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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물리 실력 한눈에 알아본다

한국물리학회, 물리인증제 9월부터 시행


과연 내 물리 실력은 얼마나 될까. 우리 반에서나 학교에서는 알겠는데 전국에서 내 실력은 얼마나 될까. 권위 있는 곳에서 내 물리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진학이나 취업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물리인증제’가 9부터 시행된다. 한국물리학회는 초·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물리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물리인증제를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수학이나 한자, 한국어 인증과 비슷한 제도로 과학동아를 펴내는 동아사이언스가 후원한다.

물리인증제는 시험 등을 치러 자신의 물리 실력에 해당하는 등급을 받는 제도다. 크게 일반 과정과 전문 과정으로 나뉜다. 일반 과정은 1~9급의 9단계로 나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은 9급, 중학생은 5급, 고등학생은 3~4급에 도전한다. 대학생은 1~2급에 도전해 급수를 받을 수 있다.

물리인증제는 1년에 2회 가량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대부분의 시험문제는 5지선다형 객관식으로 나온다. 기존 시험과 달리 오답을 선택하면 감점을 받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른바 ‘잘 찍어서’ 등급이 높아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선행학습 효과 없다

한국물리학회는 물리인증제가 선행학습을 유도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성원 이화여대 과학교육학과 교수는 “예를들어 초등 5학년 학생이라면 나이에 맞는 8, 9등급에만 도전하도록 해 선행학습이 의미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정규 교육 과정을 충실하게 공부했으면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도록 문제를 내겠다”고 말했다. 물리학회는 대학일반물리학 수준의 문제가 나오는 1~2급을 받을 경우 물리 관련 학점 일부를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과정은 물리의 주요 과목별로 전문가(expert) 인증서를 준다. 고전역학, 전자기학,양자역학, 기타(열 및 통계, 광학, 고체물리, 핵 및 입자물리 중에서 선택) 과목이다. 네분야 모두 전문가 인증을 받으면 ‘물리 마스터’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전문과정은 이공계대학생이나 졸업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물리 마스터를 받는다면 대학교 수준의 고급 물리실력은 웬만큼 갖춘 셈이다.

물리인증제에서는 실제로 어떤 문제가 나올까. 문제은행식으로 앞으로 다양한 문제가 쌓이겠지만 몇 가지 예시는 나와 있다. 초등학생은 이론보다는 생활과 많이 닿아 있다. 고학년이라면 ‘100원짜리 동전에 손전등으로 빛을 비추었을 때 방향에 따라 다양한 그림자가 나온다. 다음 중 생길 수 없는 그림자는 무엇인가?’ 같은 식이다. 중학교 2~3학년이라면 ‘유리 속에 구 모양의 공기방울이 있다. 공기방울 쪽으로 입사한 광선이 진행하는방향으로 옳은 것은?’ 같은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매질의 특성과 빛의 굴절 원리만 안다면 풀 수 있다.

물리학회가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학교에서 물리를 포함한 과학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김성원 교수는 “현재 학교에서 물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물리라는 큰 탑을 쌓으려면 중간중간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야 하는데, 물리인증제가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목적은 물리 공부에 재미를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박병윤 충남대 물리학과 교수는 “자기가 얼마나 물리를 잘 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만일 실력이 떨어진다 해도 도전을 통해 자신의 등급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학생들이 지금보다 물리 공부에 재미를 느낄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원 교수도 “영재성에 대한 평가에서 물리학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라며 “물리인증제가 보통 학생들에게 물리학을 공부하려는 좋은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점 인플레도 막을까

물리인증제가 잘 정착하면 요즘 사회 문제로 지적받는 ‘대학교의 학점 인플레 현상’도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일반물리학을 듣고 A대에서 B학점을 받은 사람과 C대에서 B학점을 받은 사람의 물리 등급이 다르다면 어느 대학교가 학점을 후하게 주는지 알 수 있다. 전문 과정을 잘 활용하면 취업에도 물리인증제가 도움이 될 수 있고 대학원 입시에서도 평가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백 한국물리학회 회장(한양대 물리학과)은 “물리인증제가 앞으로 초·중·고교 물리 시험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물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교에서 물리 교육 정상화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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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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