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여인의 초상의 일러스트


30.....

“바람이 차요.”

부두에 묶인 배들이 좌우로 흔들렸다. 나는 래빗의 중절모를 챙기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상선과 상선 사이로 몰아치는 바람은 한겨울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내처럼, 귓불이 쩡쩡 어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래빗은 시선을 밤바다에 고정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가 사라졌다. 래빗의 독백이 들려왔다.

“이게 진짜 밤바다로군. 밤바다를 그려보리라 마음먹었는데, 안 되겠어. 이 어둠, 이 소리, 이 짭조름한 냄새, 이 차디찬 바람살을 어찌 화폭에 오롯이 담을 수 있으리. 그냥 여기 이렇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군, 틀림없이 난 살아 있어.”

“그럼요. 살아 있어요. 만끽하고 계시죠.”

갑자기 래빗이 목소리를 깔았다.

“내가 정치를 그만둔 뒤에도 혹시 내 곁에 머물 수 있소?”

“…….”

정치를 그만둔 뒤!

래빗은 결정의 순간이 가까웠음을 알고 있었다. 로즈의 권고가 없더라도, 그는 암기카드를 외우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삶을 그만 중지하리라 결심을 굳힌 것이다.

“내 욕심이군. 미안하오. 치매로 늙어가는 사람 곁에 머물기엔 T는 너무 젊소.”
“…….”

가슴이 흔들렸고 눈물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입술이 떨려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지난번에 T가 내 곁을 떠나 고향인 마산으로 내려갔다는 보고를 받고 꼭 한 번 이곳에 오고 싶었다오. 과연,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이런 노래가 나올 법한 항구가 맞소. T와 함께 서 있는 것만도 내겐 과분한 일이오….”

“곁에 있겠어요, 언제까지나. 래빗이 대통령이든 아니든 제겐 의미 없어요. 제가 바라는 건….”

“바라는 건?”

래빗이 말꼬리를 붙들고 물었다.

“좋은 작품을 오래오래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래빗이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T 다운 충고 고맙게 듣겠소. 인간이란 게 뭔지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밤이오. 아름다움이 어떻고 예술적 가치가 어떻고 하는 건 아주 먼… 재능을 타고난 이들만의 이야기라 생각했다오. 헌데 죽음이 가까워진 만큼 새로운 감흥과 재주가 선물처럼 찾아든 게요. 영혼이니 정신이니 어려운 이야기를 해도 결국 문제는 바로 이 뇌라오. 뇌가 조금만 달라져도 그 사람은 딴 사람이 되고 마오. 아니 그렇소?”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철두철미하게 따져 정돈하는 래빗이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 역시 몇 번이나 곱씹었으리라.

“이 병이 생기기 전의 나와 발병한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오. 이름과 얼굴 생김생김은 같아도 붓을 들고 예술을 하는 나를 어찌 발병 전에 상상이나 했겠소. 이렇게 달라지는 건 나로서도 참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오. 다만 한 가지 기쁜 일은….”

래빗이 말을 멈추고 검지로 내 턱을 들어올렸다.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건 바로 당신을 만난 일이라오.’

래빗은 말을 잇는 대신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나는 두 팔에 힘이 빠지면서 무릎까지 흔들렸다. 팔을 뻗어 그의 허리를 꽉 붙들었다.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던 것일까.

그의 혀를 깊이 받아들이며 나는 래빗 곁에 머무르기로 결심을 다졌다. 로즈는 래빗이 하야하자마자 곧 대통령 출마를 서두를 것이니, 홍보 효과를 낼 때 외엔 남편 곁에 머물 여유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에서 물러나면 그 많은 정치인도 썰물처럼 사라질 것이다. 매스컴의 관심도 반짝 집중되다가 수그러들겠지. 그리고 오랜 침묵과 고독이 래빗을 감쌀 바로 그때, 나는 그의 곁에 머무를 것이다. 이것이 사랑일까. 혹은 연민이나 동정일까. 어떤 단어를 끌어대든, 나는 내 삶의 방향을 정했다. 그의 온기를 잃고 싶지 않았다.
 

| 완전한 세계 | 종이에 펜, 27.3×39.4cm


31.....

