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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절의 기후는 어떻게 바뀌어지는가?

여름엔 열대, 겨울엔 한대의 특수한 기후 대륙성 기후를 다소 완화시켜 주는 3면의 바다

기후의 특색과 4계절
 

여름풍경
 

지구상의 기후를 한마디로 말하면 북극지방은 몹시 춥고 열대지방은 몹시 더우며 그 중간지대의 기후는 천태만상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는 열대도 아니며 한대에도 속하지 않는다. 넓은 의미로 볼 때 온대의 나라이다. 그러나 온대라고 하더라도 지구상의 다른 온대지역의 기후와는 많은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기온으로 볼 때 한반도의 기후는 여름은 열대, 겨울은 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년을 통한 기온의 차가 매우 심하다. 일년 중 가장 더운 달인 8월의 평균기온은 섭씨 25도를 넘으며 평균최고기온은 30도를 넘어 완전한 열대기온을 이룬다. 한편 일년중 가장 추운 달인 1월의 평균기온은 남해안 이남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이 영하권에 속하며 평균최저기온은 중강진이 영하21도까지 내려가 한대의 혹한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한반도 기후의 특색중 하나는 여름은 몹시 덥고 겨울은 몹시 춥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한반도에서는 지구상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기후중에 건조기후를 경험할 수가 없다. 강수량은 개마고원과 영남대륙의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이 1천mm를 넘는다. 이것은 전세계 평균강수량 7백50mm보다 훨씬 큰 값이다. 전국에서 강수량이 제일 많은 곳은 제주도의 서귀포로 연 강수량은 1천7백18.2mm(1951~80년 평균)이다. 이같은 양은 세계적인 최다우지역(3천~9천mm)에는 비할 바 못되나 상당한 양으로 강수량의 면에서 우리나라는 습윤기후(濕潤氣候) 지역에 속한다.

 

세번째 특색으로는 4계절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계절은 일년을 주기로 변화하는 시각적인 기후현상이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이 뚜렷할 뿐 아니라 계절에 따른 기후변화가 심하다.
 

여름철에는 열대와 같이 연일 열대야(熱帯夜)가 계속되는 고온다습한 성하계가 이루어지는가 하면 겨울철에는 간헐적으로 한파가 휘몰아치는 혹한이 나타난다. 또한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해를 가져오는 장마와 태풍의 계절이 나타나는가 하면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화창한 봄, 높푸른 맑은 하늘의 상쾌한 가을이 있다. 그러나 같은 계절에도 나타나는 천후는 한결같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일정한 리듬을 이루어 겨울철에는 삼한사온과 같은 기온의 승강현상, 지루한 장마철이나 무더운 한여름중에는 계절의 휴식현상 등이 나타난다.
 

네번째로 우리나라의 기후를 이야기 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단에 위치한 한반도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대륙적인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동위도의 지구상 다른 지역에 비하여 겨울기온이 특히 낮다. 기온의 연교차가 큰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동해나 남해, 황해는 대륙성기후를 어느 정도 완화시켜  제주도나 울릉도를 비롯한 도서지역에는 해양성기후에 가까운 기후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반도의 길이가 1천여km에 달하고 그 위를 척량산맥이 남북으로 달리고 있어 반도의 남단과 북단, 동안과 서안 사이에는 상당한 기후의 차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은 기후조건은 식생에 잘 반영되어 식생분포의 뚜렷한 지역차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가을 풍경


변덕스런 봄날씨와 이동성고기압
 

이른봄이 되면 겨울동안 맹위를 떨치던 시베리아 고기압은 약화되고 그 일부는 분리·변질되어 양자강을 중심으로 비교적 따뜻한 기단을 형성한다. 이것이 양자강기단으로 봄철의 우리나라 천후를 지배하는 이동성고기압이 된다. 이동성고기압은 비교적 따뜻하며 이때는 일조량도 증가하여 이 고기압이 통과할 때는 날씨가 맑고 기온은 올라간다. 그러나 봄철기온은 높아지나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낮아 일교차가 큰 것이 특색이다. 이른 봄에는 간간이 시베리아기단이 되살아나서 꽃샘추위가 나타나기도 하고 황사현상도 있게 된다.
 

황사현상은 고비사막이나 화북지방과 같은 아시아대륙의 건조지역에서 고층으로 불려올라간 황진이 강한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서 생기는 것이다. 봄철에는 황사현상과 함께 강한 바람이 자주 불게 되는데 이는 잦은 저기압의 통과와 북서풍 외에 지표층과 상층기층간의 온도차로 인해 발생하는 난류 때문이다.
 

