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몸으로 딱딱한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그는 껍질 속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잠자리는 이제 네 날개로 세상을 훨훨 날 수 있을 것이다.
잠자리는 딱딱한 큐티클 외골격이 근육을 감싸고 있다. 그런데 외골격은 신축성이 없어 잠자리가 성장을 하려면 몸을 둘러싸고 있던 예전의 외골격을 벗어내고 새로운 껍질을 둘러야 한다. 근육이 어느 정도 자라면 잠자리는 외골격을 깨고 밖으로 나온다. 이것이 ‘탈피’다. 잠자리의 애벌레는 물속에서 성장하는데 1령, 2령, 3령 등 각 영기를 거치는 동안 탈피를 반복한다. 다 자란 잠자리의 애벌레는 천적이 비교적 적은 밤중이나 새벽녘에 물 밖으로 기어 나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된다. 탈피를 마친 잠자리의 성충은 잠시 날개를 말린 후 재빠르게 하늘 저 멀리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