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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떠오른 중요한 이슈는 자연계 논술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배출됐고 올해는 소형우주발사체 KSLV-1 발사와 제60회 국제우주대회(IAC) 개최 등 굵직한 우주산업이 계획돼 있다. 최근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MTEL(멤스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메가 번개 관측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번 호에서는 논술시험 문제로 출제 가능성이 있는 MTEL(멤스 우주망원경)에 대해 알아보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바늘구멍 사진기의 원리 : 바늘구멍 사진기는 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을 받아 들여 촬영한다. 이 사진기는 두 개의 상자로 이뤄지는데 겉 상자는 작은 구멍을 뚫어 빛을 모으는 집광부의 역할을 하고, 속 상자에 필름을 놓고 촬영한다. 초점거리는 속 상자를 앞뒤로 이동하면서 조정한다. 조리개가 없기 때문에 손으로 가리거나 적당한 마개를 사용해 노출 시간을 조절한다.

바늘구멍 사진기의 발명 :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와 유클리드는 바구니에 있는 작은 홈으로 빛이 들어와 바구니 밖의 풍경을 거꾸로 비춰주는 현상을 관찰했다. 당시에 그리스인들은 눈에서 빛이 나와 사물에 닿기 때문에 사물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구니에서와 같은 현상들을 관찰하면서 눈이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사물의 상이 눈에 맺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기원전 5세기 무렵 중국의 사상가였던 묵경은 자신의 저서에서 “바늘구멍을 통과한 상이 거울을 보듯 뒤집혀 보인다”고 기록했다. 송나라의 학자 심괄은 원시적인 형태의 카메라를 만들어 기하학적이고 정량적인 시험을 했다. 13세 무렵 로저 베이컨 역시 바늘구멍 사진기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이븐 알 하이삼도 카메라를 통과한 상이 뒤집혀 보인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바늘구멍 사진기는 일식을 안전하게 관찰하는 방법으로 널리 사용됐다.
- 바늘구멍 사진기: 위키백과

(나) 번개를 사진에 담으려면 광각렌즈(시야가 넓은 렌즈)를 하늘로 향하고 조리개를 열어둔 채 번개가 ‘걸려들기’를 기다려야 한다. 렌즈 시야가 넓을수록 번개가 걸려들 확률은 높다. 하지만 그만큼 번개가 전체 화면에서 작게 찍히기 때문에 번개를 자세히 담기는 어렵다. “만약 번개가 치는 순간 재빨리 번개 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자동으로 돌리는 카메라가 있다면 번개를 마냥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겁니다. 물론 이때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돌리면 번개의 특정 부분만 크게 확대해서 찍을 수도 있겠죠.”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마이크로 전자기계시스템, 멤스) 우주망원경 연구단을 이끄는 이화여대 물리학과 박일흥 교수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 박 교수는 ‘극소형 멤스 우주망원경’(MEMS Telescope for Extreme Lightning, 이하 MTEL)으로 번개를 추적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번개도 보통 번개가 아니다. 보통 번개보다 더 크고 강력한 ‘메가번개’다. 메가번개는 고층 대기에서 발생해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뻗는 초대형 방전 현상이다. 오래전부터 비행사들이 자주 목격했지만 구름 위에서 발생하는 번개는 ‘이상한’ 현상으로만 취급받다가 과학계에서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연구단이 개발한 MTEL은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메가번개를 추적한다. MTEL이 메가번개를 잡아내는 비결은 망원경에서 넓은 영역을 감시하는 부분과 메가번개가 발생했을 때 확대해서 찍는 부분을 분리한 데 있다. 즉 일정한 영역을 감시하다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가 나타나면, 망원경 전체가 아닌 망원경 안의 반사경이 순식간에 각도를 바꿔 메가번개가 발생한 곳을 포착한다.

