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혹한의 기온을 나타내는 남극 바다가 한때는 유유자적하게 수영을 즐길 만큼 따뜻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카디프대 지구해양과학과 캐서린 버제스 박사는 뉴질랜드 남섬의 해양 고화석을 분석해 4000만 년 전의 기후를 밝혀 당시 남극 바다는 빙하가 없을 만큼 따뜻했다고 미국지질학회지인 ‘지올로지’ 8월호에 발표했다.
뉴질랜드 남섬은 퇴적물이 잘 남아 있어 고환경 연구에 중요한 지역이다. 4000만 년 전 뉴질랜드는 현재보다 1100km 정도 더 남쪽에 있어 남극에 훨씬 가까웠다. 버제스 박사팀은 이 지역에서 보존 상태가 무척 좋은 당시의 유공충 화석을 발견했다.
해양미생물인 유공충은 고환경을 알려 주는 시상화석으로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유공충 화석의 석회질 껍질에 남아 있는 바닷물의 산소 동위원소와 마그네슘, 칼슘의 비율을 분석하면 당시 해수의 온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유공충 화석을 분석한 결과 4000만 년 전인 신생대 에오세에 남극 바다 표층의 온도는 현재보다 훨씬 따뜻한 23~25℃였으며, 바다 하부는 11~13℃였고, 표층과 하부의 해수 모두 수온의 변화 범위가 1.5℃ 내외로 안정적이었다.
고기후의 복원은 앞으로 지구의 기후변동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버제스 박사는 “당시 해수의 화학 성분으로 볼 때 지구에는 얼음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었다”며 “4000만 년 전의 온실가스 농도와 기온이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