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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나 사회에서 연구나 업무가 이뤄지는 과정은 어떤 모습일까. 공대를 졸업하고 한 전자회사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A씨. 상사에게 올릴 보고서를 제출하고, 기획서를 작성해 발표한다. 회의 때 지적된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한 내용을 서류로 작성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일이 ‘글쓰기’를 통해 진행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만들기까지 수많은 과정이 전부 쓰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정보기술(IT)시스템이 가 보급되면서 글쓰기는 더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e메일의 네트워크를 통한 ‘쓰기 대 쓰기’ 업무가 늘었기 때문이다.

글쓰기 포함한 의사소통력 필요


현실이 이렇다 보니 직장에서 글쓰기는 곧 경쟁력이다. 오른쪽 표는 미국에서 성공한 엔지니어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필요한 항목을 조사한 결과다. 1위부터 10위 사이에 글쓰기를 포함한 의사소통 항목이 4가지가 포함됐다. 이들에게 기술 자체와 관련된 능력보다 의사소통능력이 더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연구실에 소속돼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도 글쓰기는 중요하다. 연구비를 지원받으려면 국가나 기업을 상대로 연구계획서를 작성해서 설득하는 중대한 과정을 거친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받을 경우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작성해야 한다. 세금 납부자인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연구를 국가가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 계획서가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표현이 너무 전문적이라면 글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과학자의 글쓰기 의무’에는 다음의 항목이 강조된다.

새로운 개념을 개발하는 것만큼 이를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하라. 글을 읽는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중요함을 인식하라. 기술적인 사실을 명확하고 경제적으로 전달하라.


미래를 준비하는 글쓰기

사회에서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당장 대학 입시에 필요한 글쓰기만으로도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말이 쉽게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야를 조금만 멀리 옮겨 보면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금방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지식 정보의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산업시대에는 지식과 정보가 그 자체만으로 경쟁력이 됐지만, 정보화시대에는 인터넷에 접속한 뒤 엔터만 누르면 필요한 것이 다 나온다. 그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해졌다. 또 해당 정보의 중요한 시기가 한정돼 있으므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지식을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앞으로 도래할 생명공학(BT)시대에는 ‘컴맹’보다 더 무서운 ‘생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IT시대를 지나오며 화이트칼라 직종의 절반이 업무가 바뀌었는데, 앞으로는 직업이 변화하는 범위와 속도가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전망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조금만 방심해도 도태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미래를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이 ‘읽기’와 ‘쓰기’다. 많은 정보들 가운데 유용한 것을 찾아내고, 찾아낸 지식을 목적에 맞게 재구성하거나 창조적으로 해석해서 쓰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에서도 문제를 푸는 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많이 읽고 쓰는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에세이를 많이 써보고, 대학에서는 전공과 연계된 작문 훈련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공부가 재미없는 이유는 정답에 밑줄을 그어가며 달달 외우기 때문이다. 읽기와 쓰기에는 정답이 없다. 좋아하는 분야를 스스로 찾아서 글쓰기를 연습한다면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이공계 글쓰기의 현실을 직시하고 글쓰기를 나만의 필살기로 갖출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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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임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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