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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과학확률' 10여년간 150여건의 중대사고 발생

미국 펜실베니아 드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과학자들은 수학적 확률을 내세워 원전의 안전을 주장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사소한 인간적 실수로 대형참사는 계속 빚어지고 있다.

미국 원자력에너지위원회의 용역을 받은 '라스무센'은 1974년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관한 보고서에서 노심용융(멜트다운, Melt Down)이 일어날 확률은 1만7천년에 한번 꼴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발했고 부분적인 멜트다운도 여러번 일어났으며 체르노빌에서는 전면적인 멜트다운이 발생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있을 수 있는 최악의 사고인 멜트다운을 제외하고 가장 중대한 사고로 간주되는 것은 원자력 산업계에 통칭 '로카'(LOCA)라고 불리우는 냉각수 상실사고이다. 냉각수가 상실되면 노심은 마치 물 없이 끓이는 압력솥(물론 이보다는 터무니 없이 온도와 압력이 높지만) 처럼 큰 위험이 발생한다.
 

'로카'는 냉각수 파이프가 파열되거나 밸브가 막히는 경우 또는 펌프의 고장으로 생기는데 이에 대비해서 가압경수로의 경우는 '비상노심냉각계통'(ECCS)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이 계통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지에는 논란이 많다. 일부 과학자들은 ECCS의 효과적인 작동여부가 컴퓨터의 계산만으로 예측된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다고 믿고 있다.
 

긴급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제어봉이 재빨리 노심에 파고들어와 연쇄반응을 정지시킨다. 이것을 '긴급정지'(Scramming)라고 하는데 체르노빌 사고때도 이것이 작동했다. 그러나 문제는 연쇄반응이 중단돼도 핵분열 생성물은 방사성 붕괴를 계속 일으켜 막대한 열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냉각수 공급에 이상이 있을 때 이 붕괴열은 핵연료를 녹이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이제까지 세계에서 일어난 중요한 원자력 사고를 들어보자.
 

1952년 캐나다 : 온타리오호 주변에 설치된 실험로 NRX에서 운전원이 제어봉 조작의 잘못으로 원자로 폭주 사태가 일어났다. 중수 냉각재의 투입으로 사태가 수습됐으나 천연우라늄의 일부가 용융됐다.
 

1957년 영국 : 윈드스케일의 원폭제조용 플루토늄 제조 원자로에서 화재가 나 11톤의 우라늄 연료가 타올랐다. 부분적 멜트다운 발생. 방사성 플루토늄 구름이 4백㎢ 넓이로 확산돼 영국은 물론 이웃나라까지 오염시켰다. 39명이 암으로 사망했으며 수백만ℓ의 우유가 폐기됐다. 원자로는 콘크리트로 밀봉됐다.
 

1958년 소련 : 우랄 산맥'키쉬팀'의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에서 폭발이 일어나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광대한 지역이 방사능으로 오염됐다. 당시 방사능 구름이 수백마일이나 퍼졌다고 하는데 현재까지도 촌락은 불탄채 내버려진 황무지 상태다.

1966년 미국 : 엔리코 페르미 증식로가 부분적으로 멜트다운을 일으켰다. 원인은 나트륨 냉각체계의 이상. 이 사실은 당시 공표되지 않다가 4년간의 수리작업 후 두번째 사고가 일어나 알려졌다.
 

1969년 스위스 : '루센스'원전의 압력튜브가 파열, 노심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다행히 원자로가 동굴 속에 있어 피해가 적었다.
 

1969년 프랑스 : '생로렌' 원전이 연료장전의 실수로 부분 멜트다운을 일으켜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됐다.
 

1979년 미국 : '드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에서 냉각수 누출사고로 부분적 멜트다운이 일어났다. 인근 주민 1백만명의 소개가 검토됐다. 방사능 제거비용은 1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재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1981년 일본 : '쯔루가' 원전에서 고장을 수선하다 45명의 근로자가 심한 피폭을 당했다.
 

1986년 미국 : '커맥기' 원전의 핵물질 실린더가 잘못 가열돼 폭발했다. 이 사고로 1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고 1백명이 부상당했다.
 

이상에서 든 사고는 모두 큰 규모의 것이며 사소한 사고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나라만 해도 78~85년 사이 1백22건의 원자로 발전정지 사고가 일어났다.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대부분의 큰 사고가 사소한 실수로 시작되며 잘못된 조작, 부주의 등 인간적 요인이 중요한 사고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1천㎿급 쌍동이 원전인 미국의 '브라운스 페리'에서는 1975년 단 한자루의 촛불로 사고가 났다. 공기누출을 알아보려 촛불을 켰는데 이것이 전선의 절연체를 녹여 안전장치 케이블의 거의 전부를 파괴했다. 이에 전기통제가 안돼 냉각수가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양초 한자루가 일으킨 사고로 1백만 달러의 피해가 났으며 1년동안의 수선이 필요했다.
 

멜트다운이 일어나는 과정
 

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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