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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자리 넘보는 3세대 휴대전화

데이터양에 놀라고, 속도에 반하고


PC자리 넘보는 3세대 휴대전화


어릴 적 미술 시간에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 경험이 있다. 우주여행을 하는 모습, 바다 속을 탐험하는 모습 등 아주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 어떤 친구는 TV를 앞에 두고 멀리 있는 사람과 통화하는 장면을 그리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TV 화면을 앞에 두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색하고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더욱이 휴대전화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어떤 친구의 그림에서도 본 기억이 없다. 그것도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휴대전화로.

그런데 오래 전 미술 시간에 상상도 못한 모습이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휴대전화와 통신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이제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2020년 우리는 어떤 휴대전화를 쓰며, 무엇을 하고 있을까? 휴대전화란 것이 그때까지 존재하기나 할까?

1세대는 ‘뚱뚱’했고 2세대는 ‘아담’했다


넉넉한 크기의 화면에서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키패드를 없앤 '아이폰', 3세대 휴대전화의 대표 주자다.


130여년 전 미국의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한 이래 1세기 동안 전화는 정해진 곳에서 사용하는 기기였다. 두 전화기 사이에 전기적 신호가 전화선을 매개로 흘러야만 했기 때문에 선 없이는 통화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무선통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선 없이도 통화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초창기의 이동전화는 엄격한 의미에서 휴대전화는 아니었다. 초기에는 전화 송수신을 위한 장비가 커 차량에 부착해 다녔기 때문에 ‘카폰’이라 불리기도 했다.

들고 다닐 수 있는 최초의 휴대전화는 1983년 모토롤라가 개발한 ‘다이나택’(DynaTAC 8000X)이다. 다이나택은 모토롤라가 1973년부터 약 10년 동안 여러 프로토타입을 개발한 끝에 상용화시킨 모델이다.

다이나택은 갖고 다닐 수는 있었지만 25cm 크기에 약 800g의 무게로 오늘날처럼 주머니에 넣을만한 크기는 아니었다. 충전시간도 약 10시간이 걸리고 한 번 충전으로 35분 정도 통화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다이나택은 기본적인 숫자 키패드 외에도 전원, 재다이얼, 저장 등 9개의 특수키와 발광다이오드(LED)가 붙어 있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정보를 표시한다는 측면에서 현대 휴대전화의 선조라고 할 만하다.

다이나택이 등장한 뒤 전자 기술의 발전 덕분에 휴대전화는 점점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로 작아졌다. 이와 함께 통신기술도 아날로그 방식의 1세대 이동전화 기술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발전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채택한 GSM과 미국과 우리나라 등에서 채택한 CDMA가 대표적인 2세대 통신기술이다.

2세대 통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휴대전화도 본격적으로 작아지기 시작했다. 크기는 손바닥 안에 놓일 정도로 작아지고 무게는 100~200g 정도로 들고 다닐 수 있는, 그야말로 휴대전화라는 이름에 맞게 변화했다.

2세대 휴대전화가 소형화되고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휴대전화는 사용자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벨소리가 단음에서 16화음까지 다양해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또 흑백 디스플레이와 컬러 디스플레이가 차례로 적용되면서 시계만 표시하던 화면이 사용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휴대전화의 디자인도 다채로워져 작은 바(bar) 형태부터 폴더, 슬라이드 등 형태뿐만 아니라 색상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그러면서 2세대 휴대전화와 다양한 IT 기기는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더불어 휴대전화에 소형 카메라가 장착되고, MP3 파일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2세대의 후반기에는 휴대전화에 TV 기능이 추가되기도 했다.

특히 2세대 휴대전화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휴대전화로 기본적인 음성통화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LCD가 휴대전화에 부착되면서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커졌다.

‘쇼’를 하라


KTF가 화상통화 서비스로 내놓은 '쇼'. 문자 대신 동영상을 보내고, 음성통화 대신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최근 새로운 휴대전화 서비스 광고가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쇼’를 휴대전화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도 상대방에게도 보여준다는 내용이다. 이것이 3세대 휴대전화의 핵심이다.

