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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짊어질 '젊은 과학자' 축제

제 4회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


윤도예(왼쪽) 양과 백선희(가운데) 양은‘계피를 이용한 후숙촉진제 제조와 그 이용’에 관한 연구로 ‘제3회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


포도, 복숭아, 자두, 수박, 살구….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절로 고인다. 그런데 과일을 먹다보면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초파리다. 과일 주위에 들끓는 초파리를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서울 진명여고 3학년생이던 윤도예(서울대 의예과 1학년) 양과 백선희(연세대 공학계열 1학년) 양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두 학생은 곧 계피가 초파리를 없애는데 유용하다는 사실을 책에서 찾아냈다. 실제로 복숭아 위에 계피가루를 뿌린 결과 초파리가 현저히 줄어들다 결국 사라졌다. 그런데 뜻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계피를 뿌린 복숭아가평소보다 더 빨리 익는 게 아닌가.

두 학생은 이 현상이 과연 계피에 의한 것인지, 만일 그렇다면 계피의 어떤성분에 의한 것인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들은 계피에 대한 이론조사를 시작으로‘과일이익는다’는 뜻의‘후숙’이 과학적으로 어떤 특성을 갖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또 기존의 후숙 촉진제와 계피의 효과를 비교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위해 쥐6마리에게 실험을했다. 실험결과 두학생은 후숙이 세포질의 구성성분인‘펙틴의 분해’를 의미하며, 계피의 성분 중 신남 알데히드가 후숙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계피가 뿌려진 복숭아를 먹은 쥐는 식욕이 촉진되고 심장기능이 강화된다는 결과도 얻었다. 특히 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계피를 사용하면 다른 후숙촉진제에 비해 과일의 중금속 잔류양이 감소돼 천연 후숙촉진제로써 계피가 유용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두 학생은 이 연구결과로‘제3회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짊어질 '젊은 과학자' 축제


창의적인 아이디어 경연장

교육인적자원부를 비롯해 호남석유화학, SK(주), LG화학, 한화석유화학이 공동개최하는 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이 4월 20일 막이 올랐다. 올해로 4회째인 이 대회는 화학에 흥미를 갖고 과학자의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다.

대회에 참가하려면 2명이 팀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환경과 에너지, 생명, 생활과학, 전통과학, 기초과학 등 화학과 관련된 아이디어제안서를5월14일까지대회공식웹사이트(www.ilovechem.co.kr)에 제출하면 된다. 지난해에는 총 711팀 1422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참가팀이 제출한 탐구수행제안서는 독창성, 과학적 근거, 과학적 탐구능력을 기준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심사가 이뤄진다. 예선을 통과한 상위 40개팀은 세 달여 동안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며, 그 결과를 포스터와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한다.

4년째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종득 교수는“독창성과 과학적 근거가 뛰어난 탐구주제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생활 주변이나 고교 교육과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점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박민경(대구과학고 3학년) 양은‘송아지와 어린 염소 떼가 유독 자주달개비를 먹지 않는 이유는 자주달개비의 어떤 특성 때문일까 ’, 인천과학고 2학년생이던 황라영 군(연세대 의공학부 1학년)은‘물방울이 식물의 잎에 스며들지 않고 맺히므로 식물에 방수기능을 가진 성분이 있지 않을까 ’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해 대회에 참가했다. 두 학생은 친구와 팀을 이뤄 각각‘자주달개비 내침상결정체의 응용 가능성’과‘식물의 큐티클층을 이용한 천연코팅제의 제조’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금상을 받았다.

김정수 인천과학고 교사는“때론 황당하다 싶은 주제가 수상할 정도로 대회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진명여고 조원주 과학교사도“과학탐구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참가해 볼 수 있는 점이 돋보이는 대회”라며 많은 학생에게“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볼 것”을 권했다.