한편 이른봄 이후의 봄날씨는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이 대체로 일주일을 주기로 교대로 통과하므로 화창한 날과 궂은 날이 번갈아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이룬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5월은 온갖 꽃들이 만개하며 신록이 싱그러운 계절이기는 하나 해에 따라서는 봄철가뭄이 들기도 한다.
 

봄철가뭄은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띠를 이룬 대상(帯狀)으로 장기간 정체하거나 북태평양 기단이 때이르게 복상하여 발생한다. 이 봄철가뭄이 초여름까지 계속되고 장마도 늦어지는 해에는 극심한 한발이 된다. 통계에 의하면 초여름 한발은 5~6년 주기가 우세하다.

 

장마와 집중호우
 

초여름에 나타나는 장마는 여름 우계의 주역으로 이때 내리는 비가 연강수량의 상당량을 차지한다. 장마철의 전후는 흐리고 기온과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으며 강우의 지속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장마는 우리나라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장마전선대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 장마전선대는 남쪽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기단과 북쪽의 고위도기단 사이에 형성된다.
 

고위도기단으로는 냉량다습한 오호츠크해기단과 비교적 습도가 적은 대륙기단의 두 종류가 있다. 장마철은 대체로 6월 24일경, 빠른 해에는 6월 15일경 시작되어 약 한달간 지속된다. 장마기간중에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리나 간간이 장마휴식이라고 하는 맑은 날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장마전선대의 남북진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장마철에는 집중호우현상이 도처에 자주 발생하여 홍수해나 산사태를 일으킨다. 집중호우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집중되는 비를 가리키며 우리나라에서는 일강수량 80mm이상을 집중호우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집중호우시에는 장마전선대의 남쪽과 남서쪽, 북태평양과 동지나해상에 풍부한 수증기 공급원이 형성되고 고도 약 3천m(7백mb고도)층에는 하층제트라고 하는 강한 남서기류(습설이라고도 함)가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복더위와 북태평양고기압
 

장마전선이 만주지방으로 북상하면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기단)이 지배하는 성하계가 된다. 성하계에는 일 최고기온은 섭씨 30도를 넘고 일최저기온은 25도를 넘는 이른바 열대야가 나타나 열대기후를 능가하는 삼복 무더위가 지속된다. 연중 최고기온은 이때 나타나며 해에 따라서는 북태평양기단의 세력이 이상적으로 강하여 한여름 가뭄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여름 무더위 중에도 간간이 전선이나 태풍의 통과로 성하의 휴식현상이 나타나 무더위를 가셔주기도 한다.
 

8월은 태풍의 계절이기도 하다. 태풍은 동부아시아에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열대성저기압으로 필리핀 근해의 열대해상에서 발생하여 북태평양고기압의 연변을 돌아 북상한다. 태풍의 진로가 대체로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므로 우리나라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가장 북상한 8월에서 9월초에 태풍의 내습빈도가 높다. 태풍은 그 중심과 주변과의 심한 기압차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기의 강한 소용돌이이므로 초속 수십m의 강풍과 상승기류에 의한 폭우를 동반한다.

 

높푸른 가을하늘과 이동성고기압
 

8월말 이후가 되면 삼복더위를 가져왔던 북태평양기단은 물러가고 시베리아대륙 내부에 형성된 고기압으로부터 분리된 이동성 고기압이 남하하기 시작한다. 이때 만주까지 북상했던 장마전선은 다시 남하하여 초가을 장마를 가져온다. 초가을장마는 초여름장마에 비하여 그 활동이 매우 미약하여 해에 따라서는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의 슈우린(秋霖, 가을장마)의 영향을 받기 쉬운 제주도와 남해안지방에서는 초가을장마의 빈도가 비교적 높다. 봄철과 마찬가지로 가을에도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통과하여 맑은 날과 궂은 날이 번갈아 나타난다. 그러나 가을철에는 봄철과 달라 저기압이 통과한 후에는 기온이 떨어져 가을비는 겨울을 재촉하는 전령이 된다. 가을하늘이 맑고 공기가 상쾌한 것은 대륙으로부터 이동해오는 고기압이 냉량건조하기 때문이다.

 

북서계절풍과 한파
 

겨울은 한랭건조한 시베리아기단이 천후를 지배하는 계절이다. 시베리아의 바이칼호 부근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시베리아기단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고기압으로 그 중심은 1천 50여mb, 기온은 영하 30~40도에 달하기도 한다.
 

이토록 강한 시베리아고기압으로부터 불어나오는 북서계절풍은 이른바 서고동저형 기압배치 즉, 한반도의 서쪽에 강한 고기압, 동쪽에 발달한 저기압이 위치하여 양자 사이의 기압경도력이 클수록 강해진다. 한겨울에 수차례 내습하는 한파는 이렇게 발생하는 북서계절풍에 의해 나타난다.
 

