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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진학의 새 길, 과학중점학교

올해부터 과목별 중점학교의 일환으로 일반 고등학교의 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과학중점학교’가 실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난해 과학중점학교 시행계획을 발표하며 “우수 이공계 인력 및 인문사회계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며, 의약계열, 법학계열, 언론계열, 인문사회계열 인력 등도 과학중점학교를 통해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취지를 밝혔다. 과학중점학교는 일반고의 교육과정에 과학·수학 교육이 강화된 것이다. 과학고, 과학영재학교에서 과학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면, 과학중점학교는 연구원, 엔지니어 등 과학 전문 인력은 물론이고, 과학 소양이 필요한 사회 전반의 다양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교과부는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과학중점학교 지정을 원하는 학교들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전국 53곳의 학교를 지정했으며, 2012년까지는 총 1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반고보다 심화된 과학·수학 수업

그럼 과학중점학교에서는 과학, 수학 수업이 어떻게 이뤄질까. 과학중점학교는 과학·수학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최소 4개 이상의 과학교실과 2개 이상의 수학교실을 갖춰, 특화된 과학·수학 수업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특화수업이 가능하도록 과학고 근무경력이 있는 교원이 우선적으로 배치되며,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시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1학년 때는 공통 교육과정을 들으며, 재량활동 시간의 과학·수학 심화학습, 비교과 시간의 과학 체험학습 등 다양한 과학 관련 수업을 받는다. 공통 교육과정은 과학교양과목으로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의 역사, 과학과 수학, 전통과학, 글로벌 이슈와 과학과 같이 과학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비교과 활동으로는 과학·수학 리더십 프로그램, 과학전람회, 과학·수학 탐구 발표대회에 참가하고, 이러한 내용을 개인별 포트폴리오로 작성해 차후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하게 된다.

2, 3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과학중점과정, 혹은 일반과정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이때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하면, 2~3학년 2년간 물리 I·II, 화학 I·II, 생물 I·II, 지구과학 I·II의 8과목과 전문·융합 과목 3과목의 총 11과목을 배울 수 있다.

과학계열 전문교과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각 과목의 실험을 비롯해 과학사, 전자 과학, 정보 과학, 고급 수학, 과제 연구, 환경 과학, 현대 과학과 기술, 과학 철학 등 20개 교과를 말한다. 융합과목은 인간과 자연,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과 예술을 비롯해 인문학, 예술, 사회과학의 다양한 영역과 과학 간의 상호 관계를 학습하는 과목으로 구성된다.

수학은 학급을 나눠 수준별 수업을 한다. 보충, 기본, 심화와 같이 학급을 나눠 수준과 능력에 맞게 맞춤식 지도를 실시한다.

선지원 후추첨 방식 선발

과학중점학교는 현재 전국에 53개교가 선정돼 있으며, 선발인원은 2009학년도 고1 학생 수를 기준으로 약 2만2000명이다. 이는 전국 과학고, 과학영재학교 선발인원(1723명)의 약 13배, 전국 20개의 자율형사립고 선발인원(7460명)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과학중점학교는 특목고, 자율형사립고와 같은 특수 고등학교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서울에는 대진고, 신도림고, 휘경여고, 창동고 등 10개고에서 4665명을 선발한다.

2010학년도 고교 선택제의 경우 11개 학군 가운데 2개 학군에서 과학중점학교의 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강남구, 서초구 학군의 경우 서울고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으며, 구로구, 영등포구, 금천구에서도 신도림고의 경쟁률이 약 11대 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진학실적과 같은 학교 인지도뿐 아니라 과학중점학교 선정으로 인한 커리큘럼의 변화, 대입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가 과학중점학교의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으리라 예상된다”며, “고교 입시가 다양화되면서 과학중점학교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중점학교의 학생 선발은 평준화 지역의 경우 별도 지원자격 또는 선발시험이 없다. 일반고와 동일하게 선지원한 후 추첨 방식을 통해 선발하며, 과학중점과정을 지원한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 따라서 특목고, 자율형사립고에 지원하더라도 탈락하면 과학중점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비평준화 지역은 해당 지역의 고교 선발기준에 따라 학생을 선발한다.

