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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축전에 전시할 작품을 도난 당했다. 도둑은 모험이와 슬기가 비행대회에 참가해서1등 하면 작품을 되돌려주겠다고 말한다. 비행대회는 빨대, 나무젓가락, 풍선 각각의 재료로 만든 비행체를 날리는 대회다. 이들은 과연 비행왕의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까.


8월초 모험이와 슬기, 그리고 과학반 친구들이 2002년 과학축전을 며칠 앞두고 여기에 내놓을 전시물을 완성했다. 이들이 준비한 야심작은 리모콘이 필요 없이 말로 작동되는 모형 비행기. 다른 경쟁 팀들에게 혹시라도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공개될까봐 비밀리에 진척 시켜 왔다. 그리고 전시 전까지 완성작을 과학실 탁자 안쪽에 숨기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작품을 숨긴 다음날 모험이와 슬기가 과학실에 왔을 때, 칠판에 다음의 글이 쓰여있었다.

“너희들이 상당히 똑똑한 줄 알았는데 고작 이런 곳에나 비행기를 숨기다니 실망스럽군. 너희의 비행기는 내가 가져갔다. 되찾고 싶으면 과학 축전 전날에 열리는 비행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빨대, 나무젓가락, 풍선 각각으로 비행체를 만들어 날리는 대회지. 각 부문을 모두 석권해야 비행왕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비행왕이 되지 못하면 너희의 작품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모험이와 슬기는 좀 지나서 책상 위에 뭔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행대회 참가신청서와 대회규칙에 관한 설명서, 그리고 빨대, 나무젓가락, 풍선이 들어있는 봉투가 놓여 있었다. 대회 참가신청서에는 이미 모험이와 슬기의 이름으로 작성돼 있었다.

모험이와 슬기는 비행왕의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우선 대회규칙을 살펴봤다.

모험이 : 빨대와 풍선으로 만든 비행체는 가장 멀리 날리는 것이고, 나무젓가락은 오랫동안 공중에서 회전하는 거네.
슬기 : 봉투 속에 들어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것을 이용하면 안된대.
모험이 : 봉투 속에는 종이, 테이프, 고무줄도 있는데.
슬기 : 모험이 오빠! 우리 꼭 비행왕이 되자.

모험이와 슬기는 비행왕의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풍선비행기

■ 왜 그럴까?!

▶▶▶ 빨대 비행기가 오랫동안 날 수 있는 이유는?

빨대 비행기가 다른 비행기 못지 않게 오랫동안 수평을 유지하면서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이유는 원형 종이가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빨대 비행기가 날다가 약간 아래나 위쪽으로 기울어지면 공기의 저항력에 의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도록 회전해 수평 상태를 유지해주는 것이다.

빨대 비행기가 수평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비밀은 중력중심이 압력 중심보다 앞쪽에 있다는 것이다. 중력중심은 물체의 중력이 어느 한점에서 모두 작용하는 것과 같은 그 지점을 말한다. 즉 무게중심이다. 중력중심의 특징은 여기에 실을 매달면 물체는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또 자유공간에서 물체는 이 점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압력중심은 물체가 공기 중에서 운동할 때 공기의 저항을 받는데, 공기저항이 물체의 어느 한점에 모두 작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날때, 이 지점을 말한다. 압력중심은 물체의 기하학적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
 

안정적이라는 말의 뜻은 약간 요동이 있어도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다는 뜻으로 안정평형이라고도 한다. (그림 1)의 (가)가 안정평형상태다. 공이 좌우로 약간 움직여도 원위치로 돌아오는 힘을 받는다.반면 (나)는 불안정평형상태다. 공의 위치가 약간 바뀌면 바뀌는 쪽으로 힘을 받아서 완전히 벗어나 버리기 때문이다(그림 1).

