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나면 사람들은 해열제를 먹는다. 체온이 높아지면 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이 나는 증상이 세포에게 나쁘기만 할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병균과 싸워야 하는 면역세포에게 열은 유익한 존재다.
미국 로스웰파크 암센터의 면역학자 샤론 에반스 박사는“열은 병균이 침투한 부위의 면역세포를 증가시킨다”고‘네이처 이뮤놀로지’11월 5일자에 발표했다.
모든 동물은 체내에 병균이 들어오면 열이 난다. 이는 면역세포의 이동통로인 혈관을 확장해 병균이 침투한 곳에 면역세포를 많이 보내기 위해서다.
평소 혈관을 타고 흐르는 면역세포는 혈관 바깥의 신체 조직에 병균이 침투하면 혈관의 내피(HEV)를 뚫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면역세포가 HEV를 통과하려면 먼저 HEV에 흡착해야 하는데, 혈관 내에는 혈액이 흐르고 있어 쉽지 않다.
에반스박사는 쥐를 평소 체온보다 2.7°C높은 39.5°C의 방에 6시간 동안 둔 다음 쥐의 혈관에 형광물질을 입힌 림프구를 삽입했다. 림프구는 평소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림프절을 거쳐 면역력을 가진 세포가 되는데, 이 실험에서는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림프구가 HEV에 붙어있었다. 에반스 박사는 이 이유를 “열이 림프구와 HEV를 흡착시키는 단백질인 ICAM-1과 CCL21라는 수용체를 활성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