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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유전법칙의 기본, 멘델부터 모건까지

Q1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다윈은 진화생물학을 현대 과학의 주춧돌로 발전시킨 19세기의 위대한 과학자다. 그가 그와 같은 위대한 학설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유전원리에 관한 기본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지식은 당시 다른 사람들에 비해 크게 앞선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유전메커니즘에 관한 그의 생각은 대부분 잘못된 것이었다.

다윈은 당시 크게 유행한 융합유전(blending inheritance)을 믿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잉크를 섞었을 때 이들이 융합된 다른 색깔이 나타나듯 어버이의 혈액 혹은 유전형질(hereditary trait)이 자손에 융합돼 나타난다고 믿었다. 융합설은 키나 몸무게 같은 일부 형질에는 맞는 것 같이 보였으나 기타 여러 가지 형질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었다.

(나) 그레고어 멘델은 21세에 브르노의 아우구스티누스파 수도원에 들어갔다. 그는 수도원장의 추천으로 빈 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배웠다. 다른 생물학자들과 달리 멘델은 유전에 관한 문제를 정량적으로 접근했다. 예를 들어 붉은 꽃과 흰 꽃을 교배시켰더니 붉은 꽃도 나오고 흰 꽃도 나왔다면 그 사실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몇 송이씩 나왔는지 개체수를 기록하는 식이었다. 실제로 그 비율은 중요하다. 하지만 당시 과학계는 멘델의 결과를 무시했다.

멘델은 부모에게서 자손으로 전달되는 특정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것은 나중에 ‘유전자’라고 정의됐다). 그는 이런 요소들이 양쪽 부모에게서 하나씩 물려받아 쌍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멘델의 연구결과는 어떤 물리적인 대상이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전달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 1902년 컬럼비아 의대생 월터 서턴은 ‘염색체’가 멘델이 말한 수수께끼 인자와 일치하는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턴은 염색체들이 멘델이 말한 것처럼 항상 둘씩 짝을 짓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서턴은 메뚜기의 정자 염색체를 보고 생식세포의 염색체들만 쌍을 이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의 테오도어 보베리도 서턴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의 연구에는 ‘서턴-보베리의 염색체 유전이론’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멘델이 주장한 유전이 현미경으로 증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라) 모든 사람들이 서턴-보베리의 이론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같은 컬럼비아 대학의 토마스 헌트 모건도 그 의견에 회의적인 사람 중 하나였다. 그는 끈 같은 모양을 가진 염색체들이 어떻게 유전자를 담고 있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건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정상 눈(빨간색)을 가진 초파리와 돌연변이 눈(흰색)을 가진 초파리를 관찰하며 돌연변이 눈을 가진 초파리가 대부분 수컷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수컷은 염색체가 한 개 뿐이고 암컷은 두 개였다. 결국 모건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염색체 한 개에 대응시켜 서턴-보베리의 이론을 입증한 것이다. 모건은 초파리의 연구를 통해 서로 연관된 유전자에 대해 알아냈으며, 유전자의 교차현상을 관찰하며 유전자의 상대적 거리와 교차가 발생할 확률의 관계를 확인했다.

1) 멘델은 완두를 이용한 유전 실험에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멘델이 주장한 유전인자가 염색체에 존재함을 설명하라.
① 한 개체는 한 가지 형질을 나타내는 한 쌍의 유전인자를 가진다.
② 유전인자는 어버이로부터 자손에게 전해지고 대를 거듭해도 변하지 않는다.
③ 대립인자는 둘 중 한 유전 인자만 표현된다.
④ 한 개체가 가진 한 쌍의 대립 인자는 생식 세포를 형성할 때 서로 분리됐다가 수정에 의해 다시 쌍을 이룬다.
⑤ 각각의 형질을 결정하는 대립 인자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분리되고 자손에게 전달된다.

2) 두 개의 대립유전자가 있을 때, 형질로 표현되는 것은 하나의 우세한 유전자다. 나머지 한 개 유전자는 어떤 원리로 발현이 억제되는 것인지 설명하라.

3) 실제 유전현상은 멘델의 법칙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하나가 같은 형질을 나타내더라도 둘 이상의 유전자가 공동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인자 유전’이라 한다. 어떤 형질을 결정하는 데 X, Y, Z, W 유전자와 x, y, z, w 대립유전자가 존재한다. 유전자형이 XxYyZzWw인 어머니로부터 유전자형이 XXYYZZWW인 자녀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어머니의 유전자형과 동일할 확률과 자녀의 유전자형과 동일할 확률을 각각 구하라 (단, 모든 유전 인자를 가지는 개체는 동일한 비율로 존재하고, 위의 네 유전자는 서로 다른 염색체에 위치한다고 가정한다).

4) 모건은 교차율을 계산해 유전자의 연관정도를 밝혔다.
교차율은 연관된 두 유전자 사이의 상대적 거리에 비례하며 교차율의 범위는 0~50%이다.
- 교차율 = 0% : 연관된 두 유전자가 교차되지 않았다. (완전연관)
- 0% < 교차율 < 50% : 유전자 일부가 교차됐다. (교차, 불완전연관)
- 교차율 = 50% : 각 유전자는 독립적으로 행동한다. (독립유전)

다음 표는 유전자형이 PpQqRr인 삼성잡종개체를 검정교배시켜 얻은 자손 1000개체의 표현형을 조사한 결과이다. (각 대문자는 소문자에 대해 완전우성을 나타낸다) 이 표를 이용해 PpQqRr인 개체의 유전자를 염색체 상에 표현하라.



