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광합성 과정을 본뜬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가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이 연구결과는 응용물리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 7월호에 실렸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마이클 마하비즈 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미시간대 연구팀은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일으키는 증산작용과 모세관 현상에 주목했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태양에너지를 고정해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는 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뿌리에서 잎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잎에서 일어나는 증산 작용이다. 물이 잎의 기공에서 대기 중으로 증발하면서 아래에 있는 물 분자를 끌어올리는 모세관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미세한 유리관으로 구성된 물관을 가진 인공 나뭇잎을 만들었다. 인공 나뭇잎 끝에 연결된 유리관은 식물의 기공처럼 열려 있어 태양광을 받자 증산 작용을 일으켰고, 초속 1.5cm의 속도로 물을 끌어올렸다.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팀은 줄기에 있는 물관 벽에 금속판 1쌍으로 된 축전기를 연결했다. 축전기는 전자회로에서 전하를 모아 충전하는 장치로, 양전하와 음전하로 대전된 금속판을 전극으로 하고 그 사이에 절연체를 넣어 만든다.
연구팀이 물관에 주기적으로 공기방울을 집어넣자 공기방울은 금속판 사이를 지나가면서
약 2~5μV(마이크로볼트, 1μV=10-6V)의 전압을 갖는 전류를 발생시켰다. 마하비즈 교수는 “공기와 물의 전기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공기방울을 포함한 물방울이 금속판 사이를 통과하면 금속판의 자유전자들을 이동하게 만들어 전류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속판 1cm3당 약 2μW(마이크로와트, 1μW=10-6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마하비즈 교수는 “아직까지는 전류의 세기가 약해 MP3 플레이어 하나를 작동시키기도 어렵지만 전력생산 효율을 높인 뒤 인공 나뭇잎의 수를 늘리면 실생활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