그러나 겨울철의 천후도 추위만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고 3한4온과 같은 계절의 리듬을 이루어 겨울을 지내기 수월하게 한다. 3한4온은 북서계절풍의 주기적인 성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나 통계에 의하면 반드시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한 7일주기보다는 크고 작은 주기의 파동이 간단없이 되풀이되는 것임이 밝혀졌다.
 

특히 강도가 강한 한파일수록 10~13일 주기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한파는 한파특이일이라고 하는 일정한 날(歷日)을 중심으로 높은 출현빈도를 나타낸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한파특이일은 11월 11일, 28일, 12월 19일, 29일, 1월 6일, 16일, 23일, 2월 1일, 11일 등이다.

 

제주도와 울릉도의 해양성기후

 

제주도는 피한지, 울릉도는 피서지의 기후특성을 보인다
 

남해와 동해상에 각각 위치한 제주도와 울릉도는 바다의 영향으로 반도부와는 달리 해양성에 가까운 기후가 나타난다. 해양성기후란 대륙성기후와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연간 기온의 차가 작은 기후를 말한다.
 

어떤 기후가 대륙성인가 해양성인가를 판단하는 데는 대륙도라는 기후지수를 사용하는데, 대륙도의 산출방법에는 몇가지가 있다. 그중 '고르진스키'의 식은 K=1.7A/sinθ=20.4이다. (A=기온연교차, θ는 위도)

즉, 대륙도(K)는 그 지점에 있어서 연교차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대륙성기후가 나타나는 대륙 내부에서는 K값이 1백, 전형적인 해양성기후가 나타나는 해양상에서는 -12가 된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대륙도는 중강진이 91.3으로 제일 크고, 서울이 59.9, 제주가 44.8, 울릉도가 43.8이다. 그러므로 대륙도로 볼 때 제주도와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양성의 기후를 띠고 있는 곳이다. 그러면 이들 지역의 기후의 특색은 어떠한가.
 

첫째로 기온을 보면 제주도와 울릉도는 가장 추운 1월의 평균기온이 각각 섭씨 5.2도와 0.7도로 온난한 겨울기온을 이룬다. 이들지역에 육지부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가지 난대성식물이 자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여름기온은 제주도는 가장 더운 8월의 평균 기온이 육지부와 별 차 없으나 울릉도는 23.7도로서 다른 지역에 비하여 2~3도 낮다. 특히 평균 일최고기온이 울릉도는 26.8도로 3~4도나 낮아 무더위가 없는 서늘한 기후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제주도는 겨울철의 피한지, 울릉도는 여름철의 피서지로 적합한 곳이다.
 

둘째로 강수량을 보면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최다우지로 서귀포의 연강수량이 1천7백18.2mm, 제주도가 1천4백40.0mm이다. 같은 제주도에서 서귀포와 제주 사이에 강수량의 차이가 큰 것은 한라산의 지형적인 영향 때문이다. 또 장마철이나 태풍시 동지나 해상으로부터 습기를 많이 포함한 남서기류의 유입으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한다.
 

같은 도서이나 동해상에 위치한 울릉도의 강수는 제주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겨울철 강수량이 여름철 강수량보다 많은 곳이다. 연강수량이 1천3백67.4mm, 겨울 강수량은 3백76.7mm(여름 강수량 3백68.9mm)이다. 이는 겨울의 눈 때문이다. 울릉도는 최다설지로 1962년 1월31일에 하루 최심적설량 2.9m를 기록한 일이 있다. 이와 같이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이유는 북서계절풍이 동해로부터 많은 수증기를 공급받아 지형성 강설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밖에 울릉도는 저기압이 통과하거나 북동쪽이 불 때도 눈이 많이 내린다.
 

세째로 제주도와 울릉도는 바람이 많은 곳이다. 이들 지역이 일년을 통해 바람이 많은 것은 망망 대해상의 섬이기 때문이다. 해양상의 섬지방은 주위 지형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압배치상의 작은 변화만 있어도 바람을 타기 쉽다. 제주도에서 바람이 많은 계절은 겨울 반년으로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직접 받아 바람이 강하다. 같은 제주도안에서도 남제주는 북제주에 비해 겨울바람이 약한데 이는 한라산이 방풍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 결과 겨울기온은 서귀포가 제주보다 약 1도가 높다.
 

제주도는 겨울바람뿐만 아니라 여름바람도 강한 곳이다. 특히 태풍철이면 우리나라에서 태풍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다. 85년 여름에는 태풍의 피해를 여섯번이나 입었다. 이는 제주도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울릉도도 제주도와 같이 망망한 해상에 돌출한 섬이므로 각 계절마다 여러 방향의 바람을 많이 탄다.
 

바람이 센 제주도의 초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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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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