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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으로 뇌의 어느 곳이 활성화됐는지 시각화할 수 있다.]
1970년대 중반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이라는 기계가 개발된 이후 뇌가 활동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볼 수 있게 됐다. PET는 대사활동이 활발한 곳에 모이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몸에 주입한 다. 동위원소가 붕괴할 때 발생하는 감마선을 측정하면 뇌의 어느 부분이 활동하는지를 그려낼 수 있다.
1990년 미국 AT&T 벨연구소의 세이지 오가와 박사팀은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하면 더욱 정밀하게 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가 활동할 때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이 때 MRI에 미세한 변화가 발생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 기술이 현재 가장 정밀하게 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뇌기능영상의 최강자’,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다. fMRI 기술이 발명된 이후 20여 년 동안, 그 이전의 2000년보다 훨씬 더 많은 뇌의 비밀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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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RI는 뇌의 활동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뇌혈관 속의 산소 농도가 아주 느리게 변하기 때문에 뇌 활동의 시간적인 변화를 관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즉, fMRI가 뇌 활동의 정지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이라면 뇌 활동의 동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뇌 활동의 동영상은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던 기술을 이용하면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바로 fMRI보다 50년이나 먼저 측정되기 시작한 ‘뇌의 목소리’, 뇌파를 이용하는 것이다. 머리 위의 여러 위치에서 동시에 뇌파를 측정한 다음, 신호원 영상이라는 수학적 방법을 이용하면 뇌의 활동을 동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뇌의 활동 동영상을 1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사람의 두개골은 전류를 잘 흘리지 못하기 때문에 뇌파로부터 세밀한 뇌 활동 영상을 얻는데 한계가 있었다. 1950년대 과학자들은 사람의 뇌에 전류가 흐른다면 당연히 자기장도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은 너무 약해 당시 기술로는 측정이 불가능했다. 사람의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은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 물리학자 데이비드 조셉슨이 1962년 초전도양자간섭장치라는 미세 자기장 측정 센서를 개발하면서부터다. 1972년 미국 MIT의 데이비드 코헨 박사는 이 센서를 부착한 뇌자도(MEG)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지구 자기장의 10억분의 1 크기의 자기장을 측정하는데 성공했고, 자신의 뇌에서 측정한 뇌자도 신호로 ‘사이언스’의 표지를 장식했다. 최근에는 뇌파, 뇌자도와 fMRI를 결합한 ‘멀티모달 신경영상’이라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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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RI는 현재 가장 정밀하게 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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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fMRI가 개발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fMRI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뇌기능영상 기술은 개발되지 않고 있다. 미래의 뇌기능영상 기술은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우선, fMRI나 뇌자도는 초전도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냉각 시스템을 갖춘 매우 거대한 측정 기계가 필요하다. 이런 기계로는 우리가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의 뇌 활동만을 관찰할 수 있다.
2004년 프랑스의 패네티어 박사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초전도양자간섭장치를 사용하지 않고도 뇌에서 발생하는 미세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뇌과학자들을 기대에 부풀게 했다. 이 기술은 아직 실제로 사용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하지만 언젠가 이 기술이 완성된다면 비행기 조종사나 군인들이 오토바이 헬멧처럼 생긴 생체 자기장 측정 장치를 머리에 쓰고 동료들과 생각을 교환하게 될지도 모른다.
1970년대에 PET가 개발되고 1990년대에 fMRI가 개발됐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2010년대에 또 다시 모든 뇌과학자들을 잠 못 들게 할 새로운 뇌기능영상 기계가 등장할 지도 모른다. 지금도 세계의 많은 뇌공학자들은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뇌 스캐너 캡슐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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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자도(MEG)는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뇌의 변화를 동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진은 약 20밀리초 안에 일어난 뇌의 활동변화를 보여준다(왼쪽 위부터 차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