대학 진학에 유리한 점

그렇다면 과학중점학교 진학이 어떤 점에서 유리할까. 현재 고등학교 3년간 전 과목 대비 과학·수학 과목 이수 비율은 과학고, 과학영재학교의 경우 60%, 일반고 이과과정의 경우 30%다. 이에 비해 과학중점학교는 과학·수학 과목의 비율이 40~50%로 일반고에 비해 심화된 과학·수학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교과부 창의인재육성과 최정례 교육연구사는 “기존에 입시 위주로 과학을 선택해 들었던 데 비해, 과학중점학교에서는 심화된 과학·수학 학습이 가능하다”며 “이공계 진학을 고려한 학생들이 탄탄한 기초를 준비하는 데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학 입시의 특기자 전형이나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함에 있어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먼저 서울대 2010학년도 자연계 특기자전형 지원 자격을 살펴보면, 수학 또는 과학 분야 학업능력이 우수하고 모집단위 관련 분야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수험생이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연세대 2010학년도 글로벌리더전형 지원 자격에는 과학·수학 전문교과 이수단위 15단위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으며, 고려대 2010학년도 과학영재전형 지원 자격은 과학 전문교과 이수자로 명시돼 있다.

이러한 자격 요건들은 기존의 과학고, 과학영재학교 졸업생만 해당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과학중점학교에서도 전문교과를 잘 활용하면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기본적으로 과학 전문교과 2단위씩 2과목과 융합과목 1과목을 이수하게 돼 있으며, 각 학교별 재량으로 과목 수 조정이 가능하다.

또한 과학중점학교에서 배우는 심화된 과학교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경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일반적인 교과수업 외에 과학 체험 학습과 과학교양과목 수업과 같이 폭넓은 과학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적성 계발의 의지로 이어지므로, 입학사정관 전형 시 자신의 열정과 꿈을 표현하는 데 좋은 근거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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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일반고, 과학중점학교 비교

구체적으로 과학고(과학영재학교 포함)와 과학중점학교와 일반 고등학교를 비교해보자. 우선 과학중점학교는 과학 전문 인력뿐 아니라 과학에 대한 소양을 지닌 시민의 양성을 목표로 한다. 과학에 대한 실질적인 성취 능력보다는 과학에 대한 흥미와 적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점이다. 또한 까다로운 입시 전형을 준비해야 하는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와 달리,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다.

비교과 활동을 살펴보면,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는 R&E를 비롯해 과학연구 활동에 치중하는 데 비해, 과학중점학교는 과학탐구 및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과학중점과정 이외의 학생에게도 과학소양을 함양시키는 과정을 두고 있다. 과학고 졸업생은 이공계열 과학자, 과학기술자 등 과학 전문직으로 진출하며, 과학중점학교는 이공계통 진출과 더불어 변리사, 과학전문기자, 환경 전문가와 같이 통섭적 직업군으로 진로를 준비할 수 있다.

과학중점학교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

고등학교 입시가 세분화되면서 특수 고등학교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연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과학고, 과학영재학교 외에도 이공계 대학 진학 실적이 우수한 자립형사립고나 자율형사립고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중학생이 많다. 그러나 이들 학교는 선발 인원의 제한이 있고 평가 전형을 거치므로 경쟁이 치열하다. 그에 비해 과학중점학교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강화된 과학·수학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처음 운영되는 만큼 진학을 결정할 때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현재 신입생이 2학년 과정으로 올라가는 내년부터 과학중점학급이 꾸려져 본격적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교원이 확충되는 세부계획이 실행될 전망이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할 학교가 탄탄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지, 학업 성취도와 진학 실적이 어떠한지를 살펴보고 판단하도록 한다.

또한 과학에 대한 자신의 적성을 점검해 선택해야 한다. 과학중점학교는 별도의 시험을 거치지 않고 추첨방식으로 입학할 수 있으므로,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다. 입학 후 2학년 진학 시 일반과정와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고자 할 경우 단순히 흥미만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과학·수학에 대한 적성이 맞고 기초 실력도 뒷받침될 때, 과학중점학교의 장점을 향후 진로에까지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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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종림 기자 도움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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