전문가 클리닉
1) 서턴과 보베리의 염색체설을 설명하는 문제는 수능에서도 자주 출제되는 문제입니다. 세포분열 시 나타나는 염색체의 행동패턴 뿐 아니라, 염색체의 이상, 성의 결정 등 여러 가지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2) 유전자에서 유전형질을 표현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우성유전자의 발현물질이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을 생각해봅니다.

3) 아버지가 가질 수 있는 유전자형을 모두 구하고 그중 어머니의 유전형과 같은 경우, 자녀의 유전자형과 같은 경우를 구하면 오답에 빠지게 됩니다. 각각의 유전자는 서로 다른 염색체에서 독립적으로 유전된다는 것에 유의합니다.

4) 교차율이란 연관된 유전자 사이에 교차가 일어나는 정도를 말하며 이는 교차에 의해 생긴 생식세포의 수와 전체 생식세포의 수의 비로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식세포의 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검정교배에 의해 얻어진 각각의 표현형의 비를 계산해 교차율을 구합니다. 총 개체수 중 유전자의 교차로 나타난 자손 수가 교차율입니다.

예시답안
1) 멘델이 유전인자가 쌍으로 존재한다고 가정한 것과 생물체의 체세포에 한 쌍의 상동염색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치한다. 또 멘델은 대립 유전 인자가 각각 다른 생식세포에 분리돼 들어간다고 했는데, 실제로 감수 분열에서 상동염색체가 접합 후 나뉘어 각각 다른 생식세포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 형질을 표현하는 대립 유전인자는 수정을 통해 다시 쌍을 이룬다고 했는데 이것은 생물체의 수정란에서 상동 염색체가 다시 쌍을 이루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염색체의 수나 모양에 이상이 생기면 돌연변이가 발생함을 알고 있으며, 성에 따라 성 염색체 구성이 다른 이유는 성을 결정하는 유전인자가 성 염색체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멘델이 주장한 유전인자는 서턴의 말처럼 염색체에 존재한다.

2) 열성대립유전자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경우(유전형질을 표현하는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경우) 유전자가 효소를 만들지 못하므로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멜라닌색소를 합성하는 효소를 만들지 못하는 알비노증이 대표적인 예다. 대립유전자가 하나는 우성 하나는 열성일 경우, 만들어내는 효소의 양은 둘 다 우성일 때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도 물질 대사가 가능하므로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립유전자가 둘 다 열성일 경우에는 대사과정이 완전히 불가능해 결핍증이 나타난다.

한편 대립유전자가 한 개는 우성이고 한 개는 열성이 때, 열성유전자의 발현물질이 우성유전자의 발현물질에 비해 그 역할이 미미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때는 두 가지가 다 발현되지만 우성유전자의 발현물질이 압도적이어서 열성대립유전자는 마치 기능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초파리의 눈 색을 결정하는 다수의 대립유전자들은 열성유전자가 발현되더라도 우성인 정상 눈 색깔에 가려 티가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우성유전자와 열성유전자가 다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열성유전자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더라도 우성유전자의 발현물질이 열성유전자의 발현을 방해할 수도 있다. 양털이 흰 색인 이유는 다른 색이 발현되지 않도록 방해하는 우성유전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3) 아버지로부터 XYZW를 물려받으려면 아버지의 유전자형은 4개의 유전자형 중 헤테로가 하나도 없는 경우 1가지(XXYYZZWW), 4개의 유전자형 중 하나만 헤테로인 경우 4가지(XxYYZZWW), 4개의 유전자형 중 2개만 헤테로인 경우 6가지(XxYYZzWW), 4개의 유전자형 중 하나만 호모인 경우 4가지(XxYyZzWW), 4개의 유전자가 모두 헤테로인 경우 1가지( XxYyZzWw)로 총 16가지 경우이다. 각각의 유전자쌍이 2개의 대립유전자 중 하나를 선택해 생식세포를 만드는 경우의 수도 16가지(24)다.

자녀의 유전자형이 XXYYZZWW가 되기 위해서는 아버지가 만드는 생식세포의 유전자형이 XYZW가 돼야 한다.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XXYYZZWW인 경우에는 생식세포를 만드는 16가지 경우가 모두 가능하다. 4개의 유전자형 중 하나만 헤테로인 경우는 23×1가 되어 8가지 경우만 가능하다. 동일한 방식으로 2개만 헤테로인 경우는 22×1×1이 되어 4가지, 3개가 헤테로이고 하나만 호모인 경우는 2×1×1×1가 되어 2가지 경우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XxYyZzWw일 때 생식세포의 유전자형이 XYZW인 경우는 오직 한 가지 뿐이다.
전체 경우의 수 중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어머니와 같은 XxYyZzWw인 확률은

1/16×1+8×4+4×6+2×4+1=1/81

이고, 동일한 방법으로 자녀의 유전자형과 같은 XXYYZZWW인 확률은 다음과 같다.

16/16×1+8×4+4×6+2×4+1=16/81

4) P와 Q사이 교차로 생길 수 있는 자손의 표현형은 Pq와 pQ이므로 202+52+47+199=500 마리다. 이것은 전체 개체 수 1000마리 중 절반에 해당하므로 교차율은 50%이고 P와 Q유전자는 서로 독립된 염색체상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P와 R사이에 교차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자손의 표현형은 Pr과 pR이므로 52+49+50+47=198 마리이다. 이것은 전체 개체 수 1000마리 중 19.8%에 해당하므로 두 유전자는 연관돼있으며 19.8%정도의 교차율을 갖는 거리에 떨어져 있다. 같은 방식으로 Q와 R사이의 교차율을 계산하면 역시 50%에 해당하는 교차율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Q와 R유전자도 독립된 염색체 상에 존재한다. 이 결과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오른쪽 <그림 2>과 같다.

200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고경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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