즉 3세대 휴대전화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휴대전화를 이용한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해준다. 3세대 이동통신 기술 중 하나인 WCDMA와 여기서 발전된 HSDPA 기술 덕분에 데이터 전송속도가 킬로급에서 메가급으로 획기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상통화를 위해 3세대 휴대전화는 경우에 따라서 사진과 영상통화용으로 2개의 카메라를 별도로 장착하기도 한다.

획기적인 데이터 속도를 잘 활용하기 위해 휴대전화의 디자인도 급변하고 있다. HSDPA의 경우 최대 11Mbps의 데이터 속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유선 인터넷 속도 못지않다.

따라서 빠른 데이터 속도를 이용하면 휴대전화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면서 신문도 읽고 메일도 쓰며 심지어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이용하고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용자가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지고 해상도도 좋아지고 있다.

3세대 휴대전화 중 일부는 휴대전화 화면 크기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휴대전화에서 아예 키패드를 없애기도 한다.

지난 1월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애플의 ‘아이폰’(iPhone)과 LG전자가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공동 제작한 ‘프라다폰’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휴대전화는 키패드를 없애고 그 자리에 3인치 혹은 3.5인치의 대형 터치스크린을 설치했다.

이렇게 휴대전화 전체가 디스플레이인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핑이 자유로운 고해상도 휴대전화가 앞으로 다양하게 등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의 특정한 버튼을 누르면 포털로 이동할 수 있는 ‘구글폰’ ‘야후폰’도 각광받고 있다.

가상 마우스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벌써부터 3세대를 뛰어 넘는 4세대 휴대전화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4세대 휴대전화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보다 데이터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는 점이다. 수년 내에 100메가를 넘어서고 이후 기가급 속도로 빨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무선전화가 유선전화를 대체한 것처럼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을 대체할 수 있다.

게다가 컴퓨터 부품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휴대전화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지금 컴퓨터가 하는 일을 휴대전화가 대신할 수 있다.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일은 물론, 문서 작업을 하고 영화를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입출력 기술의 발전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 기술이 휴대전화의 입출력 장치에 적용되면 가상 키보드나 가상 마우스, 가상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다.

또 휴대전화에 다양한 센서를 달면 생체리듬을 체크해 이상이 있을 경우 사용자가 등록한 병원과 연결해 치료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도 있다. 사용자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기분에 맞는 음악을 골라 자동으로 연주해주는 오감 감지 휴대전화도 가능하다.

2020년쯤 휴대전화는 단순한 IT 기기의 총합으로 머물지는 않을 전망이다. 사람과 함께 하며 함께 숨 쉬고 느끼는 제품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어릴 적 교실에서 상상했던 일들이 바로 휴대전화라는 현실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3세대 휴대전화란?

‘세대’를 뜻하는 영어 ‘Generation’의 첫 자를 따 ‘3G 휴대전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3세대 휴대전화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기술인 WCDMA, HSDPA 등을 지원하는 휴대전화를 말한다.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획기적으로 빨라진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유선 인터넷과 똑같이 인터넷 서핑을 하고 상대방과 영상통화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카메라, MP3 플레이어, 휴대용 방송 서비스인 DMB 기능도 추가되고 있어 이들을 모두 갖춘 3G 휴대전화가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이영수 책임연구원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LG전자 LSR연구소를 거쳐 현재 LG경제연구원에서 통신서비스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인터넷비즈니스닷컴’ ‘이모셔널디자인’을 공역했다.

넉넉한 크기의 화면에서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키패드를 없앤 ‘아이폰’. 3세대 휴대전화의 대표 주자다.

KTF가 화상통화 서비스로 내놓은 ‘쇼’. 문자 대신 동영상을 보내고, 음성통화 대신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GSM

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의 약자. 유럽형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이다. 세계적으로 90%가 GSM 방식을 사용한다.

CDMA

코드분할다중접속(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여러 사용자가 동 일한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WCDMA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CDMA 방식의 2세대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5배 이상 빨라진 이동통신 기술이다.

HSDPA

고속하향패킷접속(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WCDMA를 기반으로 처리 속도를 좀 더 향상시킨 3.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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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진행

    부창조
  • 이영수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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