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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빛도 찍는 초고속 카메라

지난해 12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에서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1초에 무려 1조 프레임을 찍을 수 있다는 초고속 카메라, 펨토 포토그래피다. 1초에 수만 프레임이면 날아가는 총알을 찍을 수 있는데, 이 카메라는 날아가는 빛까지 찍을 수 있다.

펨토 포토그래피는 티타늄-사파이어 레이저를 이용한다(➊). 레이저는 두 갈래로 나뉘어 한 줄기는 동기화용 감지기로(➋), 다른 한 줄기는 대상에서 반사된 뒤(➌) 카메라로 들어온다(➍). 연구팀은 ‘스트리크 카메라’를 이용했는데, 이 카메라에는 일반 카메라와 달리 센서가 480개 들어 있다.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은 먼저 거울 두 개에서 반사된 뒤 렌즈로 들어온다.

한 번에 2차원 영상을 찍는 일반 카메라와 달리 이 카메라는 한 번 찍을 때 가로 480픽셀, 세로 1픽셀인 1차원 영상을 찍는다. 빛이 약해서 한 줄을 찍을 때도 수십 차례 찍어서 합성한다. 전체를 찍으려면 찍는 부분을 세로로 움직이면서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 때 두 거울 중 하나가 천천히 돌아가며 찍는 부분을 세로 방향으로 움직인다.

넓은 영역을 서치라이트로 한 줄씩 훑어보는 광경을 상상해 보자. 서치라이트가 비추는 영역을 한 점이라고 생각하면 가로로 훑어서 한 줄의 영상을 찍고, 또 조금 내려서 한 줄을 찍는 과정을 반복해 넓은 영상을 얻는 식이다. 영상을 한 번에 찍을 수 없어서 정지한 물체나 똑같이 반복할 수 있는 모습만 찍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날아가는 빛을 찍을 때는 빛의 발사 시각과 찍는 시각을 정확하게 동기화한 뒤에 반복해서 찍는다.

이 기술은 모퉁이를 돌아서 보이지 않는 곳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연구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연구책임자인 라메쉬 라스카 교수는 “프레임이 아주 높아 원하는 곳에서 온 광자를 골라 볼 수 있기 때문에 구불구불한 혈관이나 내장 안을 보는 내시경에 응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2월 과학동아 정보

  • 유태준 고등광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정태문 고등광기술연구소 초강력레이저연구실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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