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악관절)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가을 탤런트 오대규 씨가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턱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자살까지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턱관절 질환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얼마나 고통이 컸기에 자살까지 시도했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턱 주변의 통증뿐 아니라 귀가 울리거나 두통을 느끼고 심하면 입이 벌어지거나 다물어지지 않는다. 턱을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음식을 먹거나 말하기도 힘들다.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
‘틱틱’ 턱에서 울리는 적신호
증상의 차이는 있지만 턱관절 장애는 한국인 10명 중 3~4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2006년과 비교했을 때 2007년에 턱관절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국 로스윌리암스 센터를 찾은 턱관절 질환자는 약 20%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턱관절에 이상이 생겨 필자의 병원을 찾은 환자 중 간단한 물리치료부터 교정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는 전체의 42%나 된다.
턱관절은 아래턱뼈를 두개골에 연결시키는 관절로 아래턱뼈와 두개골과 그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관절원판)로 이뤄진다. 턱관절에 붙은 근육과 인대는 아래턱을 움직여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과두라고 불리는 아래턱뼈의 끝 부분은 양쪽 귀 앞쪽 두개골의 움푹 파인 부분에 들어가 있고 그 사이에 디스크라고 불리는 연골이 있다. 아래턱뼈와 디스크, 두개골 일부를 관절낭이라고 불리는 인대조직이 둘러싸고 있으며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활액이 그 속을 채운다.
디스크는 인체의 다른 관절 부위와 마찬가지로 양쪽 뼈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아래턱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을 벌리거나 턱을 앞으로 내밀 때 디스크도 과두와 함께 움직이며 뼈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안전판 같은 역할도 한다.
턱은 팔다리와 달리 뼈가 한 덩어리이기 때문에 좌우를 따로 움직일 수 없다. 양쪽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한쪽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반대쪽 관절이나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에도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치아의 맞물림이 좋지 않으면 한쪽 혹은 양쪽 관절에 이상이 생긴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입을 벌리거나 턱을 움직일 때 ‘틱틱’ 소리가 나거나 턱을 움직일 때 관절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다. 심하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관절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턱관절과 두개골 사이에 있는 디스크 위치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원래 위치에서 빠져나와 4~6주가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갈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따라서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면 곧 바로 턱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치과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간단한 교정으로 디스크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지만 디스크가 이탈된 상황이 오래되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일도 생긴다.
말린 오징어 씹기는 위험해
턱관절 질환은 왜 생길까. 턱관절 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아래턱뼈의 과두가 녹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질환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퇴행성 관절질환은 여성이 남성보다 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아직까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 호르몬이 일부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두가 녹아 없어지는 현상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10대 초반의 여성들부터 시작되며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이런 퇴행성 변화는 멎거나 줄어든다. 하지만 한 번 퇴행성 질환을 겪었던 환자들은 20대 중반을 넘어서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외부에서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턱관절이 손상됐을 때도 턱관절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잘못된 식사 습관이나 수면 습관으로 오랜 시간 턱관절에 압력을 가하거나 입을 크게 벌려 턱관절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거나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도 통증이 생긴다. 예를 들어 오징어 같이 질긴 음식을 자주 먹으면 턱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자면서 이를 갈거나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무는 버릇도 무의식중에 턱관절이 견딜 수 있는 범위 이상의 힘을 주기 때문에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윗턱과 아래턱이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있거나 윗턱과 아래턱뼈의 크기가 크게 달라서 치아의 맞물림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턱관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음식을 씹기 위해 치아를 억지로 맞추면 턱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저작근이나 턱에 붙은 다른 근육들이 긴장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심한 근육통이 생길 뿐 아니라 턱관절과 두개골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빠져 나올 수도 있다.
입을 벌리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턱을 움직이려고 할 때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디스크가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아래턱이 움직이는 경로에 낄 때 생기는 증상이다. 가만히 있거나 입을 벌릴 때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아래턱의 과두가 신경이나 혈관조직을 누르기 때문이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 근육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증의 범위가 넓어지고 증상도 다양해진다.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저작근에도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안면 통증은 물론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음식을 씹을 때 옆머리(관자놀이) 부분이 움직이는데, 여기에 있는 근육이 저작근 중 하나인 측두근이다. 턱관절 질환으로 저작근에 통증이 생기면 음식을 씹을 때 두통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측두근에 생긴 통증 때문이다.
이외에도 아래턱에서 앞 목 방향으로 내려가며 근육통이 생기거나 뒷목 근육이 뻐근하고, 심하면 등까지 근육통이 생긴다. 귓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耳鳴)도 나타날 수 있다. 아주 드물지만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눈 주변이 뻑뻑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턱관절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몸 전체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턱관절 질환이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일반화하기 어렵다.
교합분석과 골격분석으로 원인부터 찾아야
다른 치과치료와 마찬가지로 턱관절 질환을 치료할 때도 통증이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물리치료 같은 대증요법을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증요법은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세만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대증요법을 받은 뒤에는 치아가 잘 맞물리도록 만들기 위해 치아의 모양이나 크기를 바꿔주는 수복치료나 치아의 배열을 가지런하게 만드는 치열교정을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턱관절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다. 마지막으로는 증상이 재발하는 일을 막기 위해 재활치료를 한다.