우리는 손을 꼭 잡고 처음 마음을 주고받은 갓스물의 연인처럼 추산공원을 지나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불 꺼진 문신미술관 정문에 다다랐다.

관리인은 관람 시간이 지났다며 막아섰다. 나는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미술관 관장에게 전화를 넣었고 사람 좋은 그녀는 길게 따지지 않고 밤늦은 관람을 허락했다.

좌우동형인 스테인리스 조각 앞에서 래빗은 오랫동안 머물렀다. 그는 내 손을 꼭 쥔 채 허리를 숙이고 최대한 조각 가까이 얼굴을 내밀었다. 어떤 놈은 둥글고 어떤 놈은 날이 서고 어떤 놈은 나비모양으로 펄럭였다.

래빗이 갑자기 오른손을 높이 들어 허공에 휘저었다. 예술적 영감이 뒤통수를 치고 손끝까지 내려온 듯했다. 나는 관리인에게 부탁해 스케치북과 연필을 빌렸다. 급히 부산에서 떠나오느라 노트북과 화구들을 챙기지 못했다. 래빗은 연필을 쥐자마자 스케치북에 힘껏 선을 그어 돌리기 시작했다. 큰 바다였는데, 가운데가 뚝 끊겼다. 금 간 자리를 따라 생선의 머리 쪽과 꼬리 쪽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왼손과 오른손은 항상 서로를 의식하오. 왼 귀와 오른 귀도 마찬가지고, 왼발과 오른발도 같소. 왼발을 앞으로 뻗기 위해서는 오른발이 대지를 지탱해주어야 한다오. 태어날 때부터 서로 돕는 길만이 생존을 이어갈 수 있음을 안 게라오. 문신 선생의 조각들을 보니, 좌우가 힘을 합치고 동서가 가지런히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듯하오. 혹시 문신 선생의 습작품은 없소?”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습작을 꽤 하셨겠지만 저 스테인리스 작품들의 습작들은 찾기 어려워요. 헌데 습작품은 왜 갑자기….”

“이렇듯 좌우를 똑같이 만들기까진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게요. 단순하게 좌우의 크기를 동일하게 두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그렇게 거울처럼 좌우를 놓으면 어떤 효과가 있는가를 미리 예측해야 할 테니까.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습작을 하지 않았을까? 로댕은 싱싱한 손을 조각하기 위해 손가락이 휘거나 부러지거나 손목이 꺾인 손을 무척 많이 깎으며 시간을 보냈다 들었소. 문신 선생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소.”

여러 번 이곳에 들렀지만 래빗처럼 고민한 적은 없었다. 좌우가 동일한 조각들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하는 예술가의 품격은 느낄 수 있었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문신 선생이 어떤 노력을 하고 고통을 겪었는가는 가늠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래빗이 그린 반으로 뚝 잘린 바다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헌데 이 그림은 좌우가 같지 않군요. 이 생선 때문에 머리와 꼬리가 선명하게 나뉘었으니.”

“맞소. 문신 선생 조각을 보니 이뤄질 수 없는 인간의 꿈을 표현한 듯하오.”

“이뤄질 수 없는 인간의 꿈…이라구요?”

“왼쪽이 과거라면 오른쪽은 미래, 왼쪽이 ‘나’라면 오른쪽은 ‘너’라고나 할까. 과거와 미래가 같고 ‘나’와 ‘너’가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그런 날을 바랐던 것은 아닐까.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유토피아 말이오.”

“아! 어쩌면 그렇게 새길 수도 있겠네요.”

래빗의 얼굴에 쓸쓸함이 깃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어찌 과거와 미래가 같고, ‘나’와 ‘너’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날이 올 수 있으리. 삶이란 이 잘린 바다처럼 머리였던 시절이 있다면 꼬리인 나날도 있는 법이라오….”

래빗은 다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재주를 신기하게 여기며 밤을 새워 다양한 작품을 만들던 나날에서 그것의 불완전함과 어쩌면 덧없음을 헤아리는 순간까지 이른 것이다. 그 깨달음은 값진 것이지만 또한 어둡고 슬픈 것이기도 했다. 부산을 떠나 마산으로 오는 것이 과연 옳았을까. 오늘 래빗은 지나치게 예민하고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갑자기 등 뒤가 서늘했다.