MTEL에는 초점거리가 다른 반사경이 2개 있다. 초점거리가 짧은 반사경(현상 포착 반사경)은 시야가 넓어 광범위한 영역에서 순식간에 일어나는 현상을 포착해 추적할 수 있다. 한 번에 감시하는 영역은 가로, 세로 160km에 이른다. 경기도만 한 영역을 한눈에 살피고 있는 셈이다. 이 영역에서 메가번개 같은 섬광현상이 일어나면 초점거리가 짧은 반사경으로 빛이 나온 곳의 위치(좌표)를 파악할 수 있다. 그 다음 초점거리가 긴 반사경(확대 추적 반사경)을 번개가 친 곳을 향해 재빨리 움직여 촬영한다. 이때 16배율로 확대해 가로, 세로 40km 영역을 찍을 수 있다. 박 교수는 “MTEL로 메가번개를 포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0005초”라며 “이렇게 빨리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는 비밀은 깨알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 거울에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MEMS 기술을 이용해 가로, 세로가 0.3mm인 마이크로 거울 256개로 현상 포착 반사경(실리콘 칩)을 제작했다. 실리콘 칩에 메가번개의 위치 정보가 들어오면 실리콘 칩에 장착된 마이크로 거울들이 제각각 재빨리 움직여 메가번개가 있는 쪽으로 향한다. 반사경으로 포착한 빛은 64픽셀의 광센서에 찍힌다.
-과학동아 2009년 03월호 ‘깨알보다 작은 마이크로 거울로 메가번개 잡는다’

1)바늘구멍 사진기로 만들어낸 두 개의 상이 있다. 상 ⓐ는 흐릿하지만 상 ⓑ는 ⓐ에 비해 또렷하다. 상 111ⓑ와 같이 또렷한 상을 스크린에 만들기 위한 조건을 서술하시오.
- 출처:Hecht 원저, 장수 조재흥 외 공역, 광학, 대웅(1996) p290

2)아래 그림은 MTEL의 구조와 작동 과정을 간단하게 나타낸 그림이다. 광센서와 현상 포착 반사경의 222거리가 광센서와 확대 추적 반사경의 거리에 비해 더 짧은 이유를 설명하시오. (단, 반사경은 대기의 한 점으로부터 방출된 빛 중, MTEL의 창을 통과해 스크린에 가장 작은 상을 만드는 빛이 모이는 점에 MTEL 창의 법선과 반사경의 법선이 θ0을 이루며 놓여 있다. 또한 광센서부의 크기는 동일하다).


전문가 클리닉
1) 이 논제는 공통과학 과정에서는 파동에너지, 물리I 과정에서는 빛과 파동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빛이 파동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빛의 진행방향에 따라 바늘구멍 사진기에 어떻게 상이 생길지 예상해봅니다.

2) 파동의 주요한 성질인 반사를 고려해 주어진 상황에서 빛이 어떻게 이동할지 기하학적으로 구조화해봅니다.

예시답안
1) 물체의 한 점에서 발생(반사 혹은 발광)한 빛을 광원으로 생각해보자. 광원에서 발생한 빛은 파동이 원의 형태를 이루며 퍼져나가는 구면파의 형태로 바늘구멍 사진기에 도착한다. 구멍을 통과한 빛은 계속 진행해 스크린에 상을 만든다. 상의 크기, 바늘구멍 사진기, 물체와의 거리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g는 상 e와 상 f의 길이의 차에서 절반에 해당한다. △ABC와 △ADE는 서로 닮음이므로
R=2r=R+d:g
g=2r(R+d)/R
또렷한 상이란 한 점에서 발생한 빛이 스크린에 좁은 영역에 도착해 스크린에 만들어지는 상의 크기와 유사한 경우(e∼f)다. 이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R+d∼R이거나 r이 매우 작아야 한다. 그러나 r이 너무 작아지면 빛이 회절하므로 오히려 g값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R+d∼R인 상황이라면 r이 감소함에 따라 g도 감소하겠지만, 회절하지 않는 한계에서 r을 조절해야 또렷한 상을 얻을 수 있다.

2) 현상 포착 반사경과 확대 추적 반사경에서 광선 a와 b가 입사해 반사되는 과정이 아래 <그림 4>, <그림 5>과 같다.


a와 b가 입사 때 이루는 각도를 θT라 할 때 a의 반사경에 대한 입사각은 θTT/2이며 b는 θTT/2이다. 반사에 법칙에 따르면 입사각과 반사각은 동일하다. 그러므로 반사경에 의해서 반사되어 광센서부로 향하는 빛 a, b가 이루는 각은 θ는 θT로 입사광과 동일하다.

반사확대 추적 반사경의 경우도 동일한 논리에 의해서 θ는 θz로 입사광과 동일하며 θT>θz이다. 두 광선이 동일한 크기의 광센서에 도착하여 상을 형성하는 경우는 아래 그림과 같다.

광센서부 전체를 모두 이용하기 위해서는 센서부와 확대 추적 반사경의 길이가 현상 포착 반사경과 센서부 사이의 길이보다 더 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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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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