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은 사람과 수면 패턴이 비슷한 곤충인 초파리를 이용해 잠과 기억력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실험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파리는 뇌 신경세포 사이에서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에 기억력을 담당하는 단백질을 쌓아 놓는다. 시냅스가 일종의 기억력 저장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 소속의 위스콘신대 의대 키아라 시렐리 박사는 “초파리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기억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처리했던 시냅스는 잠을 자기 전보다 약해졌고, 정보량이 적었던 시냅스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것은 잠을 자는 동안 자기 전에 기억하고 있던 내용 일부분을 잊어버리고, 중요하지 않은 기억은 아예 지워버린다는 뜻이다.
이미 저장돼 있던 기억을 없애면 빈 공간이 생겨 자고 일어났을 때 새로운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 컴퓨터에서 ‘디스크 정리’로 필요 없는 임시저장 파일을 지우는 일과 비슷하다.
워싱턴대 의대 폴 쇼 박사는 “잠을 깊이 자지 못하면 중요한 기억을 저장하고 불필요한 기억을 삭제하는 기능이 약해진다“며 “고민이 많더라도 일단 잠을 깊이 자야 다음날 뇌가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