빨대 비행기는 중력중심이 압력중심보다 앞에 있어서 안정평형상태를 이룬다. 머리부분이 아래로 약간 기울어졌을 때, 압력중심에서 받는 공기의 저항력이 높아진다. 이때 압력중심 쪽에서 받는 공기저항력은 빨대 비행기의 뒤쪽이 아래로 기울어지도록 회전시킨다. 만약 거꾸로 압력중심이 중력중심보다 앞쪽에 있으면 머리부분이 아래로 약간 기울어졌을 때, 압력중심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려는 회전력을 받기 때문에 점점 더 아래로 쳐진다. 결국 오래 날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그림 2).
 

▶▶▶ 나무젓가락 비행기가 회전하는 이유는?

나무젓가락 비행기를 고무줄로 높이 쏘아 올리면 처음에는 날개가 접어진 채로 날아간다. 하지만 낙하할 때는 날개가 펴지면서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진다. 이때 날개가 회전하는 까닭은 나무젓가락 비행기의 날개부분을 미리 한 방향으로 비틀어놓았기 때문이다. 날개를 비튼 방향을 반대로 하면 날개가 회전하는 방향도 반대가 된다. 이것은 풍차 날개가 비틀린 방향을 반대로 할 때 풍차의 회전 방향이 반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날개를 비틀지 않는다면 나무젓가락 비행기는 마치 낙하산처럼 두 날개가 펴진 상태로 아래로 떨어진다.

한편 날개의 폭에 따라 나무젓가락 비행기의 운동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날개의 폭을 좁게 하면 공기 저항이 작아지기 때문에 비행기가 높게 올라간 다음 빠르게 회전하면서 떨어진다. 폭을 넓게 하면 높게 올라가기 힘들고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아 천천히 회전하면서 떨어진다.

나무젓가락 비행기가 회전하는 모습은 식물의 종자가 빙글빙글 돌면서 땅에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씨앗에는 민들레 씨앗과 같이 솜털로 바람을 타고나는 낙하산형, 단풍나무와 같이 빙글빙글 돌면서 나는 프로펠러형, 그리고 뉴기니아에 있는 식물과 같이 활공 하면서 나는 글라이더형의 세가지 형태가 있다.

나무젓가락 비행기는 단풍나무의 씨앗처럼 회전을 한다. 이와 같이 단풍나무는 씨앗에 날개를 달아 높은 나무에서 씨앗이 천천히 회전 하면서 떨어지도록 하여 먼 곳까지 날려보내는 구조를 하고 있다.


▶▶▶ 긴 풍선이 더 잘 날아가는 이유는?

같은 모양의 풍선에서 공기가 많은 풍선이 더 잘 멀리 날아가는 이유는 공기의 질량 때문이다.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지만 공기는 질량을 갖는다. 지름을 약 20cm 정도로 부풀린 풍선에 들어갈 수 있는 공기는 약 5g이다. 지름을 40cm 정도로 부풀리면 공기는 약 40g 들어간다. 지름이 2배로 커지면 부피가 8배 증가한다. 크게 부푼 풍선일수록 질량이 크므로, 공기 저항에 지지 않고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긴 풍선이 둥근 풍선보다 멀리 날아가는 이유는 같은 질량의 공기가 들어갔더라도 모양이 가늘고 길면 앞쪽의 공기를 아래위로 흐르게 하여 떠오르게 하는 힘(양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면적도 작아지기 때문에 공기 저항이 작아져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풍선과 같이 둥근 모양은 단면적이 커서 공기 저항을 받기 쉽다. 긴풍선도 긴 옆면이 앞으로 향하게 던지면 단면적이 커서 공기 저항을 받아 잘 날지 못한다.

긴 풍선 앞쪽에 종이리본을, 뒤쪽에 날개를 달아주면 구조가 안정적이 돼 더욱 멀리 날아갈 수 있다. 빨대 비행기처럼 앞의 리본은 무게중심을 압력중심보다 앞에 있게 하기 위해서다. 비행중 로켓이 흔들리면 잘 날아가지 못하는데, 꼬리날개를 달아 로켓이 회전하도록 하면 날아가는 방향이 안정되고 똑바로 앞으로 날아갈 수 있다. 로켓에 단 꼬리날개를 본체에 평행하게 붙이지 않고 조금 비스듬하게 달면 풍선 비행기가 회전하면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