하지만 턱관절에 퇴행성 질환이 계속되면 수술이나 교정으로 증상을 완치하기 어렵다. 퇴행성 질환을 막는 근본적인 방법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퇴행성 변화가 계속되면 아래턱을 정상적인 위치에 고정할 수 없지만 퇴행성 변화가 멈출 때까지 아래턱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스플린트를 착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퇴행성 질환을 겪는 경우에는 턱뼈의 위치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스플린트 위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
턱관절 질환을 치료하려면 윗턱과 아래턱이 잘 맞는지 판단하는 교합분석이나 윗턱과 아래턱뼈의 크기와 모양을 살펴보는 골격분석 같은 정밀한 진단으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한다. 그런데 환자들 대부분은 턱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을 없애기 위해 먼저 약국이나 정형외과에서 소염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처방받고 마사지나 더운 물찜질 같은 물리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대증요법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다시 나타나기 쉽다.
대증요법 처방을 받았던 환자들은 증상이 낫지 않아 뒤늦게 치과를 찾아오는데, 또 다시 약을 먹어서 치료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완치를 위해서는 증상이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가를 찾는 일이 우선이다. 통증이 윗턱과 아래턱의 골격부조화에서 발생했다면 턱뼈의 크기나 모양을 맞춰 주는 턱 수술을 받아야 한다. 만약 골격에는 이상이 없고 단순한 부정교합 때문에 생긴 통증이라면 치열교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턱관절 질환을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안타깝게도 골격 자체의 부조화 때문에 생기는 턱관절 질환은 예방이 어렵다. 과두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턱관절 질환도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부정교합만 있는 경우에는 치열교정을 받으면 턱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피하고 껌은 오래 씹지 않는 편이 좋다. 턱을 심하게 비틀어서 괴는 것과 같이 턱관절에 악영향을 주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잠 잘 때에 이갈이나 악물기 습관이 있다면 이를 막아주는 보호장치를 끼고 자는 것도 턱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턱관절 지키는 디스크
턱관절은 아래턱뼈를 두개골에 연결시키는 관절로 아래턱뼈와 두개골,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노란색)로 이뤄진다.
디스크는 양쪽 뼈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최병택 원장은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미국의 ‘기능교합 수복 센터’에서 한국 교정의사로는 처음으로 교육을 받았다. 이 센터는 미국의 저명한 교합학자이자 교정의사인 로날드 로스와 로버트 윌리암스가 설립했다. 고려대 치의학대학원과 한림대 의대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2년 ‘수술교정을 위한 단계별 준비’라는 책을 영문으로 출판했다.
‘틱틱’ 턱에서 울리는 적신호
증상의 차이는 있지만 턱관절 장애는 한국인 10명 중 3~4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2006년과 비교했을 때 2007년에 턱관절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국 로스윌리암스 센터를 찾은 턱관절 질환자는 약 20%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턱관절에 이상이 생겨 필자의 병원을 찾은 환자 중 간단한 물리치료부터 교정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는 전체의 42%나 된다.
턱관절은 아래턱뼈를 두개골에 연결시키는 관절로 아래턱뼈와 두개골과 그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관절원판)로 이뤄진다. 턱관절에 붙은 근육과 인대는 아래턱을 움직여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과두라고 불리는 아래턱뼈의 끝 부분은 양쪽 귀 앞쪽 두개골의 움푹 파인 부분에 들어가 있고 그 사이에 디스크라고 불리는 연골이 있다. 아래턱뼈와 디스크, 두개골 일부를 관절낭이라고 불리는 인대조직이 둘러싸고 있으며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활액이 그 속을 채운다.
디스크는 인체의 다른 관절 부위와 마찬가지로 양쪽 뼈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아래턱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을 벌리거나 턱을 앞으로 내밀 때 디스크도 과두와 함께 움직이며 뼈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안전판 같은 역할도 한다.
턱은 팔다리와 달리 뼈가 한 덩어리이기 때문에 좌우를 따로 움직일 수 없다. 양쪽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한쪽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반대쪽 관절이나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에도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치아의 맞물림이 좋지 않으면 한쪽 혹은 양쪽 관절에 이상이 생긴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입을 벌리거나 턱을 움직일 때 ‘틱틱’ 소리가 나거나 턱을 움직일 때 관절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다. 심하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관절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턱관절과 두개골 사이에 있는 디스크 위치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원래 위치에서 빠져나와 4~6주가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갈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따라서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면 곧 바로 턱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치과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간단한 교정으로 디스크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지만 디스크가 이탈된 상황이 오래되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일도 생긴다.
