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처럼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홀로그래피 기술이 개발됐다.
홀로그래피란 물체를 통과하는 빛의 정보를 고분자에 기록해 물체의 영상을 3차원으로 재현하는 기술로 입체안경이 없어도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고분자의 화학반응으로 영상을 저장했기 때문에 한번 기록하면 지울 수 없었다.
미국 애리조나대 광과학부 사바스 태이 박사팀은 광굴절 효과가 있는 새로운 고분자를 이용해 저장한 영상을 지우고 새로운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래피를 만들어 ‘네이처’ 2월 7일자에 발표했다. 광굴절 효과란 빛을 받으면 물질의 굴절률이 바뀌는 현상이다.
연구자들은 아닐린계 플라스틱에 스티렌계 색소를 섞은 고분자를 합성해 가로세로 10cm, 두께 100μm(마이크로미터, 1μ m=${10}^{-6}$m)의 필름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물체를 투과해 산란을 일으킨 빛과 녹색레이저를 함께 쏴 간섭을 일으킨 영상을 저장했다. 이 과정에서 고분자의 색소가 재배열되고 전자가 재배치되면서 굴절률이 위치에 따라 달라져 정보가 기록된다. 그 뒤 붉은색레이저를 쏴 고분자 필름에 저장된 3차원 영상정보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영상을 지우려면 균일한 녹색빛을 필름에 조사하기만 하면 된다.
이번 연구에 대해 미국 조지아공대 조셉 페리 교수는 “이 기술로 저렴하고 가공하기 쉬운 고분자를 써서 업데이트가 가능한 3차원 영상을 구현했다”며 “입체영화나 원격외과수술 같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