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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듯 식물도 대화를 나눈다. 대화의 수단은 화학물질이다. 예를 들어 한 식물이 곤충의 공격을 받으면 ‘푸른잎성분’이라는 휘발성 물질을 분비해 동료 식물에게 위험을 알린다. 하지만 최근, 전혀 다른 방식의 ‘식물 대화법’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김건준 연구팀은 식물이 DNA의 복사본인 전령RNA(mRNA)를 사용해 대화를 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 ‘사이언스’ 8월 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른 식물을 숙주로 삼아 줄기를 휘감으며 자라는 덩굴식물인 새삼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새삼의 덩굴에는 ‘흡기(haustoria)’라는 기관이 달려 있는데, 이곳으로 숙주 식물에서 물과 영양소를 빨아들여 자신의 생명을 유지한다.


연구진은 새삼을 애기장대와 토마토를 숙주로 삼아 자라게 한 뒤 이들 세 식물의 전령RNA를 모아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애기장대에 기생하는 새삼의 전령RNA 중 1.1%는 애기장대에서, 토마토에 기생하는 새삼의 0.17%는 토마토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반대로 숙주인 애기장대와 토마토에서도 새삼의 전령RNA가 각각 0.6%, 0.38% 있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것이 새삼과 숙주가 서로 전령RNA를 주고받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새삼은 숙주의 전령RNA를 얻어 숙주의 방어 시스템을 확인하는 것 같다”며 “이 연구를 역으로 이용하면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기생식물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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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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