흘끔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정장 차림의 사내 셋이 우리를 감싸듯 서 있었다. 가운데 사내는 경호실장이었다. 래빗과 내가 함께 없어진 것을 알고 가까운 내 고향 마산으로 달려온 것이리라.

어둠 속에서 굽이 높은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래빗은 성큼 나서며 나를 자신의 등 뒤에 감추었다. 구두의 주인공이 경호실장 앞까지 나와 섰다. 로즈였다.

“야밤에 미술관이라… 의외지만 숨어서 데이트하기엔 썩 괜찮은 곳이군요.”

로즈의 두 눈엔 분노가 가득했지만 목소리는 냉정했다.

“그만 하오.”

그러나 로즈는 멈추지 않았다. 목소리도 점점 뜨거워졌다.

“어쩌시려고 이래요. 중병을 앓는 대통령이 젊은 여자와 야반도주까지 했다! 신문기자라도 따라붙어 오늘 밤 일을 보도라도 하면, 우린 다 망한다고요.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했는데,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병든 당신이 국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밤낮없이 배려했는데, 헌데 고작 어린 계집이랑 밤에 몰래 빠져나와 미술관에서 놀아? 저 계집이 아무리 유혹해도 그렇지 어떻게 당신이….”

“그만!”

래빗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의 몸이 왼쪽으로 기우뚱하더니 고목이 넘어가듯 쓰러졌다. 입에서는 거품이 일었고 두 손과 두 발이 심하게 떨렸다.

“래빗!”

나는 그의 목을 끌어안으려 했지만 경호원 하나가 내 팔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경호실장이 래빗을 똑바로 눕힌 다음 응급처치를 했다.

“이것 놔. 이것 놓으라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두 팔을 휘저었지만 무술로 단련된 경호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또각또각또각. 로즈가 내 앞으로 세 발자국 걸어왔다.

“미친년!”

그리고 힘껏 내 뺨을 후려쳤다.

32.....

내 평생 이렇듯 비굴한 모습으로 사정하고 또 사정한 적은 그때뿐이다.


로즈는 당장 짐을 싸라고 정무수석 마이클을 통해 해고 통보해왔다. 나는 이대로 래빗과 헤어질 수 없었다. 마이클이 경호원을 동원해 나를 강제로 끌어내려 했기 때문에 나는 최후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쫓겨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병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보름 동안 지루한 기다림이 이어졌다. 래빗을 미술 치료하는 것이 금지됐을 뿐만 아니라 로즈와 만나고 싶다는 청도 묵살됐다. 바깥출입은 엄격히 통제됐다. 텔레비전 시청도 금지됐다.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래빗이 걱정됐다. 가끔 말이 어눌해지고 짜증을 많이 부린 적은 있지만 선 채로 쓰러져 사지를 떤 건 처음이었다. 치매가 더 급속히 진행돼 운동신경까지 장애를 주는 것은 아닐까. 곁에 머무르겠다고 약속했는데, 병이 깊을수록 래빗에게는 내가 필요한데.

답답했다. 래빗 곁을 지킬 수만 있다면, 로즈 앞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두드려도 좋다. 욕을 해도 좋다. 때려도 좋고 짓밟아도 좋다. 그런데 로즈는 날 만나주지조차 않는다. 래빗을 하야시킨 다음 권좌를 차지하기 위해 바쁘겠지. 래빗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고스란히 동정표로 연결시키는 방편을 찾기 위해 계속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리라. 래빗에게 큰 불행이 닥치기 전에 이 방을 나가야 한다. 그리고 래빗을 만나야 한다.

래빗의 그림과 조각들을 보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텼다.

청소나 방 정리에 게으른 것이 이렇듯 축복인지는 몰랐다. 새벽까지 래빗과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다듬고 비몽사몽간에 작품 몇몇을 방에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그것들이 책장 위에서, 의자 밑에서, 화장대 아래에서, 침대 옆에서 내게 인사를 건넨 것이다.

