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매년 165명 정도가 사망합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추장민 박사는“미세먼지농도가 올라가면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환자수가 두배이상늘고 사망률도4.1% 정도높아진다”며“미세먼지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보다 작은 고체입자나 액체방울을 말한다.
황사철이 되면 사망하는 환자가 늘고 건강하던 사람도 천식이나 급성 폐렴에 걸리는 이유는 미세먼지가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박춘식 호흡기질환유전체연구센터장은 “미세먼지는 기도와 폐를 자극해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의 이동을 막는 단백질(MIF)을 대량으로 분비시킨다”고 설명했다.‘ 분자세포 프로테믹스’1월호에 이 사실을 발표한 박 교수는“몸 안에 MIF 단백질이 증가하면 기관지염,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세먼지는 심혈관계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임태연 교수는“0.5μm보다 작은 미세먼지는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할때 피에 섞여 들어갈수있다”며“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관을 돌아다니는 미세먼지가 침전하면 혈관을 막아 동맥경화나 뇌졸중을 일으키고, 심장으로 들어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사가 발생하지 않아도 차량이 많은 도심이나 공업지대는 평소에도 대기 1m3 당 30μg(마이크로그램, 1μg=10-6g)의 미세먼지가 있다. 제철소나 제련소에서 나온 중금속이 대기의 암모니아와 반응하거나 자동차의 연료가 연소하며 미세먼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사가 발생하면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소 보다 10배 이상 늘어나고 심할 때는 700μg까지 증가한다. 최악의 황사가 발생한 지난 4월 1일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2000μg에 이르기도 했다. 기상청은 미세먼지의 농도가 400μg가 넘으면 황사주의보를, 800μg이 넘으면 황사경보를 발령한다.
황사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미세먼지를 막을 수는 없다.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하면 매년 봄 몰려드는 미세먼지의 습격은 언제까지나 되풀이될 것이다.
인체의 미세먼지 필터
인체에는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여러 단계의 필터가 있다. 그러나 대기 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미세먼지가 폐까지 침투한다.
식도
0.5μm의 미세먼지는 기도로 방향이 꺾이지 않고 식도 안쪽의 벽에 부딪혀 가래에 섞여 나오거나 음식물에 섞여 위장으로 들어간다.
기관지
1~5μm의 미세먼지는 미세한 털(섬모)이 난 기도 벽의 점막에 달라붙는다. 기관지라 통칭하는 이 점막에 붙은 미세먼지는 기침을 하거나 음식을 삼킬 때 제거된다.
세기관지
0.5~1μm의 미세먼지는 기도와 폐를 연결하는 세기관지에 달라붙는다. 세기관지에 붙은 미세먼지는 폐의 대식세포가 제거한다.
미세먼지의 침투
식도, 기관지, 세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는 0.5μm 이하의 미세먼지는 폐포(허파꽈리)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할 때 혈관으로 들어가 피에 섞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