말린 오징어 씹기는 위험해
턱관절 질환은 왜 생길까. 턱관절 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아래턱뼈의 과두가 녹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질환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퇴행성 관절질환은 여성이 남성보다 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아직까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 호르몬이 일부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두가 녹아 없어지는 현상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10대 초반의 여성들부터 시작되며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이런 퇴행성 변화는 멎거나 줄어든다. 하지만 한 번 퇴행성 질환을 겪었던 환자들은 20대 중반을 넘어서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외부에서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턱관절이 손상됐을 때도 턱관절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잘못된 식사 습관이나 수면 습관으로 오랜 시간 턱관절에 압력을 가하거나 입을 크게 벌려 턱관절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거나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도 통증이 생긴다. 예를 들어 오징어 같이 질긴 음식을 자주 먹으면 턱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자면서 이를 갈거나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무는 버릇도 무의식중에 턱관절이 견딜 수 있는 범위 이상의 힘을 주기 때문에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윗턱과 아래턱이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있거나 윗턱과 아래턱뼈의 크기가 크게 달라서 치아의 맞물림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턱관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음식을 씹기 위해 치아를 억지로 맞추면 턱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저작근이나 턱에 붙은 다른 근육들이 긴장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심한 근육통이 생길 뿐 아니라 턱관절과 두개골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빠져 나올 수도 있다.
입을 벌리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턱을 움직이려고 할 때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디스크가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아래턱이 움직이는 경로에 낄 때 생기는 증상이다. 가만히 있거나 입을 벌릴 때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아래턱의 과두가 신경이나 혈관조직을 누르기 때문이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 근육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증의 범위가 넓어지고 증상도 다양해진다.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저작근에도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안면 통증은 물론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음식을 씹을 때 옆머리(관자놀이) 부분이 움직이는데, 여기에 있는 근육이 저작근 중 하나인 측두근이다. 턱관절 질환으로 저작근에 통증이 생기면 음식을 씹을 때 두통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측두근에 생긴 통증 때문이다.
이외에도 아래턱에서 앞 목 방향으로 내려가며 근육통이 생기거나 뒷목 근육이 뻐근하고, 심하면 등까지 근육통이 생긴다. 귓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耳鳴)도 나타날 수 있다. 아주 드물지만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눈 주변이 뻑뻑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턱관절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몸 전체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턱관절 질환이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일반화하기 어렵다.
교합분석과 골격분석으로 원인부터 찾아야
다른 치과치료와 마찬가지로 턱관절 질환을 치료할 때도 통증이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물리치료 같은 대증요법을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증요법은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세만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대증요법을 받은 뒤에는 치아가 잘 맞물리도록 만들기 위해 치아의 모양이나 크기를 바꿔주는 수복치료나 치아의 배열을 가지런하게 만드는 치열교정을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턱관절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다. 마지막으로는 증상이 재발하는 일을 막기 위해 재활치료를 한다.
하지만 턱관절에 퇴행성 질환이 계속되면 수술이나 교정으로 증상을 완치하기 어렵다. 퇴행성 질환을 막는 근본적인 방법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퇴행성 변화가 계속되면 아래턱을 정상적인 위치에 고정할 수 없지만 퇴행성 변화가 멈출 때까지 아래턱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스플린트를 착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퇴행성 질환을 겪는 경우에는 턱뼈의 위치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스플린트 위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
턱관절 질환을 치료하려면 윗턱과 아래턱이 잘 맞는지 판단하는 교합분석이나 윗턱과 아래턱뼈의 크기와 모양을 살펴보는 골격분석 같은 정밀한 진단으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한다. 그런데 환자들 대부분은 턱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을 없애기 위해 먼저 약국이나 정형외과에서 소염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처방받고 마사지나 더운 물찜질 같은 물리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대증요법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다시 나타나기 쉽다.
대증요법 처방을 받았던 환자들은 증상이 낫지 않아 뒤늦게 치과를 찾아오는데, 또 다시 약을 먹어서 치료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완치를 위해서는 증상이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가를 찾는 일이 우선이다. 통증이 윗턱과 아래턱의 골격부조화에서 발생했다면 턱뼈의 크기나 모양을 맞춰 주는 턱 수술을 받아야 한다. 만약 골격에는 이상이 없고 단순한 부정교합 때문에 생긴 통증이라면 치열교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턱관절 질환을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안타깝게도 골격 자체의 부조화 때문에 생기는 턱관절 질환은 예방이 어렵다. 과두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턱관절 질환도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부정교합만 있는 경우에는 치열교정을 받으면 턱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피하고 껌은 오래 씹지 않는 편이 좋다. 턱을 심하게 비틀어서 괴는 것과 같이 턱관절에 악영향을 주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잠 잘 때에 이갈이나 악물기 습관이 있다면 이를 막아주는 보호장치를 끼고 자는 것도 턱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턱관절 지키는 디스크
턱관절은 아래턱뼈를 두개골에 연결시키는 관절로 아래턱뼈와 두개골,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노란색)로 이뤄진다.
디스크는 양쪽 뼈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최병택 원장은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미국의 ‘기능교합 수복 센터’에서 한국 교정의사로는 처음으로 교육을 받았다. 이 센터는 미국의 저명한 교합학자이자 교정의사인 로날드 로스와 로버트 윌리암스가 설립했다. 고려대 치의학대학원과 한림대 의대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2년 ‘수술교정을 위한 단계별 준비’라는 책을 영문으로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