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24년 전통의 ‘자동차 명가’

경희대 자동차 연구회 카스

편집자 주
과학동아 독자들에게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대학 동아리 얘기를 소개하고 싶으면 cyrix99@donga.com으로 e메일을 보내면 된다.

큰그림 보러가기



A 헥 휘발유
경희 13호와 14호는 4L의 휘발유로 50km를 달릴 수 있다.

B 경희 13호
지난해 만든 경희13호는 ‘산전수전’ 다 겪은 카스의 보물이다.

C 스프링
자동차와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서스펜션에 들어간다.

D 스티어링 휠
알루미늄을 가공해 직접 만들었다.

E ‘자동차의 심장’ 엔진
경희 13호와 14호에는 이륜차 엔진(125cc)을 사용했다. 엔진 가격만 100만 원이다.

F망치와 스패너
카스 회원들의 손과 발인 망치와 스패너.
카스 회원들은 방학 동안 펜을 잠시 놓고 공구를 손에 들었다.

“‘써스’ 이상무, ‘스티어링’ 이상무!”
지난 8월 8일 오후 2시, 34℃가 넘는 찜통더위에 산소용접기가 뿜어내는 열기가 더해져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경희대 자동자 연구회(KHARS, 이하 ‘카스’) 회원 40여 명이 ‘경희 14호’의 충격흡수장치 ‘써스’(서스펜션)와 진행방향 조정장치 ‘스티어링’(스티어링 휠)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들이 여름방학도 마다한 채 작업장에 모인 이유는 ‘2008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에 참가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8월 20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 72개 대학교에서 총 104개 팀이 참가한다. 회장 최민호(07학번) 씨는 “반드시 3위 안에 드는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카스는 전국의 대학교 자동차 연구 동아리 중에서 가장 먼저(1985년) 만들어진 자동차 동아리의 ‘명가’(名家). 자동차를 제작하는 동아리는 많지만 연구와 제작을 함께하는 곳은 카스가 처음이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카스는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 동아리 방 한 쪽 책장에는 카스의 역사와 제작 기술이 담긴 ‘보물’들이 빼곡히 꽂혀있다. 1992년 처음 만든 ‘경희 1호’부터 현재 제작중인 ‘경희 14호’ 까지 자동차 14대의 설계도가 바로 그것. 김기철(07학번) 씨는 “선배들이 만든 자동차의 설계도를 참고하면 제작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카스는 1993년 현대자동차 설계공모전 대상, 2004년부터 2년 연속 현대·기아자동차 설계공모전 은상 등 많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또 카스 출신 대부분이 현대·기아자동차에 입사해 회사에 카스 모임이 생길 정도로 이들은 실력파다.

최근 수상 소식이 뜸했던 카스는 ‘경희 14호’로 다시 비상을 꿈꾼다. 자동차 ‘티코’ 크기만 한 ‘경희 14호’에는 카스 24년의 노하우가 녹아있다. 제작팀장 이도행(07학번)씨는 “코너링을 잘 할 수 있도록 스티어링 시스템에 F1 포뮬러 자동차와 같은 방식을 적용했고 정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차체 일부를 용접하지 않는 ‘모듈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1주일에 한 번 하는 세미나에서 나왔다. 카스는 자동차 연구회라는 이름답게 연구도 활발히 한다. 지난 학기 세미나에서는 ABS브레이크, 엔진과 같은 자동차 내부 장치를 다뤘다. 오는 2학기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신기술이 도입된 차에 대해 세미나를 진행한다. 박홍경(06학번) 씨는 “실습하기 전 이론을 배우면 자동차의 동작 원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자와 제작자의 어려움을 모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만 봐도 자동차의 동작원리가 떠오른다는 못 말리는 자동차광, 카스 회원들. 그들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신형엔진’으로 자리 잡는 날을 기대해본다.

2008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준덕 기자

🎓️ 진로 추천

  • 자동차공학
  • 기계공학
  • 전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