예선을 통과한 팀은 세 달여 동안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며, 그 결과를 포스터와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한다. 사진은 지난해 본선대회 포스터 발표장면.본선진출 학생과 지도교사는 삼성토탈 공장과 연구소를 둘러보며 화학산업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01). 은상 이상 수상자들은 지난 1월 8박 9일동안 미국 6개 명문대를 탐방했다(02).


자기주도적 사고방식이 최대 성과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결같이“평소에 품어온 의문점을 직접 파헤쳐 볼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었다”며“친구와 서로 도와가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회만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종득 교수는“주제가 매우 흥미롭더라도 문헌조사, 가설과 유추, 실험적 검증을 통해 주어진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과학적인 방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많은 노력과 실험을 통한 연구결과에 평가위원들이 모두 감탄했다”고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사도“적극적이고 진지한 태도로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이‘과학자’와 똑같았다”며 특히“안 풀리는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해결하는 모습에 과학교사로서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참가학생들은 연구하는 동안 얻게 된자기주도적 사고방식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황 군은“입시일정과 겹쳐 힘들 때도 많았지만 고급 실험기기를 다뤄본 경험이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상을 수상한 윤 양과백양은“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과학탐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상황인데 3개월에 걸친 연구를 통해 과학적 사고와 과학하는 방법을익혔다”며 프리젠테이션을 만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표현능력을 키우는 기회”를 얻었다고 얘기했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결같이“실생활에서 품어온 궁금증을 풀고 자기주도적 사고방식을 얻는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푸짐한 상품에 해외 명문대 연수까지

이 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학생, 교사, 학부모가 참여하는‘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본선진출 학생과 지도교사는 삼성토탈 서산공장과 연구소를 둘러보며 연구원들과 함께 화학산업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정보기술, 생명공학, 우주산업 등이 화학산업에 그 기본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놀라워했다. 본선이 치러지는 날에는 마술쇼와 캐리커처 그리기 같은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참가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대회 수상자들에게는 각종 특전이 제공된다는 점도 이 대회의 인기요인 중 하나다. 매년 대상 1팀, 금상 2팀, 은상 3팀 등에게는 상장과 노트북, DMB폰, 디지털 카메라 등의 부상이 주어진다. 은상 이상 수상팀에게는 해외 명문대를 둘러볼 수 있는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된다. 또 수상자 전원은 대회 주관사 입사와 산학장학생선발 시 가산점 부여, KAIST 사이버 과학영재교육원 입학특전도 받는다. 입상 학생의 시상과 함께 입상 학생의 담당교사, 예선 최다 참가 학교와 본선진출 최다 학교에 대한 시상도 이뤄진다.

지난 1월에 은상 이상을 수상한 10여 명의 학생들은 미국 스탠퍼드대, 버클리대, 하버드대, 예일대, MIT, 프린스턴대를 8박 9일간 탐방했다. 박 양은“세계 명문대를 한번에 둘러보고 생생한 유학 경험담을 들은 점이 유익했다”고 밝혔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화학강국의 꿈을 실현시켜 줄 젊은 과학자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푸짐한 상품에 해외 명문대 연수까지


●참가대상:전국 고등학교 재학생(2인 1팀 구성)
●진행절차:예선-화학탐구를 위한 제안서 접수
(예선 참가팀 중 심사를 거쳐 본선진출 40팀 선정)
본선-탐구결과보고서 심사, 프리젠테이션 발표
●신청기간:4월 20일~5월 14일
●참가신청:대회 홈페이지(www.ilovechem.co.kr)를 통해 인터넷 접수
●시상내역:학생-각 부 장관상 및 부상
교사-각 부 장관상 및 부상
학교-KAIST 총장상, 학교 발전기금
●대회특전:해외연수, 주최사 입사 또는 산학 장학생 선발 시 가산점 부여
●문 의:화학탐구 프런티어 페스티벌 사무국(ilovechem@ilovechem.co.kr, 1588-7939)

2007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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