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꿀벌사회에서 여왕벌은 후손의 성별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성별은 부모의 성염색체가 결정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성염색체를 하나씩 물려받아 XY의 조합을 가지면 남자, XX의 조합을 가지면 여자가 된다. 철저하게 우연에 의해 성별이 정해지는 셈. 그러나 꿀벌사회에서는 여왕이 자손의 성 선택권을 갖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왕벌은 생애 내내 짝짓기비행을 하며 수컷의 정자를 몸에 저장해둔 뒤 알을 낳을 때마다 조금씩 사용한다. 낳은 알에 정자를 주입해 수정시키면 암벌이 되고, 정자를 주입하지 않아 수정되지 않은 알에서는 수벌이 태어난다. 암벌은 장차 일벌로 자라나기 때문에 꿀벌 집단에서 후손의 성비를 조절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곤충학자 사이에서는 꿀벌의 성별을 일벌이 결정한다는 주장이 정설이었다. 일벌은 여왕벌이 알을 낳을 방의 크기를 조절해 짓는데, 방의 크기가 크면 여왕벌은 몸집이 큰 수컷 애벌레가 살 수 있겠다 싶어 장차 수컷이 될 알을 낳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일벌의 ‘횡포’에도 불구하고 여왕벌은 성의 균형을 뒤집어엎을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미국 미시건주립대의 곤충학자인 캐티 와튼 박사팀은 주장했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여왕벌을 특별히 지은 벌집에 가두고 실험했다. 처음에 여왕벌은 작은 크기의 방만 가득한 벌집에 갇힌 채 암컷이 될 알만 낳아야 했다. 4일 뒤에는 여왕벌을 다양한 크기의 방이 있는 벌집에 풀어줬다. 그러자 큰 방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고 이때 여왕이 낳은 수컷 알은 평상시의 3배 정도였다.

와튼 박사는 “처음에 어쩔 수 없이 암컷 알을 많이 낳은 여왕벌이 성비가 깨진 것을 만회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벌과 여왕벌이 어느 정도 꿀벌사회의 성비를 조절하는 임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행동생태학저널’ 11·12월호에 실렸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사회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