가장 큰 수확은 침대 밑에 밀어 넣어 둔 초상화 넉 점이었다.

나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래빗은 내 얼굴을 그렸다. 처음엔 아주 극사실주의부터 시작해 점점 대담한 생략과 변형을 거쳐나갔다. 왜 이렇게 자꾸 지우느냐 물었더니, 이미 기억한 건 다시 그리지 않는다고 했다. 내 얼굴에서 새로 발견한 이미지만을 따로 모아 새로운 초상화를 그려나갔던 것이다.

나는 초상화만 제외하고 래빗의 작품을 꺼내 먼지를 털고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리고 한 점 한 점 작품의 장점과 특징을 수첩에 적어나갔다. 눈으로 보고 감탄만 하던 것보다도 래빗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작품평만 따로 모아 책으로 내고 싶었다. 래빗의 빛나는 재능에 합당한 단어나 문장이 떠오르지 않을 때면 지금쯤 래빗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상했다. 국무회의를 하고 내빈을 만나고 여러 행사에 참석하는 래빗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단 하나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래빗은 작업하는 래빗이었다. 홀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드는 래빗의 날렵한 손을, 맑은 눈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리고 보름 만에 로즈가 내 방문을 두드렸다.

33.....

“대통령님은 미술 치료가 필요 없답니다.”

로즈는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래빗의 작품들을 흘끔 보며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이… 나쁜가요?”

로즈가 쏘아붙였다.

“어느 정도가 많이 나쁜 거죠? 그래요. 병이 많이 진행됐어요. 이 병은 사람 따라 제각각이라서 누구는 이 상태로 5년도 가지만 또 누구는 1년 안에 세상과 작별하기도 한답니다.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진 마세요. 다만 태 선생, 당신을 감동시켰던 그이의 재주는 사라졌어요. 이제 그이는 붓을 드는 것조차 싫어한답니다. 자신의 작품들을 보고도, 그걸 어떻게 만들고 그렸는지 기억하지 못해요.”

“믿을 수 없군요. 대통령님을 뵙게 해주세요.”

“미술 치료가 필요 없으니 미술 치료사가 떠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마산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건 유감이지만, 태 선생이 미술 치료를 열심히 했다는 건 인정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넣어둬요.”

로즈가 내 무릎에 봉투를 놓았다. 지금 중요한 건 돈이 아니다.

“뵙게 해주세요.”

내가 로즈의 팔을 붙잡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바람에 봉투가 바닥에 떨어졌다. 로즈의 안색이 더욱 차가워졌다.

“내 말 잘 들어요. 태 선생! 태 선생을 내보내라는 건 내 결정이 아니라 대통령님 뜻이에요. 그러니 태 선생이 순순히 따라주기 바랍니다.”

“그럴 리가….”

믿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곁에 있어 달라 부탁하던 래빗의 음성이 귓전에 생생했다. 로즈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일어섰다. 나도 따라 일어섰다.

“정 믿지 못하겠다면 좋아요. 지금 당장 마당으로 나가 봐요. 대통령님이 병환 중임을 명심하세요. 경거망동하면 내가 용서하지 않겠어요.”

나는 급히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섰다. 거기, 래빗이 검은 외투를 걸친 채 등을 보이고 서 있었다. 마당 주변 나무 뒤에 경호원들이 언뜻언뜻 보였다. 나는 그의 앞까지 단숨에 뛰어갔다. 래빗이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내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래빗의 눈엔 미소가 머물렀다. 내 뒤를 따라나온 로즈가 다그치듯 말했다.

“태 선생이 나만 나쁜 사람 만드네요. 대통령님이 직접 말씀해 주셔야겠어요.”

래빗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눈도 더 움푹 들어가고 뺨도 주름살이 잡힐 만큼 살이 빠졌다. 나는 그의 입술을 쳐다보았다. 아니라고 해요. 떠나지 말라고. 언제까지 곁에 있어 달라고. 래빗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지고 하얀 앞니가 나타났다.

“그동안 고마웠소. 이제 그만 태 선생의 길을 가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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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진행

    최여정
  • 진행

    김상민
  • 김탁환 교수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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