우며 기관총과 미사일로 적을 공격하게 된다.



인간과 로봇의 연계작전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ADD는 군인들을 위한 첨단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ADD가 2008년 발표한 ‘미래병사체제’에 따르면 한국 군인들은 앞으로 1~2년 사이에 ‘통합모듈형’ 장비를 공급받게 된다. 열화상과 데이터 송신이 가능한 헬멧, 휴대용 정보처리기, 방탄성이 강화된 군복, 야간 투시경 기능을 갖춘 안경 등이 기본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2단계 계획이 진행되면 일반 병사들도 영화 속에 나오는 로봇병기 못지않은 방호력과 공격력을 얻게 된다.



로봇은 최고의 전투 서포터



근거리 전투가 벌어지면 인간 병사를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인간과 호흡을 맞추려면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사람처럼 두발로 걷고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이다. 먼 미래에는 언젠가 실용화 되겠지만 당장 10~20년 사이에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완전한 인간형 전투로봇이 탄생하긴 어렵다. 기계 성능도 부족한데다 전쟁 상황에 걸맞는 인공지능 기술도 부족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로봇공학자들은 로봇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전쟁에 나선 군인들이 안전하게 전쟁을 치를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먼저 개발하고 있다.



이런 ‘보조’ 로봇 개발에 가장 앞선 곳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이다. 이미 생기원은 산악지형에서 많은 무기나 짐을 싣고 병사를 따라 다닐 수 있는 짐꾼로봇 진풍(다족형 견마로봇)을 실용화 직전 단계까지 개발했다. 이 로봇은 현재 100kg의 짐을 싣고 말이나 개처럼 네 발로 걷는다. 45˚ 경사의 산길을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생기원은 진풍의 성능을 2012년까지는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군인들의 힘을 몇 배나 세게 만들어주는 입는 로봇 ‘하이퍼’ 역시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을 입고 있으면 120kg의 짐을 등에 지고 9시간 동안 움직일 수 있다. 무거운 개인용 화기도 문제 없다. 두 발로 걷는 보병이 탱크못지않은  힘을 갖게 된다.



휴대용 정찰로봇 나온다







군인들이 쓸 수 있는 감시 정찰용 로봇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군은 수류탄 크기만 한 투척용 감시 로봇도 개발할 계획이다. 적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에 던져 넣으면 주위의 모든 정보를 아군 병사가 차고 있는 손목형 컴퓨터에 전달해 준다.



좀 더 정밀한 감시, 정찰이 필요할 때 건물 안 등 위험한 곳을 미리 들어가 보는 ‘휴대용 감시 정찰로봇’도 거의 완성단계다. 이 로봇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이다. 탱크처럼 ‘캐터필러’로 움직여 계단도 쉽게 오르내리고, 카메라를 통해 적진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국산 정찰, 탐사로봇은 ‘롭해즈’가 유명하다. 2004년 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 한국과학기술원, 서울대, 유진로보틱스 등 4개 기관이 공동 개발해 이라크 전에 투입한 적이 있다.



공중정찰 로봇은 6월 발표된 로봇 ‘통돌이(TDL-40)’가 있다(자세한 내용은 2010년 8월호 과학동아 기사 참조). 이 로봇 역시 생기원 작품이다.







본부와 무선통신을 주고받으며 공중에서 상황을 감시하고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게 주 임무다. 작은 헬리콥터 날개가 안에 들어있는 수직이착륙 로봇으로 현재 3kg 내외의 장비를 싣고 약 45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TDL-40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안테나, 자세센서, 제어기, 무선 송수신기, 카메라 등이 달려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되겠지만 강한 군사력이 없이 평화를 바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인간과 서로 협심하며 싸우는 전투로봇이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행복을 지켜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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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전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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